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이 품은 자연에 뛰어 들라
파도소리였나. 아니 바람소리다. 파도소리 속삭이는 푸른 바다를 보았는가 싶으면, 샤샤삭 나뭇잎 스치우는 푸른 산과 마주한다. 산과 바다가 누가누가 더 푸른가 내기라도 하는가. 우리나라 섬 대부분은 바다 한가운데 서서 산과 들을 그 품 가득 품고 있다.
올 여름엔 그 푸르름 안에서 ‘빨리빨리’ ‘조금 더’ 욕심껏 달리던 마음을 잠시 내려놓아 보자. 그 장소로 올해도 섬을 추천한다.
버스든 승용차든 처음 타고 출발한 차가 그대로 들어간다. 하루 한번 열리는 바닷길을 통해, 24시간 열린 다리길을 통해. 조금은 여유있게, 또 저렴하게 찾을 수 있는 섬이다. 배를 타고 이동한다 해도 1시간을 넘지 않는 곳이다. 그런 섬들을 가보았다.
바닷길이 열리는 시간도, 섬을 오가는 배 시간도 일정하다. 조바심은 뒤로 하자. 오늘 다 보지 못하면 어떤가. 눈이 시리도록 푸른 빛을 바라다보는 것만으로도 회색빛 매연을 걷어내고 자연이 주는 평안함을 만끽할 수 있는 것을.
짭조름한 바다 내음, 싱그러운 숲의 내음만으로도 일상의 무거움들이 노곤히 풀어진다.
일상을 떠난다는 여행길의 설렘을 온전히 누리기 위해서는 우선 자연에 눈돌려 인사 나눌 것을 권한다. 하루 일정이든 며칠이든 관계없다.
섬 곳곳이 펜션과 식당들이 떼지어 채워진 모습이 거슬릴 수도 있다. 너무 불평하거나 곁눈질 하지 말고 섬이 품고 있는 자연으로 뛰어들어가 보자.
바다 위에서 누리는 한점 ‘쉼’. ‘섬’ 안에서 얻은 ‘쉼’을 통해 되돌아 그곳을 더욱 다정스레 껴안는다. 그곳은 강화도, 제부도, 욕지도다.
지면안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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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의 숨결 물씬 풍기는 보물섬 - 강화도
고조선 개국과 그 역사를 함께하며 나라의 흥망성쇠를 좌우하는 중요 역할을 해온 섬.
강화도는 역사의 숨결을 물씬 풍기는 보물섬입니다. 천주교와의 인연의 흔적도 짙은 이곳에선 특히 푸른 바다와 푸른 숲을 동시에 만끽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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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없는 갯벌 펼쳐진 곳 - 제부도
바닷물이 갈라지는 ‘모세의 기적’을 우리 섬에서 보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달려갔습니다.
섬 끝자락에 오밀조밀 서 있는 매바위, 어디를 가도 만날 수 있는 끝없는 갯벌의 장관. 올 여름 제부도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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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박한 민심이 보존된 - 욕지도
한려수도의 끝자락. 개발의 손길이 닿지 않아 깨끗한 바다, 소박한 민심이 보존된 욕지도.
깎아지른 절벽 사이로 수평선에서 떠오르는 일출이 장관을 이루고, 해안 일주도로와 천왕산 등반 코스가 공존하는 그곳, 욕지도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사진설명
▲욕지도 '새천년기념공원'에서 바라본 '삼여'의 전경.
용왕의 세 딸이 있었는데 마을에 900년 묵은 이무기가 변한 젊은 총각을 서로 사모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용왕은 노하여 세 딸을 바위로 변하게 했다. 힘이 장사인 총각은 자기 여인을 돌로 변하게 한 용왕이 미워 산을 밀어내어 두개의 섬으로 바다를 막아버렸다. 훗날 세 여인이란 뜻으로 삼여라 이름 지어졌다. 특히 삼여 주변에는 지금도 구렁이가 많이 살고 있다.
▲강화도
▲제부도
▲욕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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