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 목자이자 실천하는 행동가
구교우 집안서 출생…너그럽고 소신 뚜렷한 ‘외유내강형’
사랑으로 교구민 보듬으며 묵묵히 주교로서의 내실 다져
‘사제생활의 모범이자 착한 목자의 전형’
10월 10일 수원교구 부교구장 주교로 임명된 이용훈 주교를 아는 사제들과 신자들은 이주교를 항상 온화하고 부드러운 성품으로 열린 목자의 삶을 보여줄 뿐 아니라 사제의 삶이 어떠해야 하는지를 그 자체로 보여주시는 분이라고 전한다.
부교구장 주교 임명 후 가진 인터뷰에서도 두 손을 가지런히 모으고 때로는 동네 아저씨 같은 환한 미소를 짓는 이주교의 모습은 평판 그대로다.
경기도 화성이 고향인 이주교는 1951년 9월 부친 이광래(프란치스코), 모친 김진복(아녜스)씨의 4남1녀 중 셋째 아들로 태어났다. 이주교가 목자로서의 길을 걸어오는 데는 전통적 구교우 집안의 신앙배경이 큰 버팀목이 됐다. 특히 이주교의 할머니(서순자 루치아)와 부친의 끊임없는 기도는 오늘의 그를 있게 한 결정적인 힘이었다.
형제들은 “이주교님이 중간 자리에서 형제들의 상담자 역할을 도맡는 든든한 모습이었다”며 “주교님은 항상 말없이 자기가 맡은 임무를 끝까지 충실하게 수행한 분이었다”고 회고한다.
너그럽고 차분하면서도 꼼꼼하고 책임감 있는 이주교의 모습은 수원가톨릭대 총장 재직시절에도 여실히 볼 수 있다. 이주교는 신학생 개개인의 이름과 인적사항은 물론 평소 수업태도를 기억하는 등 철저하고 열정적인 교수로서의 면모 뿐 아니라 제자들을 아끼고 보듬는 사랑실천에도 열정을 다했다.
하지만 이주교는 자신의 사목방침에 대해서는 주관과 소신이 뚜렷한 외유내강형이다. 고집도 있다. 철저한 기도생활과 한 번 결심한 것은 끝까지 밀고 나가는 추진력, 밖으로 크게 드러내지 않으면서도 하느님의 일을 묵묵히 꼼꼼하고 추진력 있게 처리해 나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오랜 교수신부 생활을 했음에도 각종 운동을 즐기며 활달한 성격을 갖고 있고 항상 생동감 있는 모습을 드러내는 것은 이러한 추진력과 고집에서 기인한다.
이주교가 잇달아 출간하고 있는 윤리신학 총서 시리즈를 살펴보면 그의 추진력 뿐 아니라 실천하는 행동가로서의 면모도 볼 수 있다. 이주교는 2004년 총서격인 ‘순례의 길목에 서서’를 시작으로 ‘정의의 느티나무 숲을 이루기 위해’, ‘사람이여 당신은’, ‘잃어버린 반쪽을 찾아서’ 등의 책에서 생명윤리와 교회의 가난, 사회 속 교회의 정체성 등에 물음을 던지고 교회의 가르침에서 해답을 제시한다.
지난 2003년 “교구장님을 보필하며 수원교구의 화합과 일치, 발전을 위해 모든 힘을 기울이겠다”며 주교 임명 인터뷰에서 밝힌 이주교는 그 약속을 지켰다. 지난 5년간 이주교는 교구장 최덕기 주교를 지근거리에서 보좌하며 교구민들을 사랑으로 보듬는 역할을 보이지 않는 곳에서 조용하지만 내실 있게 해왔다.
부교구장 주교 임명 당일 교구 사제들이 ‘교구의 일을 잘 아시는 분께서 부교구장 주교가 되신 것은 경사’라고 전한 것처럼 그동안 이주교는 교구의 미래와 안녕을 위해 힘을 쏟았고 그에 대한 사제들의 믿음도 강하다.
이주교는 부교구장 주교 임명 후 가톨릭신문과 가진 인터뷰에서 ‘부족한 사람이 큰 직무를 맡았다’며 오직 성실한 주님의 종으로 살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그리고 또 한 가지 그가 그토록 믿고 감사하며 사랑하는 교구민들에게 기도를 청했다. 그리고 한 마디를 덧붙였다.
“늘 교구민들과 함께 하겠습니다.”
■이용훈 부교구장 주교 약력
▲1969년 2월 서울 성신고등학교 졸업 ▲1977년 2월 가톨릭대학교 신학대학 신학과 졸업 ▲1979년 2월 가톨릭대학교 신학대학 대학원 졸업 ▲1979년 3월 6일 사제 수품 ▲1979년 3월~1980년 2월 수원교구 안성본당 보좌, 안법고등학교 교사 ▲1980년 3월~1981년 1월 성신고등학교 교사 ▲1981년 1월~1981년 6월 수원교구 신장본당 보좌 ▲1981년 6월~1982년 3월 수원교구 수진동본당 보좌 ▲1982년 3월~1984년 2월 수원교구 정남본당 주임 ▲1988년 9월 교황청 라테라노대학교 성알퐁소대학원 윤리신학 박사 ▲1988년 10월~2003년 3월 18일 수원가톨릭대학교 교수 ▲1992년 3월~1994년 2월 수원가톨릭대학교 학생처장 ▲1997년 3월~1998년 6월 수원가톨릭대학교 교무처장 ▲1998년 6월~2002년 6월 수원교구 사제평의회 위원, 참사회의 위원 ▲1998년 6월~2002년 6월 수원가톨릭대학교 총장 ▲2000년 6월~2001년 10월 수원교구 시노두스 중앙위원 ▲2001년 4월~2002년 6월 수원교구 사제평생교육위원회 위원 ▲2003년 3월 7일 수원교구 보좌주교 임명(카타붐 카스트라의 명의주교) ▲2003년 5월 14일 주교 수품 ▲2004년 10월~현재 주교회의 교육위원회 위원장 ▲2008년 10월 10일 수원교구 부교구장 임명.
사진설명
▲2003년 보좌주교 임명 직후 가족들과 함께 한 이용훈 주교. 오른쪽이 부친 이광래씨, 왼쪽 아래가 모친 김진복씨, 왼쪽 위는 동생의 처. 오른쪽 아래 원 안의 사진은 이주교 소신학교 시절 모습.
▲1979년 사제수품 당시의 이용훈 주교(가운데).
▲2003년 보좌주교 수품식에서의 이용훈 주교.
▲올해 8월 열린 수원교구 사제서품식에서 이용훈 주교가 새 신부를 감싸며 격려하고 있다.
▲올 4월 장애우들의 잔치 ‘빈자리 축제’ 20돌 기념식에서 이용훈 주교가 장애우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올해 1월 수원교구 헌혈약정식에서 직접 헌혈운동에 동참하고 있는 이용훈 주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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