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의 기쁨으로 잔치 잔치 열렸네
성경경시대회 작품전시 등
행사수익금 새성당 건축에
8월 17일 수지본당(주임 조영오 신부) 대성당. 신자들이 성당을 가득 채웠는데도 숨소리조차 내기 힘들 정도로 고요하다. 침침한 눈을 비비며 시험지를 뚫어져라 보는 할머니 할아버지부터 아직 머리가 굳지 않았음을 자랑하듯 물 흐르듯 답안을 적어 내려가는 젊은 엄마들까지. 각양각색 신자들의 모습은 수험생 못지않게 진지하다.
본당이 마련한 ‘성경경시대회’ 현장. 기도하는 성당을 고시장으로 바꿔버린 성경경시대회는 이날 열린 ‘본당성경잔치’ 일환으로 마련됐다. 경시대회에 참가한 신자들은 두 달 전부터 바오로서간과 사도행전을 공부하며 이날을 준비해 왔다.
성당에서 준비한 느슨한 시험이라고 보면 오산(誤算). 객관식 문항은 그렇다 치고 주관식도 여럿 있는 시험은 수 십 년 만에 시험을 보는 신자들에게는 버거웠다. 한 시간 여 시험을 마치고 나오는 신자들은 “막상 답을 쓰려니 앞이 캄캄하더라. 성경공부 더 해야겠다”고 입을 모았다. 홍성신(모니카)씨는 “바오로서간도 필사해 시험도 자신 있다고 생각했는데 문제가 어려워 힘들었다”며 “이런 기회가 보다 많아진다면 신자들이 성경공부를 더욱 열심히 하는 계기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성경잔치는 경시대회가 열린 3층 대성당 뿐 아니라 2층에서도 마련됐다. 성경작품전시회와 성경가훈쓰기가 그것. 전시회에는 신자들이 소장하고 있던 신구약 성경 필사본, 성경구절이 적힌 그림과 공예품, 사진, 성경과 관련된 성물, 가족, 구역별 단체작품 등이 전시돼 신자들을 맞이했다. 또 성경가훈쓰기 코너에서는 가훈으로 삼을 구절을 선택한 신자들을 위해 서예가가 가훈을 써주는 행사도 마련됐다. 95개의 성경가훈예문 중 가장 인기를 끈 구절은 ‘언제나 기뻐하십시오. 끊임없이 기도하십시오. 모든 일에 감사하십시오(1테살 5, 16)’
성경가훈쓰기를 통해 얻은 수익금은 본당에서 분가되는 (가칭)신봉동성당 건축기금으로 사용돼 의미를 더했다. 또 초등부 어린이들과 청소년들을 위해 ‘성경은 우리 삶에 어떤 영향을 줄까요’, ‘그리스도인이 꼭 성경을 읽어야 하는 이유’, ‘성경은 어떻게 구성돼 있나요’ 등의 문항에 자세한 설명을 달아 안내하는 코너도 만들어 성경에 대한 이해를 도왔다.
본당 교육분과장 한경자(소피아)씨는 “말씀이 그분 스스로 인간이 되어 우리를 찾아오신 것처럼 하느님의 자녀인 우리도 말씀 속으로 찾아가 보기 위해 이번 성경잔치를 준비했다”며 “특별히 바오로 해를 맞아 성경공부도 하고 성경과 신앙생활이 일치하는 모습을 오늘 경험했다는 것이 신자들에게는 값진 경험이자 은총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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