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내가 다니는 회사 사장님으로부터 ‘냉면 한 그릇 하러 가자’는 반가운 메일을 받았다.
그렇게 간 곳은 성남 작은예수회 요안나 수녀님과 식구들과의 점심 식사 장소였다. 알고 보니 예전에 수녀님과 한 ‘냉면 턱 내기’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였다. 성남 작은예수회 식구들은 장애우들로 우리들의 도움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사람들이다.
그날 먹은 냉면의 맛은 더불어 사는 행복의 맛 자체였다.
우리 회사가 사장님의 제안으로 주변의 소외된 이웃과 인연을 맺게 된 계기는 아주 작은 것이었다. 1999년 IMF(외환위기) 말기쯤 아버지의 실직으로 어려움을 겪는 어느 초등학생의 사연을 듣고 쌀 두 가마니를 후원하면서부터다. 이것을 시작으로 현재는 천주교, 개신교와 비종교 단체를 비롯해 40여 곳이 넘는 기관과 단체, 개인을 후원하고 있다.
내가 총무팀장으로 근무할 때에도 성남의 작은예수회, 용인 요한의 집, 거제도 파랑포 작은예수회, 능평본당 빈첸시오회를 추가해 매월 일정 금액을 후원하고 있다.
해마다 추석, 설 그리고 성탄 때에는 떡과 케이크를 들고 성남, 광주, 하남, 이천 등의 후원 시설을 찾아간다. 송년회에도 초대하여 함께 어울리기 행사도 벌였다. 특히 기억에 남는 것은 ‘성탄이네 가족’을 송년의 밤 진행자로 섭외한 일이다.
2002년도 KBS 인간극장에 소개된 어려운 성탄이네 가족이야기를 보고 간접적인 도움이 되고자 하는 뜻이었다. 그 후 2007년까지 성탄이네 가족이 회사 송년의 밤 진행을 맡았다. 이런 정기적 후원 뿐 아니라 비정기적인 후원도 하고 있는데 예를 들면 자연재해 지역 복구 지원, 자매결연 학교 장학금 지원 등이다.
후원 비용은 회사와 직원들이 함께 조성한다. 회사는 월 매출액의 0.3%, 직원들은 급여의 천 원 미만 절사금액을 나눔에 사용하며 개별적인 성금도 후원에 쓰인다.
내가 15년째 몸담고 있는 우리 회사가 자랑스럽고 뿌듯하다. 대기업은 아니지만 아비코 전자는 노사가 한 마음으로 ‘정도 경영’과 ‘기본에 충실하자’라는 원칙을 따르고 있다. 기업윤리와 도덕성을 기본으로 하며 목표의식이 뚜렷한 기업, 나눔을 실천하는 기업이라고 믿고 있기 때문이다.
이웃을 향한 따뜻한 마음은 회사 내부의 결속력을 증진 시켜줄 뿐만 아니라 경영진들에 대한 신뢰로 이어진다. ‘사랑의 나눔’ 실천은 여러 가지 사회문제와 그 속에서 소외된 이웃들의 아픔을 이해하고 공유하기 위한 우리들의 노력이다. 그것은 더불어 사는 것이 무엇인가를 알게 할 뿐만 아니라 우리도 함께 건강하고 행복하게 사는 길인 것이 확실하다.
나눔을 통한 더불어 사는 일에 주님의 은총이 계속 되기를 기도드린다. 더 많은 기업들이 나눔을 통해 더불어 살아가기를 기도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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