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교회 공동체’
신자들에게 십자가 만들어 선물
‘더불어 사는 삶’ 무엇보다 중요
이번주에는 보라동성가정본당 주임이자 수원대학교에서 강의를 하고 있는 서상진 신부를 만난다. 서신부는 이 시대의 가장 큰 문제는 ‘개인주의’라며 바오로 사도가 강조했던 공동체 정신, ‘더불어 살아가는 삶’의 중요함을 전한다.
- 세례명과 얽힌 일화가 있으신지요.
▲ 대대로 천주교 집안이신 어머니의 영향으로 어렸을 때부터 이름보다 ‘바오로’로 불렸는데, 당시 저희 집이 두부 공장을 운영하고 있었거든요. 공장 아저씨들이 ‘바오로’를 잘 모르니까 ‘빠가야로, 빠가야로!’하고 부르곤 했던 기억이 나네요. 바오로 해를 맞이하면서 바오로 성인을 주보로 모시는 것이 영광이라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됩니다.
- 바오로 사도를 떠올렸을 때 가장 먼저 어떤 것이 생각나시는지요.
▲ ‘불굴의 투지’를 보여주신 분입니다. 바오로 사도는 동족들에게 배척을 당하기도 하고 선교 여행 중 죽을 고비도 여러 번 넘겼습니다. 그러나 전도를 멈추지 않았죠. 이런 투지는 예수님을 전하겠다는 사명감에서 나왔을 것입니다. 바오로 사도의 그런 모범이 저를 비롯한 모든 신부들에게 귀감이 되고 용기를 준다고 생각합니다.
- 바오로 사도의 삶, 혹은 서간에서 드러나는 그의 인성 등에 비추어 신부님과 닮은 부분이 있다면 어떤 게 있을까요?
▲ 아무리 생각해도 없는 것 같습니다. 대머리라는 것?(웃음) 천막 짜는 일을 하셨던 바오로처럼 손으로 무언가를 만드는 것에는 공통점이 있는 것 같습니다. 10여 년 전부터 철사로 여러 가지 용도의 십자가를 만들어 신자들에게 드리고 있는데, 특별히 본당에 신?구약성경을 다 쓰신 분께는 십자가를 도금해서 드리고 있지요. 항상 받기만 한 것 같아 보답하고 싶다는 마음에서 시작했습니다.
- 수원대학교와 수원과학대학교에서 강의를 하고 계시다고 들었습니다. 신부님께서 강의를 통해 학생들에게 전달하고 싶은 가장 중요한 메시지는 무엇인지요.
▲ 바로 ‘더불어 살아가는 것’ 입니다. 현재 이 시대 가장 큰 문제를 저는 ‘개인주의’라고 봅니다. 오직 자기만을 위해 살아가고 타인에 대한 배려, 공동체 정신은 점차 사라지고 있지요. 삶의 방향을 정해줄 스승이나 양심의 기준도 없이 바람에 흔들리는 배처럼 불안하게 살아가는 젊은이들은 이 불안감에서 벗어나기 위해 더 자극적이고 흥미로운 것만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올바른 정서가 형성되지 못한 상태에서 삶의 지혜보다는 지식만 쌓게 하고 있으니, 이 시대의 소피스트들을 키우고 있는 꼴이지요. 저는 학생들이 우리가 왜 더불어 살아가야 하는지를, 더불어 살아가는 것이야 말로 가장 인간다운 것임을 깨닫길 바랍니다. 사실, 젊은이들 뿐 아니라 우리 모두에게 지금 필요한 것은 바오로 사도가 그토록 강조했던 ‘공동체 정신’입니다. 우리는 그리스도의 지체이며, 우리가 하는 모든 일 역시 서로를 연결해주는 한 지체의 활동인 것이죠. 주님을 지체의 으뜸으로 모시고 있는 우리가 한 몸과 마음으로 함께 도우며 살아간다면 어떤 문제들이 닥쳐온다고 해도 이겨낼 수 있을 것입니다.
- 평소에 바오로 서간이나 사도행전에서 특별히 음미하고 계시는 구절이 있다면 알려주십시오.
▲ ‘나는 훌륭히 싸웠고 달릴 길을 다 달렸으며 믿음을 지켰습니다(2디모 4, 7)’라는 말씀입니다. 지금 제가 그렇다는 것이 아니라, 내가 죽을 때 나도 바오로 사도처럼 이렇게 말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교구 명예기자단
※인터뷰 전문은 교구 인터넷신문(http://news.casuwon.or.kr)에서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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