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순교신앙은‘바보’처럼 사는 것
오늘날 순교신앙을 산다는 것은 무엇일까?
교구장 최덕기 주교가 해답을 내놓았다.
바로 ‘횡재’와 ‘즐거움’을 버리고 ‘바보’처럼 ‘바보 예수님처럼’ 기쁘게 십자가를 지는 것이다.
최주교는 교구 복음화국이 펴낸 ‘복음화를 위한 작은 외침’ 순교자성월(9월호) 특집호 권두언에서 오늘날 신앙인들이 체험해야 할 순교는 “신앙 때문에 신분 또는 재산상 불이익을 당하게 되어도 신앙인으로서 가야 할 길을 똑바로 가는 것”이라고 밝혔다.
‘바보’ 같은 순교신앙 체험을 크게 세 가지로 설명한 최주교는 첫째로 “눈 한번 감으면 자기가 높은 지위에 오르게 되고 수천만원, 몇 억원이 들어올 수 있다 해도 ‘바보’처럼 이를 거부하고 바른 길을 간다는 것이 바로 오늘날의 순교신앙을 사는 것이라 본다”고 했다. 최주교는 ‘사회생활 하면서 정말 신앙인으로 살아가려면 한번은 바보 취급을 받아야 한다’는 어느 군장성 교우의 말을 인용하며 “볼 것 많고 찾는 사람들 많은데도 소공동체 모임에 꼬박꼬박 참석하여 교우들과 친교를 맺고 공동체적으로 활동하는 모습을 보면서 주위로부터 바보 아니냐는 말을 듣는 게 오늘날 순교체험”이라고 전했다.
이어 최주교는 “전기, 물 아껴쓰기, 대중교통 이용하기, 엘리베이터 안타고 계단 오르기, 나무심기 등으로 하느님 창조질서를 보존하고 지구를 살리기 위해 바보처럼 불편을 감수하는 것도 (신앙인들이) 체험해야 할 순교”라고 덧붙였다.
사회악과 죄가 판치는 사회 안에서 정당한 방법으로 싸우는 모습이 최주교가 밝힌 세 번째 순교체험. 최주교는 “(오늘날 사회는) 악법들도 버젓이 존재하고 공권력으로 정당한 요청이나 국민 개인과 단체의 목소리를 묵살하고 밀어붙이는 일이 비일비재하다”며 “이러한 상황에서 끝까지 불의를 외면하지 않는 외롭고 바보스럽게 그러나 정당한 방법으로 싸우는 일도 순교라고 본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많은 기적을 행하신 예수님께서는 십자가의 죽음도 분명 피하실 수 있고 큰 명예를 누리실 수 있었지만 정말로 바보처럼 십자가를 지고 죽으셨다”고 전한 최주교는 “우리가 주님으로 믿고 따르는 예수님께서 바보의 길을 가셨기 때문에 우리 순교 선조들도 바보되는 길을 예수님께 배워 그 길을 걸었다”며 “오늘날 우리도 참으로 신앙인으로 살고자 한다면 바보의 길을 걸어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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