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 주제로 세계교회 진로 모색
건의안 작성 위한 그룹 회의 돌입…토착화·종교간 대화 등 진단
【바티칸 외신종합】성경을 주제로 세계 교회의 나아갈 방향을 모색하는 세계주교대의원회의 제12차 정기회의는, 10월 15일 현재 200여명 이상의 시노드 교부들을 비롯해 특별초청 및 참관인들의 연설을 마치고 건의안 작성을 위한 그룹 회의 단계로 들어갔다.
26일까지 이어지는 회의에서 작성될 이 건의안의 마련은 주교 시노드에서 이뤄지는 가장 중요한 과정으로서 교황 베네딕토 16세에 의해 받아들여지면 통상적으로 약 1년 뒤에 발표되는 교황의 시노드 후속 권고의 기초 문건이 된다.
캐나다 출신의 마크 울렛 추기경은 15일, 그동안 발표된 내용들을 전체적으로 종합한 뒤, 추후 언어권별로 이뤄지는 소그룹 토의를 위해 총 19가지의 질문 사항을 제시했다. 이 소그룹 토의는 16일부터 시작됐다.
울렛 추기경의 시노드 경과 요약은 크게 세 부분으로 나눠진다.
첫 번째는 “하느님께서 말씀하시고 들으신다”를 주제로, 하느님의 계시와 창조, 구세사를 검토하면서, 그리스도와 성령, 교회, 그리고 하느님 말씀과 전례를 주제로 다루었다. 여기에서는 특히 삼위일체의 신비 안에서 발견되는 하느님 말씀의 토대로서 ‘대화’적 특성을 논의하고 그리스도는 삼위일체적 계시와 유일한 중재자이심을 설명했다.
두 번째 부분은 “하느님 말씀, 성경, 성전”을 주제로 역사 속의 ‘사건’으로서의 하느님 말씀의 제시에 대해 논하고 있다. 많은 시노드 교부들은 하느님 말씀을 단순히 성경의 텍스트와 동일시할 수 없으며 제2차 바티칸공의회의 가르침과 같이 하느님 말씀은 쓰여진 말씀과 교회의 살아있는 전통과 유리되어 전해질 수 없다고 강조했다.
세 번째 부분은 “하느님 말씀, 사명, 대화”를 주제로 토착화와 종교간 대화에 대해 설명했다. 교부들은 특히 성경을 모든 언어로 접할 수 있도록 하는데 깊은 관심을 나타냈고, 성경을 더욱 접근가능하도록 만들어주는 현대 커뮤니케이션 수단의 잠재력에 관심을 보였다.
한편, 추후 그룹 토의에서 논의의 출발점이 되는 질문들은 다음과 같다.
- 교회는 사람들이 하느님의 말씀에 귀기울이도록 하기 위해 어떻게 할 것인가?
- 교회는 성경을 기도하며 읽는 방법, 즉 “렉시오 디비나”(lectio divina)를 어떻게 증진할 것인가?
- 사제와 부제들이 강연을 하는데 도움이 될 개요서나 기타 실제적 매뉴얼이 도움이 될 수 있는가?
-교회는 말씀의 전례와 성찬례 사이의 관련성을 더 잘 강조하기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가?
- 성경 번역, 특히 가난한 이들을 위한 성경 번역과 배포를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하는가?
- 사람들이 성경 독서와 번역을 이해하도록 돕기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하는가?
- 하느님 말씀에 대한 세계대회를 주최하는 것은 어떤가?
- 그리스도교 일치 운동 및 유다교와의 대화를 모색하는데 있어서 성경이 중요한 역할을 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어떤 단계적 조치가 필요한가?
- 종교간 대화와 유일한 중재자로서의 그리스도에 대한 교리적 확고함이 어떻게 조화를 이룰 수 있을 것인가?
이러한 질문들은 성경을 주제로 한 교회 안의 다양한 신학적, 사목적 논의의 핵심을 이루고 있다. 울렛 추기경은 요약문에서 많은 시노드 교부들이 교회 및 교회 전통과의 일치 안에서의 성경의 번역과 해석의 중요성을 강조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그는 또한 하느님 말씀은 살아 있는 말씀이고 교회는 항상 성령이 제기하는 새로운 도전들에 대해 응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일부 시노드 교부들은 성경을 단지 문자 그대로 해석하는 일부 성경학자들의 위험성에 대해서 지적하기도 했다.
울렛 추기경은 특히 많은 교부들이 “신앙적인 전망을 바탕으로 하는 독서의 중요성”을 제기하고 그것은 “단지 성경 텍스트의 문자적 의미를 넘어설 뿐만 아니라 우리가 귀담아 들어야 하는 계시된 말씀의 징표로서 보는 것을 말한다”고 설명했다.
“문화적·인간적 다양성에 관심을”
◎동방교회 총대주교, 주교 총회 연설서 교회 일치 강조
【바티칸 외신종합】동방교회 총대주교 바르톨로메오 1세는 10월 18일 세계주교대의원회의 제12차 정기총회에서 처음으로 가톨릭교회의 주교들 앞에서 연설을 한 뒤 이는 “역사적인 사건”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교황 베네딕토 16세는 “우리가 같은 아버지를 가졌는데 어찌 우리가 형제가 아닐 수 있는가?”라며 동서방 교회의 형제적 관계를 강조했다.
바르톨로메오 총대주교는 주교단의 단체성과 로마 주교의 수위성에 대해 언급하고, 동방교회에서는 단체성의 개념은 교회론의 관점에서 근본적인 중요성을 갖는다고 말했다. 시노드의 맥락에서 수위성은 교회의 통치와 조직의 초석을 이룬다. 라벤나의 문헌에 따르면 수위성과 단체성 사이의 독립성은 교회의 모든 수준의 생활에서 그 특징을 이룬다.
그는 여기에서 “시노드에서 연설할 수 있는 특권을 누린다는 바로 그 사실이 바로 동서방 교회가 단체성 안의 수위성의 맥락 안에서 함께 할 수 있는 날이 올 것임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바르톨로메오 총대주교는 이어 두 번째 부분에서 성경을 통한 하느님 말씀에 대한 경청과 연구, 성사적 생활의 중요성에 대해서 강조했다. 그는 성 요한 크리소스토모를 인용해 하느님 말씀은 항상 문화적, 인간적 다양성에 귀기울이고 수용함으로써 그러한 다양성을 존중하고 이해했음을 상기시키고, 하느님 말씀을 특정한 문화적 환경에 적응시키는 것은 말씀을 통해 세상을 변화시키도록 불리운 교회의 선교적 사명의 본질적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결론적으로 하느님 말씀의 사도로서 인종차별과 근본주의와의 투쟁, 빈곤을 부리뽑고 관용을 양육해 평등을 건설하는 것이 역사상 어느 때보다도 중요한 소명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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