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가 국가 고령화 정책 선도
건강·여가·문화 누릴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주거단지
올 10월 개원…교구 노인 복지·사목 활성화 토대 마련
대전교구(교구장 유흥식 주교)가 충남 서천군이 고령화 사회를 대비해 조성한 ‘서천군 복합노인복지단지(총원장 황용연 신부, 충남 서천군 종천면 종천리 소재)’를 운영한다.
대전교구(재단법인 대전교구 천주교회 유지재단)와 충남 서천군은 8월 28일 서천군청에서 ‘서천군 복합노인복지단지 시설 민간위탁 간담회’를 갖고 고령화 사회에 대비해 조성된 복합노인복지단지의 효율적인 운영과 발전을 위해 상호 협력하기로 했다.
교구 또는 사회복지 기관이나 수도회가 노인요양시설, 노인복지관 등 단일시설을 지방자치단체로부터 위탁받은 적은 있지만 복지관과 병원, 요양시설 등 노인복지 관련 시설과 장애인종합복지관 등 대규모 사회복지단지 전체의 운영을 맡게 된 것은 처음이다.
올해 10월말 개원하는 복합노인복지단지 시설현황과 대전교구 위탁 배경, 의미 등을 정리해 보도한다.
◇ 복합노인복지단지는
복합노인복지단지는 노인들이 주거, 건강, 여가, 문화 등을 한 곳에서 누릴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주거단지로 의료, 여가, 재가복지 기능 등을 갖춘 노인전용단지 뿐 아니라 생산시설과 문화·체육시설이 함께 들어서 소득창출 기회도 제공하게 될 것으로 정부와 지자체는 내다보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2005년 5월 서천군을 비롯해 전국 4개 지역을 ‘농어촌 복합노인복지단지 시범사업 대상’으로 선정한 바 있다.
6만 여 명의 인구 중 1/4 이상이 65세 이상 노인으로 고령화가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서천군은 시범사업 선정 이전인 2003년부터 복합노인복지단지 설립 준비에 들어가 2005년 3월 단지 기공식을 가졌다. 현재 복합노인복지단지에는 지난 해 9월 문을 연 ‘서천군 장애인종합복지관’이 운영 중에 있으며 ‘노인요양시설’과 ‘노인전문요양병원’, ‘노인복지관’ 등 3개 시설은 공사가 마무리되어 개관을 준비중이다.
서천군과 위·수탁 계약을 마친 대전교구는 단지 내 4개 시설 책임자를 임명하는 것으로 복합노인복지단지 운영에 본격 돌입했다. 복합노인복지단지 전체 운영을 총괄하는 총원장은 황용연 신부(대전가톨릭대학교 교수)가 맡으며 서천군 장애인종합복지관 관장을 겸임한다. 1428.8㎡ 규모의 장애인종합복지관은 군내 장애인 4800여명을 대상으로 발달지원·사회직업재활.지역복지 사업 등을 전개하고 있다.
매일 400여명의 노인들이 이용할 것으로 예상되는 노인복지관(관장 최정해 수녀, 한국순교복자수녀회)은 2477.77㎡ 규모로 상담, 노년기능회복, 교양강좌 등 사회교육과 여가·취미생활 프로그램이 마련될 예정이다. 노인복지관 옆에 자리한 노인요양시설은 4152㎡ 규모로 148병상을 갖추고 있다. 노인성질환을 겪는 노인들의 급식과 요양, 신체활동 지원을 돕게 되며 시설장에는 장영선 수녀(예수 수도회)가 임명됐다.
3234㎡ 4층 규모의 노인전문요양병원은 140병상을 갖추고 있으며 주로 노인성질환 과 치매, 중풍 등 환자의 외래 및 입원진료, 요양 및 재활서비스 등을 담당한다. 충청남도 의사회장을 지낸 조현묵(예비신자)씨가 병원장을, 송준명 신부(대전교구)가 행정병원장을 맡는다. 3305800m² 규모의 자연휴양림을 배경을 한 복합노인복지단지는 현재 운영 중이거나 공사가 마무리된 4개 시설 외에도 150세대 규모의 노인주거용 아파트단지와 생태공원, 야외공연장, 게이트볼장, 1만6529㎡면적의 소규모 골프장, 체육공원, 한방찜질방, 공동농장(한방약초재배단지), 주말농장 방식의 텃밭 등이 순차적으로 들어설 예정이다.
◇ 위탁 운영 의미
서천군 복합노인복지단지는 보건복지부가 지난 2005년 선정한 ‘농어촌복합노인복지단지 시범사업 대상지’ 중 한 곳으로 현재 부지선정이나 운영사업자 선정 단계에 있는 다른 대상지에 비해 비교적 빠른 속도로 조성이 진행되고 있다. 보건복지부의 시범사업 실시에서 볼 수 있듯 복합노인복지단지는 향후 고령화 사회에 따른 정부와 지자체의 노인복지 활동 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사업이다. 따라서 대전교구가 복합노인복지단지의 운영주체로 선정된 것은 미래 국가의 고령화 정책의 길잡이 역할을 교회가 선도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아울러 노인 뿐 아니라 사회복지 전 분야에서 타 종교에 비해 전문적이고 투명한 운영으로 신뢰를 쌓아 온 교회가 정부와 지자체로부터 사회복지사업의 탁월한 능력을 다시 한 번 인정받았다는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특히 노인사목과 복지 분야에 대한 교회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대전교구의 복합노인복지단지 운영은 새로운 형태의 노인복지시설인 복합노인복지단지를 통한 교회의 노인복지.사목 가능성을 시험할 수 있는 좋은 기회로 여겨진다. 현재 대전가톨릭노인복지센터, 성요셉치매센터 등 10여개 노인복지시설을 운영 중에 있고 노인대학연합회 활동도 활발해지고 있는 대전교구가 이번에 대규모 노인복지 시설을 추가로 맡게 됨에 따라 향후 교구의 노인복지와 노인사목 인프라도 보다 탄탄히 구축될 것으로 관계자들은 내다보고 있다.
“사랑의 섬김 실천에 최선”
◎서천군 복합노인복지단지 총원장 황용연 신부
“교황 베네딕토 16세께서 회칙 ‘하느님은 사랑이십니다’에서 강조하셨던 ‘사랑의 섬김’을 실천하는 시설로 만들겠습니다.”
대전교구가 서천군으로부터 위탁 받은 ‘서천군 복합노인복지단지’ 총괄책임을 맡은 단지 총원장 황용연 신부(대전교구)는 “사회복지활동은 시설종사자와 시설을 이용하는 이들이 얼마나 사랑하며 동반자로 사는가로 활동의 완성지수를 찾을 수 있다”며 “복합노인복지단지가 천주교의 사회복지를 실현하고 어르신들이 참 좋은 고향집처럼 여생을 보낼 수 있는 곳으로 만들겠다”고 전했다.
황신부는 “여타 종교단체가 대부분 나선 공모에서 대전교구가 수탁자로 선정된 것은 돈으로 하는 복지보다는 하느님 뜻에 맞는 섬김의 복지를 가장 잘 실현할 수 있는 곳으로 우리 천주교회가 인정받은 결과”라며 “노인복지, 나아가 사회복지활동의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발판삼아 이곳에서 섬김의 복지를 구현하겠다”고 밝혔다.
“노인복지라는 하나의 목적을 갖고 설립된 노인요양병원과 복지회관 등 시설 모두를 하나의 시설처럼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힌 황신부는 “각 시설의 근무자가 유기적으로 협력함으로써 ‘사랑의 섬김을 더불어 함께’라는 모토 아래서 카리타스 정신을 실천할 수 있도록 힘쓸 계획”이라고 말했다.
황신부는 대전교구 나아가 한국교회 신자들이 복합노인복지단지에 관심 가져줄 것을 청했다.
“수도권에서 1시간30분, 충청권에서 1시간 내외에 있는 단지에서 어르신들을 도우며 사랑을 베풀어줄 사회복지의 꽃, 자원봉사자들이 꼭 필요하다”며 특히 정부 운영비 지원 없이 보험수가로 운영 되는 노인요양병원에서 근무할 의사, 약사, 간호사 등 전문직 봉사자들의 발길을 청했다.
“여러 신부님들과 수녀님들이 단지를 위해 파견되실 것입니다. 그분들이 어르신들을 위한 섬김의 봉사자, 영혼의 동반자로 활동하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우리가 보여주는 섬김의 하느님 나라를 통해 어르신들이 삶의 기쁨을 누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사진설명
▲10월 말 개원하는 충남 서천군 복합노인복지단지 조감도. 복합노인복지단지는 고령화 사회에 정부와 지자체 노인복지 활동 방향을 가늠할 중요한 사업이다.
▲유흥식 주교(오른쪽에서 네번쩨) 등 관계자들이 8월 28일 서천군청에서 민간위탁 간담회를 갖고 기념촬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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