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믿음으로 공동체는 자랍니다”
“모두가 힘들다고 하는 가운데서도 힘든 내색 않고 활기로 넘치는 공동체를 꾸려올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주님의 크나큰 은총을 돌아보게 됩니다.”
신자들에 대한 자랑을 더해갈수록 스페인 라스팔마스 한국선교성인본당 사목회 진무웅(프란치스코, 69) 강두이(실비아) 회장 부부의 얼굴은 점차 상기되어 갔다. 대구대교구에서 열리는 꾸르실료에 참가하기 위해 잠시 귀국한 진회장 부부가 털어놓는 라스팔마스 한인 신자공동체의 현재는 그 자체로도 한국 교회 신자들에게 자극제가 될 만했다.
우선 공동체의 출발부터가 그랬다. 1981년 의기투합한 신자가정 5~6가구가 처음으로 자발적인 기도모임을 갖기 시작한 것이 공동체에 뿌려진 첫 씨앗이었다. 기도모임을 이어오며 더욱 깊어진 신앙에 대한 갈증은 마치 한국 교회 초창기 신앙에 목말라하던 신앙선조들이 성직자 영입운동을 벌이듯 수시로 사제를 초청해 영적인 오아시스를 찾는 일로 나아갔다.
“방학 때면 어떻게든 유학 중이던 신부님들이라도 모셔서 공동체의 갈증을 채워나갔죠. 방학이 끝날 무렵이면 부쩍 성장한 자신들의 모습에 얼마나 뿌듯해했는지 모릅니다.”
방학을 지낼 때마다 2, 30명씩의 새로운 영세자를 내며 발전을 거듭한 신자공동체는 1993년 초대 주임으로 전재천 신부(대구대교구)가 부임하면서 새로운 도약기를 맞게 됐다. 공동체 초창기부터 자의반타의반 일꾼으로 나서게 된 진회장 부부는 신자공동체는 물론 한인사회에서도 산증인이나 다름없다. 이런 신자들의 정성과 마음이 모여서일까, 지난해에는 해외 한인공동체로서는 유래를 찾기 힘들 정도로 한꺼번에 60명에 가까운 견진성사자를 배출하는 경사를 맞기도 했다.
“한인사회에서 6개이던 개신교 교회가 반으로 줄어들 정도로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우뚝 선 가톨릭 신자들의 모습은 뜨거운 믿음으로 오늘의 한국 교회를 있게 한 순교선조들의 신앙이 면면히 살아 숨쉬기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아름다운 신앙을 공동체의 열매로 가꿔온 노부부의 사랑이 그 믿음만큼이나 아름답게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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