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고 싶으면, 하면 되고”
“인생 60부터라잖아, 나이가 뭐 중요한가.”
64세에 첫 독창회를 갖는 아마추어 성악가 박덕환(보나벤뚜라·64·대구 계산본당)씨를 만난 자리에서 ‘할아버지’의 기운은 전혀 느낄 수 없었다.
노래를 어떻게 시작하게 됐는지 물었더니 대뜸 신앙 이야기를 꺼내는 그.
“마흔쯤 됐을 때 가족이 같은 신앙을 갖고 살면 좋겠다는 생각이 문득 들더라고. 어떤 종교를 가질까하고 가족회의를 했어. 그래서 결정된 게 ‘성당에 가보자’는 거였고, 사는 집에서 제일 가까운 성당으로 가기로 했지.”
첫 교리수업을 받으러 간 날, 일찍 도착해 수업을 기다리는 그의 귀에 ‘운명처럼’ 성가대의 합창소리가 들려왔다. 소리를 따라가 한참 바라보고 있으니 반주를 하던 수녀님이 함께 불러보자며 그를 이끌었다. 그의 노래에 수녀님은 감탄하며 성가대에 입단할 것을 권했다. 노래 인생의 시작이었다. 그 후 성가대로 20년 가까이 노래를 불렀다.
“노래를 할수록 더 잘하고 싶다는 욕심은 커지고, 뭔가 부족하다는 생각이 떠나지를 않았어.”
60세가 되던 2004년 박씨는 계명대 평생교육원 성악과에 입학했다. 박씨의 노래실력은 날로 무르익어 이미 대구 아마추어 성악계에서는 손에 꼽힐 정도. 이번 독창회도 주위 사람들의 권유로 결심하게 됐다.
“지금보다 더 나이 먹고 힘 빠지면 독창회를 하겠나 싶고. 나이 먹었다고, 무섭다고 피하면 뭐가 남아? 하고 싶으면 해 보는 거지.”
9월 8일 대구시 서구문화회관에서 열리는 독창회는 ‘청산에 살리라’ ‘내 마음의 강물’ ‘아베마리아’ 등 다양한 곡으로 채워졌으며, 소프라노 김은정, 테너 김승희, 바리톤 왕의찬 등 프로 성악가들이 함께해 더욱 풍성한 무대가 될 전망이다.
※문의 010-6516-0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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