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에 우정 있으면 해법 보여”
“예수님께서 이 땅에 오시기 이전부터 다양한 종교가 존재해온 아시아에서 이웃종교와의 대화는 쉽지 않은 일이지만 오히려 그 다양성이 종교간 대화에 희망이 되리라 믿습니다.”
아시아주교회의연합회(FABC) 교회일치와 종교간대화사무국(OEIA) 담당 주교인 페르난도 카팔라(Fernando R. Capalla) 대주교는 아시아 지역에서 종교간 대화가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가난한 이, 소외된 이들과의 대화와 협력이 더욱 강화돼야 한다고 밝혔다.
한국종교인평화회의 (사)종교평화국제사업단이 7월 17~20일 나흘간 서울 소피텔 앰버서더호텔에서 개최한 제1회 국제세미나에 참석하기 위해 한국을 찾은 카팔라 대주교는 이웃종교와의 대화의 중요성을 수없이 강조했다.
“대화는 우정에 바탕을 둬야 합니다. 먼저 우정을 쌓아가다 보면 보이지 않던 새로운 길이 보일 것입니다.”
카팔라 대주교가 대화를 역설하는 배경에는 그의 오랜 체험과 삶이 녹아있다. 이슬람반군들의 납치와 테러로 먼저 떠오르는 필리핀 남부 민다나오섬을 관할하는 다바오대교구 교구장으로 누구 못지않게 험난한 가시밭길을 헤쳐왔기 때문이기도 하다.
대화를 향한 지난한 모색의 결실로 지난 1996년 필리핀 남부지역 가톨릭과 개신교, 이슬람 지도자들의 모임인 ‘주교-울라마회의’(Bishop-Ulama Council)를 설립해 상임의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그는 아울러 서로에 대한 용서가 대화의 출발점임을 강조했다.
“용서가 이뤄지기 위해서는 우선 상대방에게 행한 잘못에 대한 인정이 전제되어야 합니다. 이를 바탕으로 서로에게 상처를 남기게 된 원인을 하나둘 없애 나가려는 노력이 이뤄져야 합니다. 특히 이 과정에서 문제를 겪고 있는 당사자가 원하는 방식으로 해결책을 찾으려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33년 전 주교로 서품된 후 줄곧 이웃종교와의 대화에 천착해온 카팔라 대주교는 근래 한국 사회에서 활발해지고 있는 종교간 대화 움직임을 높이 평가하면서 한국 종교인들에 대한 애정 어린 충고도 잊지 않았다.
“인류가 주님께서 주신 평화를 온전히 누리려면 종교지도자들의 노력으로 싹튼 평화가 모든 대중에게로 흘러 넘쳐 다음 단계의 새로운 평화가 주는 기쁨을 누릴 수 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평화를 향한 의지가 확산되고 더욱 강고해져야 합니다.”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