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 이유에 시원스런 ‘답’ 제시해야”
참여와 공유로 내실을 만들라
2007년 10월 28일 창간된 ‘가톨릭신문 수원교구’는 한국 교회에서는 처음 시도된 교구 신문으로 교회 언론의 새 장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지역 교회의 사목과 복음화 여정에 교회 언론이 구체적으로 함께 한다는 점에서 지난 1년간 수원교구뿐 아니라 한국 교회의 비상한 관심을 받아왔다.
‘가톨릭신문 수원교구’는 창간 1주년을 맞아 교구 신문을 지근거리에서 접하는 교구 홍보 담당 사제와 명예기자, 평신도단체 대표들을 만나 지난 1년을 되돌아봤다. 한국 교회 최초 교구신문을 접하는 사목자들과 신자들의 목소리를 듣고 지면에 반영할 뿐 아니라 보다 발전적인 신문으로 거듭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기 위함이다.
좌담은 10월 10일 오후 1시부터 교구청 2층 백윤현 신부(교구 사무처 홍보·전산 전담) 집무실에서 마련됐다.
■ 참석자 백윤현 신부(교구 사무처 홍보·전산 전담)
정태경 회장(교구 평신도사도직협의회)
조정은 회장(교구 여성연합회)
이상숙 명예기자(제1기 교구 명예기자단)
이승환 기자(가톨릭신문 취재팀)
■ 이승환 기자(이하 사회) - ‘가톨릭신문 수원교구’가 창간 1주년을 맞았다. 각자 소감 한 말씀씩 부탁한다.
▲ 백윤현 신부(이하 백) - ‘가톨릭신문 수원교구’가 1년이라는 기간 동안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는 느낌이다. 처음 자전거를 탈 때는 뒤뚱거린다. 하지만 어느 정도 속도가 붙으면 균형을 잡고 안정적으로 달릴 수 있는 것처럼 ‘가톨릭신문 수원교구’도 이제 속도를 내며 자리를 잡아가는 시기라고 생각한다. 지난 일 년간 수고해 주신 가톨릭신문사 기자분들, 신문에 관심을 보내주신 교구 신자들과 명예기자들, 여러 단체에 감사드린다.
▲ 정태경 회장(이하 정) - 그리스도의 정신을 온 세상에 전하는 ‘가톨릭신문 수원교구’ 1주년을 진심으로 축하한다. 축하의 글을 보낸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1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사실 교구 평협 기사가 나올 때가 아니더라도 요즘은 신문이 기다려질 때가 많다.
▲ 조정은 회장(이하 조) - 창간 1주년이라는 소식에 깜짝 놀랐다. 한 돌이면 이제 발을 떼는 시긴데 그동안 얼마나 노력을 했을까 생각하며 하느님께 감사드리는 기도가 절로 나온다.
▲ 이상숙 명예기자(이하 이) - ‘가톨릭신문 수원교구’가 발행되면서 ‘아! 우리 신문이다’라는 느낌을 받았다. 명예기자의 한 사람으로 신문 발행에 함께 힘을 보태 기쁘다.
■ 사회 - ‘가톨릭신문 수원교구’에 대한 반응은?
▲ 백 - 교구는 교구 소식 뿐 아니라 신앙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신문을 갖고자 하는 열의가 강했다. 지난 1년을 되돌아보자면 무엇보다 신부님들의 인식이 많이 변화됐다는 것이다. 교구 홍보 임무를 맡고 있는 입장에서 교구와 본당의 신부님들이 취재요청을 해 주시고 기사거리를 알려줄 때는 기분이 좋았다. 또 일선 본당에서의 신문 홍보활동에 있어서도 교구 신부님들이 호의적이라는 이야기도 듣고 있다. 물론 쓴소리도 접하게 된다. 하지만 쓴소리를 할 수 있다는 건 그만큼 관심이 있다는 것으로 생각한다.
▲ 정 - 평신도들의 목소리를 생생하게 전달해줬으면 하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사실 신문의 대부분이 교구 행사나 활동, 사진 기사로 지면을 채우는 데 치우친다는 느낌도 받는다. 기존의 내용보다는 창의적이고 미래지향적 소식에 좀 더 신경 써야 하지 않을까 하는 이야기도 나온다. 좀 더 바란다면 평신도들이 교구에 바라는 일들이나 함께 나누고 싶은 이야기. 혹은 교구 사제들이 평신도에게 당부하는 이야기들이 보다 풍성히 실렸으면 한다.
▲ 조 - 평협 회장님 말씀처럼 앞을 내다보고 다양한 이야기들을 실어줬으면 한다. ‘가톨릭신문 수원교구’가 어느 교구에서도 갖지 못한 교구 신문이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교구에서 열심히 하는 일들을 보다 자세하고 정확하게 보도해줬으면 한다.
▲ 이 - 단순히 본당 행사만 보도하기 보다는 교구의 방침에 기초해 본당공동체가 움직이고 있음을 알려주는 기사가 많아졌으면 한다. 신문이 본당이라는 틀을 벗어나 교구 전체의 움직임을 바라보는 넓은 시각을 전해주는 역할을 해 줬으면 한다.
■ 사회 - ‘가톨릭신문 수원교구’는 본지와 함께 교구 관할지역에 전해지고 있다. 신자들이 많이 구독하고 관심을 갖고 있는지.
▲ 정 - 아무리 보람되고 희망을 주는 소식이라도 읽고 마음에 새기는 독자가 없다면 의미가 없다. ‘가톨릭신문 수원교구’를 구독하지 않거나 혹은 교구 신문이 따로 발행된다는 것조차 모르는 신자들도 사실 많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독자 확보가 우선 시급하지 않을까. 각 본당에서 수원교구 신문을 알리고 독자층을 확보해야 한다. 아울러 이미 구독을 하고 있는 신자들은 교구 관할 지역의 산간오지나 군부대, 교도소에도 보낼 수 있도록 적극적인 홍보활동이 필요하다.
▲ 조 - 단체에서 활동하거나 봉사활동을 활발히 하는 신자들은 많이 구독하고 있고 관심도 많다. 하지만 신앙이 부족하거나 이제 갓 세례 받은 분들은 신문 자체가 ‘나와 관계없다, 어렵다’고 이야기한다. 그런 신자들을 위해 신문이 좀 더 다가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교구에서 어떤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 대리구에서는 어떤 계획을 갖고 있는지, 신자들과 어떻게 함께 하는지를 신문을 통해 신자들이 알아야 하지 않을까. 왜 가톨릭신문을 신자들이 구독을 해야 하는지에 시원스레 답할 수 있는 신문이었으면 한다.
▲ 이 - ‘가톨릭신문 수원교구’에 대한 관심이 늘어났다. 구독하는 신자들도 늘었다. 하지만 교구 신문으로 발행되는 것에 비하면 여전히 신문을 접하지 못하는 신자들도 많다.
■ 사회 - ‘가톨릭신문 수원교구’에 실린 기획이나 기사 중 기억에 남는 것이 있다면?
▲ 백 - 개인적으로 ‘길에서 쓰는 수원교구사’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전통 깊은 성당들을 일목요연하게 이야기해준 기획이었다. 신문을 통해 교구의 역사를 쉽게 알 수 있어서 좋았다. 또 ‘바오로 해에 만난 바오로’는 명예기자단에서 기획해 취재하고 ‘가톨릭신문 수원교구’에 정기적으로 보도되는 것이 인상적이다. 명예기자단의 활동이 신문에 반영되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명예기자들이 취재한 기사 중에는 참신한 내용이 많다. 명예기자들의 글도 ‘가톨릭신문 수원교구’에 더욱 많이 보도되기를 희망한다.
▲ 정 - ‘수단을 입으며’를 항상 설레는 마음으로 읽어본다. 간혹 딱딱한 면도 있지만 신부님들의 영성체험과 진솔한 사랑의 글들은 독자들에게 큰 감동을 준다.
▲ 이 - 마찬가지로 ‘수단을 입으며’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신부님들께서 사목하시면서 겪는 솔직하고 담백한 이야기들이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또 ‘평신도 발언대’는 교구 평신도들이 일상 안에서 복음정신을 전해주고 진솔한 이야기들을 거리낌 없이 이야기하는 기획이어서 마음에 와 닿는다.
■ 사회 - 신부님들과 평신도의 기고가 가장 인상적인 기획이라는 것은 예상 밖이다. 사실 본당과 단체의 행사 보도도 신문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높다. 하지만 지면은 제한돼 있다.
▲ 정 - 물론 행사소식도 많이 실린다면 좋다. 하지만 지나치게 반복해서 비슷한 행사를 싣거나 혹은 지면 전체를 사진으로 채우는 경우도 종종 있었다.
▲ 백 - 신문이라는 매체의 특성을 좀 더 살렸으면 하는 생각이다. 교구 신문이라면 교구의 신자들이 참여하고 공유하고 생산해 낼 수 있는 것에 좀 더 관심을 가졌으면 한다. 분명 ‘평신도 발언대’나 ‘수단을 입으며’는 참여의 공간이다. 아울러 가능한 많은 본당 소식들이 실렸으면 한다. 많은 본당의 소식들을 짧게라도 실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신문에 자신의 본당공동체 소식이 작게라도 실린다면 신자들은 더 관심을 갖고 수원교구 신문을 볼 것이다. 세부적으로 지적할 수는 없지만 아직 면 성격이 명확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4면이지만 다양하게 섹션을 구분할 필요가 있다.
▲ 이 - 얼마 전 여러 본당을 묶어서 쓴 기사를 봤다. 그런데 우리 본당도 본당의 날 행사를 했는데도 빠져서 섭섭했다. ‘가톨릭신문 수원교구’가 나오기 전에는 신문에 우리 본당 소식이 나올 거라는 생각도 못했지만 이제 우리 본당, 우리 단체의 소식이 실릴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진 것이라 생각한다. 또 신부님 말씀처럼 독자들이 참여해 꾸밀 수 있는 지면도 준비했으면 좋겠다. 수원교구 신문이니깐 그만큼 교구 신자들의 참여도 활발할 것이다.
■ 사회 - ‘가톨릭신문 수원교구’가 발행되지만 교구에는 주보도 있다. 어떤 신자들은 주보와 신문의 차이점에 대해 의문을 갖기도 하던데.
▲ 정 - 교구의 여러 소식지가 많지만 사실 일반신자들에게 전달될 수 있는 정도의 수량은 아니다. 평협 소식지의 경우도 정기적으로 발행은 되지만 모든 신자들을 대상으로 전달할 수 없다. 하지만 신문은 대량으로 발행된다. 수원교구의 모든 신자들에게 전달될 수 있는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파급영역도, 영향력도 크다.
▲ 조 - 신문이 주보나 소공동체 소식지, 여타 단체 소식지의 내용과 중복된 기사를 낼 필요는 없다고 본다. 다만 신자들이 신문을 보면서 신앙적으로 더욱 내실을 다질 수 있도록 만들었으면 한다. 많은 신자들은 신문을 보며 신앙생활의 부족한 부분을 채운다. 그런 쪽에 보다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 백 - 주보와 가톨릭신문 본지 그리고 ‘가톨릭신문 수원교구’는 성격이 다르다. 주보는 소식도 있고 체험, 나눔 등의 성격도 갖고 있지만 무엇보다도 교육적인 측면이 강하다. 가장 강력하게 교구장님의 사목방침을 전해주는 게 주보라고 생각한다. 반면 신문은 주보보다는 신자들이 좀 더 쉽게 접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 성격을 갖고 있다고 본다. 감동적인 이야기를 보다 자세히 싣고 그러면서 소식도 정확히 전달해줄 수 있어야 한다. 무엇보다도 큰 틀은 교구의 방향, 대리구의 방향을 잡아나가는 신문이었으면 좋겠다.
■ 사회 - ‘가톨릭신문 수원교구’가 교구민 전체가 사랑하고 즐겨 보는 매체가 되기 위해 필요한 점은 무엇일까.
▲ 백 - 신자들의 욕구가 무엇인지 파악해야 한다. 예를 들어 독자 설문조사를 통해 독자들이 신문을 통해 무엇을 얻고자 하는지 알아보는 방법이다. 물론 신자들의 욕구에만 의존할 수는 없다. 하지만 독자들의 생각을 알아보는 것도 필요하다. 또 수원교구판 만의 색깔을 드러내야 한다. 교구와 대리구의 사목방침을 정확히 읽는 신문이 되어야 한다고 본다. 앞서 섹션에 대해 이야기한 것처럼 면 별 특징을 살리는 것도 거듭 이야기하고 싶다.
▲ 정 - 신부님께서 말씀하신 설문조사도 좋은 방법이다. 그리고 아직 신문을 접하지 않고 있는 신자들을 위한 홍보도 강화돼야 한다. 교구와 가톨릭신문사가 함께 손을 잡고 독자층을 넓히는 데 노력을 기울여야겠다.
▲ 조 - 신앙생활을 하면서 신문이 꼭 필요하다는 생각을 일으키게끔 행동을 이끌어내는 신문이었으면 좋겠다. 교구의 모든 가정이 신문을 보며 신앙생활에 힘을 얻었으면 한다. 또 행사 위주의 보도보다는 우리 사회 소외된 이웃, 좁게는 우리 교구의 어려운 이웃들에 관한 기사도 많이 실었으면 한다.
▲ 이 - 감동을 줄 수 있는 기사들이 많아야 한다. 성당 봉헌식 뒷이야기를 전하는 기사가 한 예다. 하느님 사랑을 실천하는 신자들의 이야기가 신문을 통해 확산된다면 그만큼 신문을 찾는 이들도 많아지지 않을까.
■ 사회 - 긴 시간 허심탄회한 충고와 격려 감사드린다. 앞으로도 ‘가톨릭신문 수원교구’의 발전을 위해 힘써주시길 바란다.
▲ 백 - ‘가톨릭신문 수원교구’는 가톨릭신문사가 만들어주는 것이 아니라 수원교구와 함께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을 가졌으면 좋겠다. 그래야만 제대로 자리잡을 수 있을 것이다. 매체의 특징은 참여다. 신문도 참여와 공유를 통해 기사를 생산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교구 홍보실뿐 아니라 각 대리구, 교구의 많은 단체들이 협조하고 참여할 수 있는 신문이 됐으면 좋겠다.
▲ 이 - 명예기자들도 힘을 보태겠다. 취재나 기사가 중복되는 등 아직까지 미흡한 부분들도 있지만 보완해서 좋은 신문 만들기를 희망한다.
▲ 정 - 앞으로 4면을 보람되게 채우실 것 같다. 교구의 사목정책에 대한 소식 뿐 아니라 청소년사목, 사회사목 활동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들도 관심 가져주기를 바란다.
▲ 조 - 평협회장님 말씀처럼 환경과 먹을거리, 사회복지활동 등 보다 다양한 소식으로 ‘가톨릭신문 수원교구’가 꾸며졌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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