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복음 묵상-김대영 신부(요당리성지 전담)
9월 21일 섬 김대건 안드레아와 성 정하상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 대축일 경축 이동(루카 9, 23∼26)
희생의 십자가 지는‘바보’의 삶 살아가자
한국의 슈바이처로 불렸던 장기려 박사는 평생을 가난한 환자들을 위한 인술을 펼쳐 늘 가난한 생활을 면치 못했지만 어려운 사람들에게 자신이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무척 행복하게 여겼다. 그가 젊은 시절, 춘원 이광수가 그의 병원에 입원하게 되었다.
이광수는 자신의 어려움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아낌없이 사랑을 베푸는 장기려 박사의 모습에 감동 받은 나머지 농담조로 이런 말을 하였다.
“내가 생각하기에 당신은 바보 아니면 성자야.”
그러자 장기려 박사가 웃으며 대답했다.
“앞으로 바보처럼 성자처럼 겸손하고 성실하게 살고 싶은 게 내 소망이오.”
어느 해 정월 초하룻날 아침이었다. 장기려 박사 댁에 머물고 있던 제자가 아침 일찍 일어나 박사에게 세배를 드렸다. 그의 세배를 받은 박사는 덕담으로 이렇게 말했다.
“금년에는 날 좀 닮아서 살아 보게.”
그 말씀에 제자는 가슴이 울리는 깊은 감동을 받았지만, 모르는 척 웃으며 대답했다.
“선생님 닮아 살면 바보 되게요?”
제자의 어리광 섞인 말에 장기려 박사는 껄껄 소리내어 웃었다. 그리곤 그의 손을 꼭 잡으며 말했다.
“그렇지. 바보 소리 들으면 성공한 거야. 바보로 살기가 얼마나 어려운 줄 아나?”
바보가 되어라
오늘 복음에서 주님께서는 장기려 박사와 같이 우리에게 꼴지가 되어야 하고, 남을 위해 희생의 십자가를 지는 바보가 되라고 말씀하신다. 그것이 설령 내 형제와 부모와 친척까지 이해하지 못하고 미움 받는 삶이 될지라도 바보가 되라고 말씀하신다. 하지만 예수님의 이 말씀처럼 바보같이 살아간다는 것을 이 시대의 많은 사람들이 받아들이겠는가? 아마도 많은 사람들이 “받아들이지 못합니다”라고 대답할 것이다.
하지만 이것을 받아들인 어떤 바보가 있었다. 어느 날 시장에서 장사하시는 형제님 한분이 사제관에 찾아와 신앙이 뭔지 믿음이 뭔지 가르쳐 달라고 했다. 뭐라고 말씀드려야할지 고민하다가 대답 대신 과제를 한가지 드렸다. 그것은 다른 것이 아니라 일주일 동안 남 속이지 말고 정직하게 일주일 동안 장사하고 오는 것이었다. 그러면 신앙이 뭔지 대답해 주겠다고 했다. 그 형제가 일주일 뒤에 찾아왔다.
“실천하셨습니까?” “아니요.” “일주일 뒤에 다시 오십시오.”
“실천하셨습니까?” “아니요.” “일주일 뒤에 다시 오십시오.”
이러기를 한달. 주일미사에 오신 그 형제를 보자마자 이번에도 어김없이 질문했다.
“실천하셨습니까?” “예, 실천했습니다.” “오! 그래요. 어떻습니까?” “기쁩니다.”
이 대답이 나오자마자 그 형제에게 이렇게 대답했다.
“이것이 우리의 신앙이요, 믿음입니다.”
구원을 바란다면
그렇다면 그 형제의 삶이 어떻게 변했는가? 평생 특별한 일이 생기지 않는 한 가게 문을 닫는 일이 없던 그 형제가 주일에 가게 문을 닫는다. 그렇다면 가게 문을 닫고 무슨 일을 하는가? 오전에는 미사참례하고 단체 활동하고, 오후에는 점심 먹고 근처 양로원에 가서 할아버지, 할머니들 위해서 목욕봉사, 빨래봉사 하고 오신다. 돈 벌어야 될 시간에 이게 무슨 바보 같은 행동인가?
하지만 주님께서는 이런 바보의 삶이 우리의 삶을 구원할 것임을 말씀하고 계신다. 그렇다면 구원을 지향하는 우리들도 이와 같이 바보가 되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오늘 우리는 성 김대건 안드레아와 정하상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 대축일을 지낸다. 바로 이분들이 목숨 바쳐 증거한 것도 어리석고, 바보 같은 십자가의 희생이 우리를 구원할 것이라는 확신 때문이었다. 그렇다면 오늘 우리는 이분들의 어리석음을 깊이 묵상하며, 오늘 하루 다같이 바보가 되어보자.
5분 신앙상식-예레미야서의 구조
남부 유다서 40년간 활동하며
통치자 비판 등 사회불의 고발
고통의 예언자 예레미야는 예루살렘 북동쪽에 위치한 아나돗에서 출생한 사제가문 출신이다.
예레미야서 1장 2절에 의하면 B.C. 628년에 예언 소명을 받고 남부 유다에서 40년간 예언 활동을 한 예언자이다.
예레미야는 ‘야훼께서 정한 자’ ‘야훼께서 보낸 자’라는 뜻으로 그의 전 생애를 통해서 예언 활동을 하였다. 예레미야는 외유내강의 인물로서 하느님 앞에서는 어린아이와 같았지만 하느님의 사자로서 죽음의 위협 앞에서도 하느님의 말씀을 대담하게 외친 의인이었다.
그의 예언 활동은 당시의 통치자들을 중심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첫 번째 시기는 요시아의 통치기간으로 B.C. 627년∼609년 사이로 우상숭배에 대한 경고를 강조하였고 둘째 시기는 B.C. 609년∼598년으로 여호야킴의 통치하에서이다.
예레미야는 여호야킴 왕에 대한 비판과 우상숭배, 사회 불의 고발에 중점을 두고 있다. 셋째 시기는 B.C. 597년∼586년으로 시드키야의 통치기간이다. 이때 예레미야는 바빌론으로 끌려간 이들이 희망을 가져다 줄 것이라고 예언하여 어려움을 겪는다.
마지막 시기는 예루살렘이 무너진 B.C. 586년 이후이다. 2차 바빌론 유배시기로 예레미야는 다시 한번 백성을 고발하는 예언을 내용으로 한다.
구조
①첫 번째 부분(1장∼20장) : 예레미야의 부르심, 공적설교와 개인체험
②두 번째 부분(21장∼23장) : 거짓목자에 대한 고발
③세 번째 부분(24장∼33장) : 하느님 심판의 예언과 재건의 약속
④네 번째 부분(34장∼44장) : 예루살렘 포위와 함락, 남은 자들의 비참한 상황과 미래
⑤다섯 번째 부분(45장) : 바룩의 위로
⑥여섯 번째 부분(46장∼51장) : 적대적인 이웃 민족에 대한 예언
⑦일곱 번째 부분(52장) : 역사적 부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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