지하철·버스로 쉽게 찾는 수도권 생태공원
"초록빛 생태공원, 꼭 멀리 떠나야 맛인가요"
열대야가 기승이다. 훌훌 털어버리고 바다로 산으로 떠나고 싶지만 마음뿐이다.
물가는 끝 모르게 치솟고 기름 값 걱정에 승용차 한번 굴리기 힘들다.
그래도 가족과 함께 여름더위를 피하고 싶다면 도심 속 생태공원을 찾는 것도 좋을 터. 환경보호와 생태체험 프로그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대도시 곳곳에는 자연을 만끽할 수 있는 생태공원이 속속 들어서고 있다.
지하철이나 버스로 쉽게 찾을 수 있는 수도권 생태공원들을 소개한다.
푸른 숲을 그늘 삼아 삼림욕도 즐기고 가족과 함께 환경의 소중함도 생각해보는 여름휴가. 이제 이곳으로 떠나보자.
■ 서울 선유도공원(www.sunyoudo.aaa.to, 02-3780-0590~5)
한강 섬 선유도의 옛 정수장을 활용한 국내 최초 재활용생태공원. 한강의 역사와 동식물을 한눈에 볼 수 있는 한강역사관, 수질정화공원, 시간의 정원, 물놀이장 등의 시설이 들어서 있다. 수생식물원에는 물봉선과 쇠뜨기·수련·검정말 등 각종 수생식물 1만여 본이 있고, 시간의 정원은 118종의 수목과 풀·꽃을 여러 개의 작은 정원에 나눠 심어 사계절을 느낄 수 있도록 꾸며놓았다. 원형소극장에서 다양한 볼거리도 제공한다.
매주 토요일과 일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30분 단위로 입장객 안내 프로그램도 진행한다. 서울 지하철 당산역 또는 합정역에서 마을버스 이용.
■ 서울 여의도 샛강생태공원(02-3780-0570)
서울교와 여의교 사이에 조성한 인공습지. 우리나라 최초의 자연 생태공원으로 1997년 문을 열었다. 방문자센터에는 조류들을 관찰할 수 있는 전망대와 동·식물자료실, 생태 비디오 상영실 등을 갖추고 있다. 전망대에서는 흰 뺨 검둥오리, 덤불해오라기, 개개비, 황조롱이 등 가까이서는 볼 수 없는 조류들을 망원경으로 관찰할 수 있다. 또 공원 관찰로와 관찰마루에서는 능수버들과 개망초·달맞이꽃 등 식물과 곤충류, 양서류 등을 살펴볼 수 있다. 자연생태계 보호를 위해 가로등이나 매점, 벤치 등 편의시설은 거의 없다. 대방역, 여의도역 하차 후 도보.
■ 서울 아차산생태공원(www.gwangjin.go. kr/achasan, 02-450-1192)
서울 광진구 광장동 370번지 일대에 조성된 공원. 생태공원(자생식물원, 나비정원, 습지원)과 만남의 광장, 황톳길과 지압보도, 소나무 숲, 생태자료실, 생태관찰로 및 자생관철로, 관상용 논 및 재배용 밭 등 다양한 생태체험 시설이 조성돼 있다. 식물탐험교실, 곤충이야기, 주말생태교실, 장애우숲생태교실 등 체험프로그램도 정기적으로 열린다. 광나루역 혹은 아차산역에서 내려 도보.
■ 인천 해양생태공원(032-435-7076, 인천시 남동구 도시정비과)
인천광역시 남동구 논현동 소재. 다양한 해양생태에 관한 체험실과 전시실, 쉼터가 조성돼 있다. 공원 안에 해양탐구자연학습장에는 생태학습관, 사진전시관, 갯벌체험장, 소금(천일염) 생산시설 식생물 관찰지, 담수연못 등의 시설이 있으며 갯벌지역과 대규모 갈대 군락지 등이 천연적으로 형성돼 있다.
흙으로 된 토판염전이나 타일로 된 타일염전이 있어 염전의 변천사와 채취과정도 한눈에 볼 수 있다. 어린이나 청소년들의 생태관찰과 체험교육을 진행하는 해양탐구자연학습장도 운영된다. 주안역이나 동암, 제물포역에서 소래포구 가는 버스 이용. 제2경인고속도로 고가 아래서 하차 후 농로 따라 도보.
■ 수원 머내 생태공원
수원 영통구 매탄동 원천천 주변에 위치한 생태학습장. 세로로 길게 형성된 공원에는 2개의 연못과 채소원, 정자 등이 꾸며져 있다. 잣나무, 버드나무 등 27종의 나무가 6천 그루 이상 심어져 있으며 애기부들 등 초생화도 25종이나 된다.
초등학생들을 위한 생태체험 프로그램이 정기적으로 마련되고 있다.
입장 무료. 주차가능. 버스 이용해 매탄공원 앞 하차 후 도보.
■ 경기 안산 시화호 갈대습지공원(sihwa. kwater.or.kr, 031-419-0504)
시화호로 유입되는 지천의 수질개선을 위해 갈대 등 수생식물을 이용한 자연정화처리식 하수종말처리장으로, 한국수자원공사가 시행한 국내 최초의 대규모 인공습지.
시화호에 서식하는 물고기, 철새, 야생동물 자료가 전시된 환경생태관, 생태연못, 야생화 꽃길, 관찰로 등이 조성돼 있다. 매주 토요일 두 차례 주말해설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30분까지 개방하며 월요일은 쉰다. 상록수역·한대앞역에서 하차 버스(52번) 이용.
■ 서울 길동자연생태공원
서울 지하철 5호선 강동역에서 내려 버스로 10여분. 서울시가 운영하는 길동자연생태공원은 아파트 숲 한 가운데 자리하고 있다. 겉보기에는 일반 공원과 별반 다르지 않다. 공원관계자가 예약여부를 확인한다. 이용객들이 너무 많으면 생물들이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하루 이용객을 200명으로 제한한단다. ‘생태학적’ 대답이다. 음식물 반입도 안 된다는 소리에 마시던 음료수를 허겁지겁 마시고야 공원에 들어갈 수 있었다.
올해 들어 가장 덥다는 날. 습기가 밀려왔다. 하지만 방금 버스에서 내렸을 때의 눅눅함과는 달랐다. 옅은 안개도 낮게 깔려 영화 속의 한 장면인 듯했다.
‘이 곳은 습지지구입니다’라는 팻말이 보였다. 웅덩이 주변을 가득 메운 이끼 옆으로 물수제비가 졌다. 비가 오나 싶어 자세히 보니 곤충들이 눈에 들어왔다. 표지판에는 습지에 서식하는 다양한 생물들의 설명이 있었다. 그렇다면 내가 본 건…. 아, 장구벌레구나.
더 안쪽으로 발길을 옮기니 숲이 나왔다. 빼곡하게 늘어선 나무들이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 숨통이 트였다. 이곳은 산림지구. 불쑥 뭔가가 튀어나왔다. 뱀이구나 싶어 깜짝 놀라 소리쳤더니 청설모가 저만큼 도망간다. 비명에 놀랐을 나무들과 동물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생겼다. 이렇게 자연을 배려하는 법을 배우는 거구나….
한결 시원해진 발걸음은 농촌·초지지구로 들어서고 있었다. 초가와 움막 등 옛 농촌에서나 볼 수 있음직한 모습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가만히 보고 있자니 그 속에서 수염을 덥수룩하게 기른 사람이 기지개를 켜며 나올 것 같은 착각이 들었다. 그 때 처음 보는 새 한 마리가 바로 옆을 날아갔다. 자세히 보고 싶어 새가 날아간 곳으로 따라 뛰었다. 웅덩이보다는 크고 호수라기에는 좀 작은 저수지다. 공원 전체에서 사용하는 물을 위한 저수시설이자, 호수에서 살아가는 생물들을 위한 서식처로 사용한다는 알림판이 보였다. 새들의 생태를 고려해 호수 곳곳에는 통나무며 인공적으로 조성한 작은 섬들이 조성돼 있어 새들이 서식하기에 제격이다.
공원 한바퀴를 도니 한 시간이 훌쩍 지났다. 1km 정도 되는 산책길을 발길 닿는 데로 걸어도 공원을 다 볼 수 있으니 아이들과 함께 와도 부담이 없다.
홍줄불나방을 따라 출구로 나오니 길 건너로 빽빽이 들어선 아파트가 보였다. 바쁜 도심 속에서 나 혼자만 ‘작은 밀림’을 소유한 것 같은 느낌이 든다. 피서 제대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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