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햇살이 베란다에 찾아와 슬그머니 인사하는 평화와 축복의 시간!
병원 중앙 공급실에 가서 커다란 구급 가방에 미리 챙겨놓은 의료기구와 물품, 소독약품 등을 확인하고 약국에서 구급약품과 소화제, 지사제, 진통제 등 경구약과 연고, 파스, 스프레이가 들어있는 구급약품 박스 등 행여 빠진 물품이 있을까 세심하게 준비하여 동행할 후배간호사와 기사님을 만나 아침인사를 하고 엠블런스에 오른다.
레지오 50주년 참가인원이 5000명 정도 예상되는 큰 규모의 행사라 많은 걱정을 하면서 목적지에 도착하자 진행요원의 친절한 안내로 단상 가까이 부스를 설치하고 그 옆에 엠블런스를 주차하였다. 잘 보일 수 있게 의료봉사 플래카드를 달고 봉사 복장을 한 후 구급박스를 열고 준비해온 약품이나 환자 발생 시 사용할 의료 재료 등을 다시 점검하고 사용하기 편리하게 배치한 후 폐기물 버릴 통을 마련하고, 얼음을 채운 물통을 설치하는 등 주위환경을 살펴보고 행사장의 규모와 전반적인 상황을 체크한다.
가슴이 답답하다며 소화제를 달라고 요청하는 분에게 이것저것 질문을 하면 무작정 소화제나 달라고 하는 분도 계신데 어떻게 불편한 지, 심장질환이나 고혈압 등 다른 질병은 없는지 확인하고 약이 꼭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약을 주고 혹시 다른 질환의 증상 때문에 나타나는 것이라고 판단되면 약을 주지 않고 의사의 진료를 받도록 권유하는데 그것은 약물 오용이나 혹은 다른 질환을 간과할 우려가 있거나 전문적 판단이 요구되기 때문이기도 하다.
교구장배 축구대회가 열리던 날은 아침부터 비가 내리기 시작했고 잠시 그쳤다가 다시 내리기를 반복하며 기온은 내려가고 빗줄기는 굵어졌다. 마치 물을 퍼붓는 듯 엄청난 폭우 속에서도 오후 늦게까지 진행된 치열한 경기로 부상자가 많아 쉴 새 없이 움직인 날이다.
수원교구 의료지원 공문을 받으면 가톨릭간호사회 회의와 메일을 통해 공지하고 봉사할 지원자를 찾는데 올 해는 헌혈봉사, 안산 빈센트 의원, 애덕가정 봉사 등 유난히 많은 행사로 각 부서 마다 힘들었는지 지원자가 없어 매 행사마다 의료지원에 참가하는 행운을 잡았다.
2008년을 시작하며 아침햇살이 축복임을 느끼며 하루를 시작하고 자주 숲속 오솔길을 산책하며 아름다운 자연에 감사하고 건강한 몸과 활기찬 모습으로 늘 봉사하며 살았으면 좋겠다는 새 해 희망이 정말 이루어지고 있다.
내 몸이 건강하여 남을 도울 수 있다는 것, 간호사이기 때문에 전문적 처치나 돌봄을 할 수 있다는 것은 나에게 더없는 축복임과 동시에 삶의 활력을 느끼게 한다. 오늘도 나는 기도 중에 봉사하며 살 수 있도록 허락하신 주님께 감사하고 또 봉사하며 살겠다는 약속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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