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사를 죽음으로 인정 가톨릭교회 입장 불변”
【바티칸 외신종합】교황청 기관지 로세르바토레 로마노지가 뇌사를 죽음으로 인정하고 지금까지의 개념에 대한 의문을 제기한데 대해서 교황청 대변인 페데리코 롬바르디 신부는 이러한 논의가 가톨릭 교회의 죽음에 대한 개념이 바뀐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신중한 접근을 요청했다.
롬바르디 신부는 이 글이 뇌사 판정이 곧 죽음을 의미하는 지금까지의 가톨릭 교회의 입장에 변화가 있음을 반영하는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그는 9월 2일 성명에서 로세르바토레 로마노지에 실린 루체타 스카라피아 교수의 글은 교회 교도권의 결정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단지 논의가 있을 수 있다는 의미를 지니는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스카라피아 교수는 뇌사가 곧 죽음을 의미한다는 현대 의학의 정의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과학자들이 많은 만큼 가톨릭 교회도 죽음에 관한 정의를 전면 재검토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가톨릭교회는 지난 1960년대 당시 죽음을 심장의 박동이 멈추는 것이 아닌 뇌의 활동정지라고 정의한 미 하버드대학의 입장을 수용했으며 이는 곧 뇌사자의 장기이식 문제와 매우 긴밀하게 연결되는 문제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앞서 요한 바오로 2세 교황도 2000년 뇌사나 장기이식을 가톨릭 교회의 도덕적, 윤리적인 측면으로 합당한 것으로 인정한 바 있다. 스카라피아 교수는 특히 “뇌사를 죽음으로 인정하게 된 이면에는 장기이식의 문제가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하고 “뇌사상태에서도 인공호흡 등을 통해 장기가 살아있는 경우가 있는 만큼 완전한 의미의 죽음으로 인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탈리아마취협회 빈첸조 카르피노 회장은 “현재로서 뇌사가 죽음을 판정하는 유일한 기준”이라며 “새로운 과학적 근거가 제기되지 않는 이상 이런 정의는 여전히 유효하다”고 반박했다. 카르피노 회장은 이어 “이탈리아 법률에는 뇌사와 관련한 상세한 규정이 마련돼 있는 만큼 법에 따라 해석하면 된다”고 덧붙였다.
이탈리아 장기이식협회 알레산드로 난니 코스타 회장도 “하버드대학의 뇌사 정의는 지난 40년간 세계 각국에서 논란의 여지없이 정설로 인정돼 왔다”며 “뇌사는 식물인간 상태와는 구분되는 것”라고 강조했다. 코스타 회장은 특히 “죽음의 정의에 대한 바티칸 신문의 의문 제기는 장기이식에 매우 심각한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며 신중한 접근을 주문했다.
세계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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