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가난한 이들 돌본 아버지 뜻 받들어”
“아버지의 삶을 따르고자 세계 가난한 이웃들을 위해 봉헌합니다.”
서울대교구 최부식 신부(신도림동본당 주임)와 형제들이 지난 6월 29일 91세로 선종한 부친 고(故) 최진섭(요셉) 옹이 남긴 유산과 장례 조의금을 서울대교구 한마음한몸운동본부에 기증했다.
최신부와 고인의 장남 최춘식(안토니오·서울 양재동본당)씨는 7월 16일 오후 4시 서울 명동 가톨릭회관 한마음한몸운동본부 사무실을 방문, 본부장 김용태 신부에게 해외원조사업에 써 달라며 성금 3000만원을 전달했다. 유가족들이 전달한 성금은 고인이 평소 어려운 이들을 위해 쓰려고 모아온 금액과 고인의 장례식 조의금을 합한 것이다.
장남 최씨와 최신부 등 5형제와 유가족들은 장례 후 가족회의를 갖고, 평소 검소한 생활을 하면서도 가난한 이들을 누구보다 사랑했던 부친의 뜻을 따르고자 본부에 성금을 기부하기로 결정했다.
고 최진섭 옹은 40여 년 전 부터 고아들과 행려인들에게 국밥을 나눠주고 자신의 집 처마 밑에서 기거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등 선종 전까지 평생 가난한 이웃들을 위해 남모르는 사랑을 베풀어왔다. 남들에게 베푸는 삶에는 충실하면서도 자신은 검소한 생활로 평생을 산 탓에 일화도 많다. 고인의 옷차림이 하도 남루한 탓에 고인의 본당에서 불우이웃돕기 대상자로 선정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왔을 정도.
최부식 신부는 “생전 부친께서는 항상 자식들에게 가난한 이웃들에게 사랑을 베풀어야 한다는 이야기를 항상 해 주셨다”며 “비록 적은 금액이지만 부친의 뜻을 대신해 가족들이 나눔을 실천할 수 있어 오히려 더욱 명예롭게 생각하고 부친도 하느님 나라 가시는 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한마음한몸운동본부는 이날 유가족들이 전달한 성금을 본부가 해외원조사업을 전개하고 있는 아프리카와 캄보디아 등 아시아 각국 가난한 이들을 위해 사용할 예정이다.
본부장 김용태 신부는 “가족 모두가 부친의 뜻을 따르며 흔쾌히 사랑을 나눠주신 모습은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 사회와 교회에 귀감이 될 것”이라며 “고인과 유가족들의 뜻에 따라 성금을 소중히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사진설명
최부식 신부(맨 오른쪽)와 형 최춘식씨가 아버지 고 최진섭 옹이 남긴 유산과 장례 조의금을 한마음한몸운동본부 본부장 김용태 신부에게 전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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