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 여기 있습니다”
로만칼라가 달린 끌레셔츠를 입은 31명의 부제들이 강의를 듣고 있다. 이곳은 최양업 학교가 열리고 있는 수원가톨릭대학교의 한 강의실. 장맛비가 내려 더위가 한 풀 꺾였지만 교실 안의 열기는 그 어느 때보다도 뜨거웠다.
최양업 학교는 교구에만 있는 새 사제 교육 프로그램이다. 사제수품을 앞둔 부제들은 사제품을 받기 전 마지막으로 사제로서의 소명을 확인하고, 사제로서 행해야 할 직무에 대해 교육받는다.
6월 22일부터 시작된 교육은 8월 2일 김영옥 신부(성남대리구장)의 ‘어른신부님의 당부’ 강의를 마지막으로 끝이 났다. 사제평생교육실(전담 김기창 신부)이 마련한 6주라는 짧지 않은 기간동안 교구의 행정방침과 실정에 맞는 다양한 강의가 진행됐다.
교육은 ▲교구장 5대 중심 사목(최덕기 주교) ▲수원교구 대리구제도(최인각 신부) ▲평신도들이 바라는 사제상(안병철 교구 평협회장) ▲수도자와의 관계(한베아뜨리스 수녀) 등의 강의가 진행되는 한편 각종 특수사목에 종사하는 신부들의 다양한 경험담을 생생하게 접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했다.
김동우(이매동성바오로본당) 부제는 “사제가 된 후 어떤 사목을 하고 싶은 지에 대한 확인의 자리가 아닌 주님의 부르심에 다시 한번 ‘네’라고 대답하는 시간이었다”며 “신학교에서 배웠던 것을 토대로 주님께서 주신 소명에 겸손하게 응답할 수 있는 사제가 됐으면 좋겠다”고 최양업 학교 수강 소감을 밝혔다.
특히 이번 사제수품 대상자에는 96학번부터 02학번까지 총 7개 학번이 빠짐없이 포함돼 최양업 학교를 통한 일치가 더욱 돋보였다.
나호준(권선동본당) 부제는 “유학을 다녀와 후배들과 함께 사제품 받는다는 것이 많이 겁났지만 6주 동안 함께 공부하고 기도하며 정말 가족이라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며 만족감을 표했다.
2003년 처음 개설된 최양업 학교는 현직에서 사목하는 다양한 연령층의 사제들의 강의로 이뤄지며, 선배 사제들의 후배 사제들을 위한 아낌없는 관심과 협조 아래 해마다 더욱 알찬 교육 프로그램으로 꾸며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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