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좋은 것만 쓰는 사제 올바른 모습일까요
신부님, 교황님께서는 왜 프라다 구두를 신으시나요?
달라이라마나 다른 종교 지도자들은 그렇지 않은데, 가톨릭교회 성직자들은 대부분 명품 아니면 고급 생필품들을 쓰시는 듯 합니다.
저만의 생각일까요? 저희 본당 신부님도 식사는 늘 좋은 곳에서 하십니다. 신자들도 신부님을 어디로 모실까 늘 고민하고요. 성직자들부터 일반인들에게 위화감을 조성하는 건 아닌지 답답한 마음입니다.
[A] 소수 성직자들에 국한된 일 - 세속적 가치로 판단 말아야
이번 신앙상담 글을 보고서 조금 난감했답니다. 그래서 사람들이 모두 그렇게 생각하는지를 알기 위해 우리 본당 청년들에게 물었지요.
“너희 내가 명품족처럼 보이니?”
하나같이 웃기만 할 뿐입니다. 사제관을 자주 들어오는 청년들은 제가 어떻게 사는 지 잘 알거든요. 그 흔한 텔레비전도 오디오도 없지, 언제 닦았는지 알 수 없는 먼지투성이 구두, 맨날 똑같은 옷 등…. 저는 있는 것 그냥 쓰고, 없으면 없는 대로 살고 있지요. 그런데 이런 제 모습은 다른 신부님들도 마찬가지가 아닐까요.
이전에 식복사 자매님없이 혼자 생활할 때 자주 들린 곳이 바로 대형 할인매장입니다. 없는 물건이 없고 가격도 저렴하기에 자주 이용했습니다. 한 번 제 선배 신부님을 모시고 가게 되었는데요. 그 선배 신부님께서는 두리번거릴 뿐 무엇을 사야 할지, 또 어떻게 사야 할 지 모르시더라고요. 글쎄 그 신부님께서는 이런 곳에 처음 와봤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제가 볼 때, 대부분의 신부님들이 이렇게 물건에는 아예 관심이 없습니다. 그래서 쇼핑도 거의 하지 않고, 또 명품이 무엇인지도 모른다는 것이지요.
물론 몇몇 성직자들이 명품과 고급 생필품을 즐겨하시고, 또한 고급 음식점을 이용하실 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분명히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그러한 성직자보다는 교회의 일에 신경 쓰시는데 전력을 다 하시는 분들이 더 많다는 것이지요.
또한 명품의 기준은 무엇일까요? 국어사전에는 ‘뛰어나거나 이름난 물건. 또는 그런 작품’이라고 말합니다. 즉, 비싸고 싸고의 기준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따라서 이를 무조건 세속적인 가치의 판단으로 성직자는 써서는 안 될 것으로 판단하는 데에는 무리가 있다는 것이지요.
이제 부정적인 생각은 내려놓으시고, 대신 긍정적인 마음으로 바라보셨으면 합니다. 그때 더 많은 것들을 제대로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조명연 신부(인천 간석4동본당 주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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