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도 생각대로 하면 되죠”
남들은 어렵다고 생각하는 봉사를 유명 CF 카피처럼 ‘생각대로 하면 되는 것’이라 설명하는 이가 있다. 불우한 환경에서 자란 청소년 12명의 일본성지순례를 후원해 눈길을 끌고 있는 지말선(아녜스, 38, 대구 성정하상본당)씨가 그 주인공. 대구에서 유명 영어학원을 운영 중인 지씨는 교구에서 소년소녀가장을 추천받아 팀을 꾸리고, 7월 19~22일 3박 4일간의 여행 경비 일체를 지원했다. 추진 계기에 대해 묻자 그저 생각하던 일을 행동에 옮긴 것뿐이라 간단하게 답했다.
“많은 사람들이 봉사하고 싶다는 생각은 갖고 있지만 어떻게 시작하는지를 몰라서 망설이잖아요. 저도 그랬어요. 하지만 ‘착한 일도 습관’이라는 신부님의 미사강론이 저를 바꿨죠. 모든 일이 그렇듯 봉사도, 연습.시도가 없는 상황이라면 행동할 만한 여건이 갖춰져도 여전히 망설이게 되더라구요. 그래서 처음으로 ‘연습’을 시작한거죠.”
막상 행동에 착수하자 소년소녀가장 아이들의 여권 발급 문제, 구체적 여행 일정 조율 등 지씨 혼자 힘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문제들이 나타났다. 이때 교구와 지인들의 도움은 큰 힘이 됐다.
“열심히 살아온 아이들에게 한번쯤 즐길 기회를 주고 싶었어요. 형편이 어려운 아이들이 청소년기에 가장 상상하기 어려운 것, 그게 해외여행 아닐까요.”
지씨의 결정에는 스스로의 경험도 큰 추진제가 됐다. 경제적으로 힘든 학창시절을 보낸 그는 대학시절 배낭여행을 결심, 고생 끝에 ‘처음’으로 비행기에 탑승했던 그 순간을 잊지 못한다. 그 때 얻은 것이 ‘노력만 하면 못 이룰 것이 없다는 자신감’. 그 자신감이 지씨의 인생을 성공으로 이끌어줬다.
“아이들이 그저 신나게 놀고 오기를 바랄 뿐이예요. 아이들이 정말 어려움에 처했을 때, 문득 이 기억을 떠올리며 힘을 얻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하구요. 이런 ‘공짜’여행의 행운이 무언가를 잘 해서 주어진 것이 아니듯, 힘든 가정환경도 뭘 잘못해서 주어진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아이들이 알게 됐으면 좋겠어요. 인생에는 생각지도 못한 가능성이 늘 곁에 있음을 믿고, 희망을 가지고 열심히 살아가기를 바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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