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신문이 이번 주부터 교구내 특수사목현장을 찾아갑니다. 오늘도 교구내에선 많은 이들이 본당 사목이 미치지 못하는 사각지대에서 땀을 흘리고 있습니다. 소외되고 어려운 이웃을 위해 동분서주하는 가슴 따뜻해지는 특수사목 현장으로 교구민들을 초대합니다.
따스히 손내밀며 아픔을 나눕니다
“몸이 아픈 사람들이 마음까지 아프기 쉽죠. 환자들의 아픔을 조금이나마 덜어주고 위로해주는 것이 병원사목의 가장 중요한 점입니다.”
이순선 원목수녀(고려대학교의료원 안산병원)의 하루는 봉사자들과의 기도로 시작된다. 환자들의 힘든 이야기를 들어주기 위해서는 자신의 마음부터 다잡아야 하기 때문이다.
기도가 끝나면 봉사자들은 2인1조로 짝을 이뤄 환자들을 방문한다. 그 사이 이수녀도 수술을 앞두고 있거나 중환자실에서 힘겨워 하는 환자들을 찾아 나선다. 이수녀를 보자마자 눈물부터 흘리는 환자들. 이수녀는 애써 웃는 얼굴로 그들을 달래며 손을 잡고 함께 기도를 한다. 환자들이 두려운 마음을 추스르고 하느님께 의탁할 수 있도록 인도하기 위함이다. 기도가 끝날 즈음이면 힘들어하던 환자들이 어느새 평정심을 되찾고 이수녀와 미소도 주고받는다.
병원에서는 환자들과 보호자들을 위해 매주 토요일 오후 1시30분에 김승호(안산대리구 복음화국장) 신부를 비롯한 4명의 신부들이 돌아가며 특전미사를 봉헌한다. 하지만 여건 상 미사에 참여할 수 없는 환자들을 위해서는 봉성체를 해준다. 이수녀는 “성체로 오신 하느님을 느끼는 것만으로도 환자들은 큰 위로를 받기 때문에 결코 소홀히 할 수 없는 업무”라고 말했다.
병원사목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장기입원 환자들을 대상으로 교리반도 진행한다. 병원에서 세례를 받은 환자들은 꾸준히 찾아와 기도해주고 이야기 들어주는 봉사자들과 원목수녀가 좋아서 천주교에 관심을 갖게 된 경우가 대부분이다. 또한 환자들 중에는 다시 하느님께 돌아온 냉담해소자들도 한 달에 너댓 명씩 된다. 심리적인 위안을 받기 위해 종교를 찾게 되기 때문이다. 병원사목 자체가 선교인 셈이다.
아픈 사람들을 치료해주신 예수님의 기적을 바라는 사람들. 그들은 또 하루를 선물로 주신 하느님께 감사하며 아픈 몸과 마음을 위로받기를 청한다. 이수녀도 이들과 함께 울고 웃으며 길고 긴, 그러나 끝나지 않을 기도로 하루를 마무리한다.
“위로자이신 주님, 저희에게 평화를 주소서…”
이상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