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한 부대의 소대장으로부터 신병대원이 부대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자살하고 싶다’는 충동에 힘들어 한다며 도와달라는 요청을 받은 적이 있다.
신병 때 내무생활에서 나타나는 실수로 인해 고참들로부터 꾸지람을 듣고 잠을 계속 못자고 있으며, 다리마저 다쳐 깁스를 하는 바람에 더욱 힘들어 ‘자살’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는 것이다.
이런 일이 생기면 담당지휘관의 마음고생은 물론이고 주위의 관계된 이들이 무척 당황하게 된다. 전?의경 인성교육을 담당하는 전문가와 선교사들 모두 주님의 도우심을 청하며 그 젊은 대원이 용기를 내서 살아갈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을 했다.
온갖 사연이 넘치는 경찰 사목현장! 그 중에서도 특별히 전?의경들이 자기생명에 대해 극단적 선택을 한다는 소식을 접할 때마다 ‘어떻게 하면 군대 온 우리 젊은이들의 생명을 신앙 안에서 지켜줄 수 있을까’하는 것이 경찰사목을 담당하고 있는 사제로서 가장 큰 고민이자 해결과제다.
최근 군대에 오는 젊은이들을 보면 간혹 외동아들로 성장해 독특한 개인주의 사고를 지닌 이들이 있다. 부모 이혼으로 인한 결손가정의 환경에서 지내다 온 젊은이들은 왜 이리 많은지.
비정상적 가정에서 애정결핍으로 인해 받았던 상처들이 군생활 안에서 인간관계의 부작용으로 발생하는 것 같다.
즉 공동체 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거나 어려움이 있을 때 충동적으로 후회할 일들을 하는 문제로 드러나는 것이다. 극단적 행동인 자살로 이어지는 경우도 종종 있다.
그리스도 복음의 가장 중요한 가치는 ‘생명수호’라고 생각한다. 경찰사목위원회에서는 전?의경들에게 생명의 소중함을 심어주고, 꿈과 희망을 심어주기 위한 프로그램을 개발, 실행하고 있다.
따라서 경찰사목위원회 선교사나 봉사자들은 예술매체 등을 활용해 긴장을 이완시키고 행복을 증진시키는 상담 프로그램을 익히고, 자격증을 취득해 전문가로 활동한다.
각 경찰서와 기동대에 파견된 선교사들은 대원들의 ‘엄마와 아빠’가 되어 그들의 응어리진 마음을 풀어주고 부대적응 프로그램을 통해 활력소를 불어넣는다. 부대생활에 적응할 수 있는 힘이 키워진 많은 대원들은 감동의 편지를 종종 보내오곤 한다.
불규칙한 출동에 시달리며 정신적으로 방황하고 있는 대원들에게 그리스도의 사랑을 전하는 경찰사목 선교사들은 이 시대 생명수호의 파수꾼이다.
경찰사목 책임 사제로서 이분들을 가르치고 지도하지만, 깊은 존경심을 지니고 있다. 이분들을 통한 성령의 활동을 목격하기 때문이다.
“주님, 오늘도 한손에는 간식을, 한손에는 성경을 들고 경찰기관을 방문하는 우리 선교사들에게 은총 내려 주시고, 그들을 통해 당신의 뜻과 축복이 전달되게 하시며, 겨자씨 같은 작은 일들이 모여 사랑과 평화가 가득한 하느님 나라의 초석이 되게 하소서! 아멘.”
강혁준 신부 (서울 경찰사목위원회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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