칭찬합시다!!!
소공동체 반모임을 하다 보면 자칫 엉뚱한 방향으로 흐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생활나누기’가 남의 집 험담이나 불평, 불만으로 흐려지기 십상입니다. 간혹 그 정도가 심해 서로 상처를 주고받아 냉담이나 반모임 불참의 원인이 되는 것을 종종 볼 수 있습니다.
어떻게 하면 험담보다는 덕담을, 불평이나 불만보다는 칭찬을 나눠 서로 되어주고 내어주는 공동체를 이룰 수 있을까를 고민했습니다. 그래서 우선 소공동체 반모임부터 서로 칭찬하는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하여 ‘칭찬합시다’ 운동을 전개하기 시작했습니다.
비록 작은 일이라도 서로 칭찬하는 분위기가 지속적으로 습관 되도록 하기 위해 반모임 보고서와 구역 월례보고서에 칭찬할 대상을 찾아 그 내용을 기록하게 하였습니다.
그리고 그 중에서 전 신자들에게 알릴만한 내용을 매주 한두 건씩 뽑아 본당 주보에 싣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엔 큰 칭찬거리만 찾다가 이제는 사소한 칭찬거리가 스스럼없이 발굴(?)되어 칭찬하는 분위기가 점차 전 본당으로 확산되어 가고 있습니다.
수년 째 병환 중인 남편을 대신해서 힘든 방앗간 일을 해내는 자매의 칭찬부터 다리가 불편한 아내를 오토바이에 태워 성당에 다니고 집안일을 돕는 착한 남편의 이야기, 사업 실패 후 냉담 중인 남편과 이주노동자를 주님께 봉헌하여 기도로써 회개시키고 입교시킨 자매 이야기, 심지어 아름다운 꽃을 제대에 봉헌한 부부의 칭찬까지 점점 더 늘어만 갑니다.
특히 반모임에 소극적인 가정의 칭찬거리를 찾아 칭찬하니 그 가정이 감명을 받아 소공동체 모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등 소공동체 활성화에도 큰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이제는 본당의 여러 단체에서도 주보에 게재되는 ‘칭찬합시다’에 추천한다며 적극 참여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주보 게재는 신중을 기합니다. 한 달에 수십 건씩 쏟아지는 칭찬거리를 한정된 지면에 골고루 구역 안배를 하며 ‘이 안젤라’ ‘김 베드로’와 같이 반 익명으로 처리하여 혹시 있을지 모를 불이익이나 당사자의 쑥스러움을 완화시키려고 노력합니다.
중요한 것은 칭찬을 통한 나눔에 있고 서로 상대방의 좋은 칭찬거리를 볼 수 있는 눈이 뜨이는 것에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오른 손이 하는 일을 왼 손이 모르게 하라고 하였지만 내 왼손은 몰라도 ‘다른 사람 양손’이 보고 배울 수 있도록 내 입에서 나오는 말이 독설이 아니라 남을 칭찬하는 ‘따뜻한 말’이 되고 우리 이웃의 다양한 모습 속에 숨어 계신 착한 예수님을 발견해내는 ‘밝은 눈’을 만들어 주는 ‘칭찬합시다!’는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것입니다.
유정하(비오, 반월통고의어머니본당 소공동체위원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