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민중의 종교적 고뇌 표현
비잔틴 이콘 화법 계승·민족성 가미
소박하고 극도로 정제된 느낌 담아
이콘은 비잔틴 제국의 흥망과 함께하며 비잔틴 미술의 중심적 역할을 해왔다. 사실 오늘날까지 남아있는 초기 이콘들 중 비잔틴 이콘은 소수에 불과하다. 대부분 포스트비잔틴 이콘이라고 할 수 있다. 비잔틴 제국의 선교가 이뤄진 러시아와 그리스를 비롯해 불가리아 등의 지역에서 제작된 이콘들이 대부분이다.
비잔틴 문화는 그리스 고전 문화의 전통 위에 그리스도교적 요소가 결합되어진 문화다. 따라서 비잔틴 문화는 자연스럽게 그리스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고대 미술에 기원을 두고 있는 이콘에 헬레니즘 미술이 미친 영향이 큰 것도 이 때문이다.
콘스탄티누스 황제가 330년 비잔티움(콘스탄티노플)에 비잔틴 제국을 세웠을 때 고대 그리스 영토였던 그 곳에 헬레니즘 미술이 남아있었다. 이 문화로 인해 이콘은 핵심적인 요소만 간결하게 표현하는 특징을 가진다.
현재 라벤나에 남아 있는 아폴리나레 성당의 모자이크 작품(6세기)에서 이러한 특징들을 짐작할 수 있다. 아폴리나레 성당 모자이크는 고대 그리스의 인체 묘사에 바탕을 두고 있으면서도 형태가 점점 추상화되고 내용의 핵심만을 표현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그리스는 비잔틴 이콘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지만 또한 비잔틴 이콘의 화법을 그대로 계승하고 있다. 하지만 러시아 이콘과 마찬가지로 시간이 흐름에 따라 그리스만이 지니고 있는 민족성이 가미되면서 현재의 모습으로 자리 잡게 된다.
그리스 이콘은 비교적 소박하며 극도로 정제된 것이 특징이다. 특히 많은 이콘들은 이슬람교도들에게 반항했던 그리스 민중들이 겪었던 고통을 표현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그리스 이콘에서 자주 나타나는 성인은 성모 마리아와 성 니콜라스, 날개달린 모습으로 묘사된 성 요한, 성 판텔레이몬 등이다.
스테파노 비잔틴 미술연구소 이홍구(스테파노) 소장은 “그리스 이콘은 전통성화의형태에서 거의 벗어나지 않는다”며 “데살로니카 화파 등 그리스 지역에서도 여러 화파로 나뉘는데 지역에 따라 재료와 형태가 조금씩 다를 뿐이다”고 말했다.
# 이콘의 색
종교적인 목적을 갖는 이콘의 영적 특성은 사용되는 색에도 영향을 미친다.
녹색과 갈색은 땅과 식물을, 하늘색은 하느님 나라의 표지와 명상을 나타낸다. 진홍색은 그리스도의 옷에 사용되고 순교자의 피도 뜻한다. 흰색은 순결과 볼 수 없는 하느님의 현존을 의미한다. 성스러움을 상징하던 금색은 웅장함, 신적인 힘 등을 상징한다.
색은 인물과도 관련이 있다. 그리스도와 성모 마리아는 특히 관계가 깊다. 예수 그리스도가 흰색으로 그려졌다면 그것은 거룩한 변모의 장면이며 푸른색과 붉은색으로 그려졌다면 십자가 수난 전의 장면을 의미한다. 또한 흰색과 금색으로 묘사된 그리스도는 부활 후를 나타낸다.
엷고 짙은 다양한 하늘색과 자주색은 성모 마리아를 대표하는 색이다. 성모의 지상생활 중의 모습을 묘사할 때는 붉은색과 푸른색으로 나타내고, 천상영광 중의 모습을 나타낼 때는 흰색과 푸른색으로 나타낸다. 머리와 양 어깨의 금빛 별 3개는 마리아의 동정을 상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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