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강제로 경제 지원 요구하는 아들 모습에 걱정 앞섭니다
제 아들은 35살이고, 결혼한 지 5년 됩니다.
결혼 후 아들이 부쩍 집에서 돈을 가져가는 일이 늘더니, 최근에는 거의 협박조로 돈을 뜯어가려 합니다. 그리고 늘 “부모님이 해 준 것이 뭐 있느냐”면서 큰 소리를 내는 것입니다. 제가 가족들 모르게 감싸주고 있었는데, 그래서 더 비뚤어진 듯 해서 마음이 아픕니다.
자식한테는 아까울 것이 없다고 생각했는데, 현실적으로 돈 때문에 너무 힘드니 아들도 미워지고, 또 무섭기도 합니다.
A. 올바른 방향 제시가 더 중요 … 기도로 주님께 도움 청하길
문득 얼마 전에 만났던 자매님 한 분이 떠올랐습니다. 그 자매님은 제가 보좌신부로 있었던 본당의 교우로, 거의 10년 만에 만난 것이었지요. 사실 저는 이 분을 기억하지도 못했습니다. 그런데 자매님께서는 너무나 반갑게 제 손을 꼭 잡으시면서, “신부님이 아니었으면 전 죽었을 지도 몰라요”라고 말씀하시는 것이었습니다.
그 당시 자매님께서는 제게 아들의 문제에 대해 상담을 하셨답니다. 즉, 아들이 사업을 하는데 계속해서 돈을 달라는 것이었지요. 자매님은 사랑하는 자식한테 계속 돈을 주는 것이 과연 옳은 것인가 하는 생각에 불안해 했습니다. 그때 제가 물질적으로 도와주지 말고, 또 다투지 말고 열심히 기도만 하라고 단호하게 얘기했다고 합니다.
자매님은 힘들었지만 자식을 위해서는 그렇게 해야겠다는 생각에 매정할 정도로 도와주지 않았다고 해요. 아들은 술만 먹었다하면 화를 내고 욕을 하는데, 그때에도 제가 시켰던 대로 대꾸하지 않고 열심히 기도만 했다고 합니다.
10년이 지난 지금, 아들은 예전 모습이 완전히 사라져 부모님께 효도하는 착한 아들이 됐다고 합니다. 만약 그때 계속 돈으로 도와주려고만 했으면, 아들도 망했고 자신도 망했을 것이라고 말씀하시더군요.
이번 상담을 의뢰한 분에게도 똑같이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물질적인 도움이 항상 올바른 것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즉, 물질적인 도움을 주었다는 것만으로 부모의 역할을 다했다고 말할 수 없습니다. 그보다는 올바른 방향을 안내해 주는 역할이 더 중요합니다.
여기에서 우리가 잊어서는 안 될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기도입니다. 어렵고 힘든 이 시간에 주님을 초대함으로써 보다 더 올바른 판단을 할 수 있으며, 주님께서 원하시는 길로 나아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 무척 힘든 시기 같네요. 저 역시 기도로 함께 합니다.
조명연 신부(인천 간석4동본당 주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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