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가… 그들을… 막는다?
사례 1
김모(마리아. 58)씨는 냉담을 풀고 본당에서 현재 전례 꽃꽂이 봉사에 열심이다. 하지만 김씨가 다시 신앙을 찾기까지는 5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본당활동 중 수도자에게 받은 상처가 너무나 컸기 때문이다. 냉담기간 내내 하느님께 죄책감이 들었다는 그는 “똑같이 받은 상처라도 수도자에게 받은 상처는 더욱 크게 다가온다”고 말했다.
사례 2
냉담 전까지 활발히 본당활동을 했던 유모(헬레나. 56)씨의 냉담 이유는 고해성사다. 한두 번 판공성사와 고해성사를 미루다보니 자연히 신앙과도 멀어졌다. 유씨는 “다시 성당에 나가려면 고해성사를 해야 하는데 엄두가 나지 않고 부끄럽기만 하다”고 고백했다.
냉담의 원인 조사 결과, 원인은 크게 개인적, 교회적 원인으로 분류할 수 있었다. 수원교구 ‘쉬는 교우대상 설문분석 결과보고서(2007)’에 따르면, 냉담의 교회적 차원의 원인에 대해 ‘고해성사 보는 것이 불편해서’가 39.6%로 가장 많았다.
이어 기타 24.6%, ‘전례가 무의미하게 느껴지거나 복잡하고 싫증나서’ 15.4%, ‘본당에서 활동하다가 마음의 상처를 받아서’ 12.4%, ‘교무금, 헌금, 신축기금 등 돈 문제’ 10.1%, ‘강론이 와 닿는 것이 없어서’ 9.6%, ‘성직자에 대한 실망’ 9.2%, ‘교회가 제 역할을 못해서’ 9%, ‘평신도 지도자들에 대한 실망’ 8.2%, ‘조당이 있어서’ 7.9%, ‘교회에서 권력자와 돈 많은 사람들이 행세하는 것 같아서’ 6.8%, ‘수도자에 대한 실망이나 상처 때문에’ 2.4%, ‘본당 분할에 따른 갈등’ 때문에 1% 순으로 나타났다.(표 1)
앞서 본지가 8월 커버스토리로 다뤘던 ‘고해성사? 냉담성사?’(2008년 8월 17일자)에서도 고해성사 문제를 제외하면, 성직자, 평신도, 수도자를 포함한 교회 구성원들과의 마찰도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존 쉬는 교우 조사에서 발견할 수 있는 흥미로운 사실은 확고하게 천주교를 이탈하지 않은 경우에 속하는 신자들이라면 대부분 신앙재개(회두) 의사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표 2)
청주교구 시노드 ‘쉬는 교우 설문조사 결과보고서(2007)’에 따르면 쉬는 교우 응답자의 90.3%가 ‘교회는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신앙생활을 재개하는 데 방해되는 요인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에는 ‘마음의 상처가 아직 아물지 않았다’는 의견이 15%나 된다.
쉬는 교우 강모(세레나)씨는 “성당에서 비교적 활발한 활동을 펼쳤던 사람이 쉬는 교우가 되는 이유는 ‘마음의 상처’가 가장 큰 것 같다”며 “교회의 소중한 인력인 그들이 회심할 수 있도록 본당에서 배려와 기회를 마련해줬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 쉬는 교우 관리 10계명 〉
1. 적당한 때 방문하여 냉담 원인 제거를 위해 함께 지혜를 모으고 그들의 가정을 위해 기도한다. (쉬는 신자가 방문을 거부하는 이유와 그가 원하는 바를 파악함)
2. 매월 요긴한 글이나 토막교리, 사제의 편지 등(문서선교)을 보낸다.
3. 쉬는 신자의 회두를 위해 구역반별로 체계적인 조를 편성해 지속적으로 기도한다.
4. 해당 신자 가정의 경조사 및 실직 등의 어려움에는 구역반에서 힘껏 돕는다.
5. 본당에서는 연4회 정도 교중 미사 때 쉬는 신자 봉헌식을 갖고, 신자들의 기도 때 특별히 이들 가정을 위해 기도한다.
6. 본당 사제나 수녀의 방문이 필요한 신자에게는 이들이 직접 방문할 수 있도록 주선한다.
7. 고해성사를 편안한 마음으로 볼 수 있도록 주선해준다.
8. 성탄, 부활 대축일이나 성당 큰 행사에 쉬는 신자들이 함께 할 수 있도록 초대하고 축하카드를 보낸다.
9. 신앙상담소를 설치 운영해 쉬는 신자들이 쉽게 올 수 있도록 배려한다.
10. 모든 신자가 한 단체에는 가입할 수 있도록 적극 유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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