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찾아가는 사목자들의 발걸음 필요할 때
다양한 디지털 매체 활용한 효율적인 재교육 필요
고해성사 부담 덜기 위한 공동고해성사 등 검토를
‘쉬는 교우’를 ‘열심 교우’로 바꿀 수 있을까? 대답은 당연히 ‘예스(YES)’다. 단, 아들과 조카, 부모 냉담도 손 놓고 있는 가정 내 스스로의 선교 의지 부족과 교회의 소극적인 대처, 신자 재교육 부재가 지속된다면 그 대답은 ‘노(NO)’가 된다.
전교 열의 낮은 천주교
천주교는 한국 종교 중 전교열의가 낮은 종교로 인식되고 있다. 10월 전교의 달을 맞아 천주교를 알리기 위해 신자들이 거리에 나서면 “천주교도 이런 것 해?”라는 것이 시민들의 반응이다. 이런 낮은 전교열의가 냉담률과 관련이 있는지는 미지수지만 냉담사목이 쉽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수원교구 보고서에 의하면 세례를 받을 당시 본인의 의지는 58.6%며 응답자의 73.5%가 부모, 형제·자매 등 가족에 의해 세례를 받았다고 답했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냉담에 영향을 준 인물들도 역시 배우자 또는 배우자 이외의 가족이라고 하는 응답이 67.8%에 달한다.
교회의 냉담사목 필요
이러한 결과를 종합한 결과, 교회가 중점을 둬야 할 사목은 ‘가정 사목’이라는 의견이 많다. 교회는 예전부터 ‘가정교회’에 관심을 두고 있지만 새 신자 찾기와 같은 사목활동에 밀려 신자 가정에 대한 사목이 적극적이지 않았다는 목소리도 높다. 신자 가정의 구성원들이 신앙생활을 성숙시킬 수 있는 구체적이고 실천적인 사목방안이 마련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수원교구 보고서는 “교회적인 차원을 비롯해 우리 사회의 구조적인 측면도 함께 고려되어야 한다”며 “현재 교회 내에서 실시되고 있는 다양한 가정 관련 프로그램들과의 유기적 연계성 안에서 깊이 있게 풀어나가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많은 설문 결과는 쉬는 교우들의 냉담원인을 ‘개인’에서 찾고 있다. 반면 냉담 회두 시에도 개인적 원인이 큰 작용을 한다. 수원교구 조사에서 냉담 회두 시 동기로 작용했던 원인의 답으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한 것이 ‘스스로의 깨달음’(42.9%)이었다.
하지만 쉬는 교우 스스로 신앙의 필요성을 깨닫기 위해서는 얼마나 많은 시간이 필요한 지 확인할 수 없다. 때문에 교회가 쉬는 교우들이 그리스도의 품으로 돌아올 수 있는 가교 역할을 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가장 시급한 대안은 ‘신자 재교육’이다. 신자 재교육은 이미 오래 전부터 교회 내에서 냉담의 원인이자 해결방안으로 제시돼 온 것도 사실이나 단순히 양과 질에 대한 고찰에서 그쳐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도 있다. 신자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의 모색할 필요가 절실하다는 의견이다.
변화하는 사회와 호흡
우선 교회는 신자들의 생활방식에 주목해야 한다는 지적도 늘어나고 있다. 바쁜 생활 속에서 별도로 교육시간을 낼 수 없기에 인터넷과 휴대전화를 이용한 교육 즉 ‘찾아가는 교육’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것이다.
주교회의 매스컴위원회 총무 김민수 신부는 저서 ‘디지털 시대의 무화 복음화와 문화사목’을 통해“신자교육을 위해 전통적으로 구두문화와 인쇄문화에 의존해 온 것이 사실”이라며 “그러나 디지털 문화 시대에는 다양한 디지털 문화를 통해 기억, 이성, 감성을 자극하며 더욱 효율적인 방법으로 교육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선 본당의 사목자들은 자신들의 적극적인 사목활동도 쉬는 교우들을 회두할 수 있는 중요한 요인이라고 설명한다. 쉬는 교우 사목에 보다 체계적으로 접근하기 위해 본당의 쉬는 교우 실태, 발생 원인에 대한 구체적인 조사가 필요하며 이러한 결과를 바탕으로 사목방안을 수립해야 한다는 것이다.
고해성사 문제도 풀어야 할 큰 과제다. 쉬는 교우들이 가지고 있는 고해성사에 대한 부담감은 상상보다 크다. 가톨릭 신자의 종교의식과 신앙생활에 따르면 냉담의 이유 중 생계나 학업(25.2%)에 이어 두 번째(17.1%)를 차지하고 있을 정도다.
2003년 쉬는 교우 회두를 위한 공동고해성사를 마련해 호응을 얻은 장안동본당(가톨릭신문 2003년 7월 27일자)의 사목을 통해서도 대안을 찾아볼 수 있다. 고해성사에 대한 올바른 인식도 중요하지만 부담감을 경감시킬 수 있는 공동고해성사도 방안으로 검토될 수 있다는 것이다.
전례와 영성의 다양화도 하나의 방법으로 제시되고 있다. 중장년과 노인들을 복사에 참여시키는 것을 비롯해 젊은이 기도모임, 영성모임 등을 활성화 한다면 쉬는 교우들이 신앙생활에 활력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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