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회 가톨릭학술상 본상 수상작에 김건태 신부(수원가톨릭대학교 대학원장)의 「예언자의 법과 정의 개념」(수원가톨릭대학교출판부, 2006년)이 선정됐다. 아울러 가톨릭학술상 연구상 제6회 수상자의 영예는 「황사영 백서의 원본과 이본에 관한 연구」(서강대학교대학원, 2005년)를 쓴 여진천 신부(원주교구 배론성지 주임)와 「조선의 선교사, 선교사의 조선」(한국교회사연구소, 2008년)을 펴낸 조현범 박사(한국교회사연구소 연구원)에게 돌아갔다.
시상식은 11월 14일 오후 5시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회관에서 열리며, 각 부문 수상자에게는 상금(본상 1천만원·연구상 500만원)과 상패가 수여된다.
가톨릭신문사 가톨릭학술상운영위원회(위원장 이창영 신부)는 교계 및 학계로부터 엄정한 심사와 자문을 거쳐 올라온 후보작들을 대상으로 심사위원회를 열었다.
장인산 신부(청주교구 총대리, 가톨릭학술상 심사위원장)와 이용훈 주교(수원교구 부교구장), 조규만 주교(서울대교구 보좌주교), 김진소 신부(호남교회사연구소 소장)로 구성된 가톨릭학술상 심사위원회는 최종심사위원회의를 통해 10월 25일 김건태 신부의 저서를 본상 수상작으로 선정했다.
또 자부심과 열정을 갖고 꾸준히 신학 연구에 매진해 온 여진천 신부와 조현범 박사를 연구상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가톨릭학술상은 가톨릭신문사가 교회 학문 발전에 기여한 연구자를 우리의 손으로 발굴, 격려하기 위해 제정한 상으로, 문화체육관광부가 후원하고 (주)세정그룹이 협찬한다.
본상/김건태 신부 「예언자의 법과 정의 개념」
예언자 아모스·미카 등 가르침 정리
■ 「예언자의 법과 정의 개념」(수원가톨릭대학교출판부/312쪽/1만5000원)
김건태 신부가 지난 2006년 자신의 사제서품 25주년 은경축을 기념해 펴낸 저서. 기원전 8세기에 활동했던 4명의 예언자 아모스·호세아·이사야·미카의 가르침을 성서신학적 관점에서 분석하고 정리한 책이다.
책은 예언서 중에서 ‘법과 정의’의 개념을 공시적, 통시적 분석을 넘나들며 입체적으로 조망하고 있다. 특히 히브리어 원문 성경 구절 하나하나를 낱낱이 해부, 좀 더 넓은 이해의 지평으로 이끌어 준다.
그동안 김신부가 ‘법과 정의’를 주제로 써온 논문들을 추려 엮었기에 일반 신자들이 이해하기에는 조금 딱딱한 편. 그러나 성경 공부를 한 경험이 있거나 또 하고 있는 이들이라면 도전해볼만하다.
■ 김건태 신부 약력
△1953년 출생
△1978년 2월 가톨릭대학교 신학대학 졸업
△1981년 6월 파리대교구 주교좌성당 사제서품
△1982년 파리가톨릭대학교 성서신학 석사학위
△1982~84년 가톨릭대학교 신학대학 출강
△1982~85년 수원교구 신장본당 및 지동본당 보좌
△1983~87년 가톨릭교리신학원 출강
△1984년~현재 수원가톨릭대학교 성서신학 교수
△1998년 파리가톨릭대학교 성서신학 박사학위
△2002~2006년 수원가톨릭대학교 학생처장·교무처장·도서관장·총장 역임
△2006년~현재 수원가톨릭대학교 대학원장
■번역서-불어판 성경안내서 「모세오경」,「루카복음」 등 9권
■논문- ‘예언자의 소명사화 연구’ 등 12편
■저서-「은빛여정, 욥기와 코헬렛」(생활성서사, 2008년), 「은빛여정, 예언과 지혜」(생활성서사, 2007년), 「예언자의 법과 정의 개념」(수원가톨릭대학교출판부, 2006년)
연구상/여진천 신부 「황사영 백서의 원본…」
백서에 대한 인식 설득력 있게 서술
■「황사영 백서의 원본과 이본에 관한 연구」(서강대학교대학원/441쪽/비매품)
여진천 신부의 2005년 10월 서강대학교 박사학위 논문. 황사영 백서의 원본과 이본의 종류, 원본 연구, 이본 연구 등을 총체적으로 깊이 있게 다루며, 백서에 대한 인식과 영향에 대해 설득력 있는 기술을 하고 있다.
여신부는 국내외에 산재한 백서가 보존된 현장을 직접 방문하고 확인하면서, 그동안 학계에서 발표된 모든 자료들을 바탕으로 이 논문을 완성했다.
백서의 수많은 이본과 그에 대한 잘못된 해설이 만연한 상황에서 저자의 논문은 백서의 진실과 실체를 여러 측면에서 규명함과 동시에 한국 초기 천주교회사를 이해하는 새로운 방향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 여진천 신부 약력
△1965년 출생
△1992년 광주가톨릭대학교 졸업 및 원주교구 사제서품
△1992~94년 원주교구 원동본당·배론성지 보좌
△1995~99년 가톨릭대학교 성심교정 국사학과 및 동대학원 졸업(문학석사)
△2000~06년 서강대학교 사학과 대학원 졸업(문학박사)
△2003년~현재 수원가톨릭대학교 강사, 주교회의 시복시성위원회 역사 및 고문서 전문가 위원
△2004년~현재 주교회의 문화위원회 총무
△2005년~현재 배론성지 주임
■논문-‘윤을수 신부의 민족의식과 사회복지활동’, ‘조선후기의 효 사상과 천주교 신앙과의 연계성’, ‘한국 초기 순교자들의 삶과 영성’ 등 8편
■저서-「가톨릭교회의 교구기록관리 방안」(한국국가기록연구원, 2004년),「황사영 백서의 원본과 이본」(국학자료원, 2003년),「누가 저희를 위로해 주겠습니까」(기쁜소식, 1995년)
연구상/조현범 박사 「조선의 선교사, 선교사의 조선」
조선시대 풍습·문화 생생히 소개
■ 「조선의 선교사, 선교사의 조선」(한국교회사연구소/356쪽/2만원)
조선에서 활동한 프랑스외방전교회 선교사들의 조선 인식과 문명관을 밝히고 이들의 인식이 조선천주교회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분석한 책. 한국교회사연구소 교회사 연구총서 제7집이다.
책은 프랑스 선교사들이 조선에 살면서 기록해 파리외방전교회 본부로 보낸 서한을 토대로, 선교사의 눈으로 본 조선 풍습과 문화 등을 생생하게 소개한다. 1부 ‘조선의 선교사-조선 파견 선교사들의 성향과 활동’, 2부 ‘선교사들의 조선-선교사들의 조선 인식’, 3부 ‘조선의 선교사’ 등으로 이뤄졌다.
■ 조현범(토마스·수원교구 범계본당) 박사 약력
△1967년 출생
△1991년 2월 서울대학교 종교학과 졸업
△1994년 2월 서울대학교 대학원 종교학과 졸업(문학석사)
△1999~2000년 한국학중앙연구원 특별연구원
△2000~2001년 프랑스 사회과학고등연구원 초빙연구원
△2002년 8월 한국학중앙연구원 한국학대학원 종교학전공 졸업(철학박사)
△2004년~현재 한국학중앙연구원 한국학대학원 출강
△2007년~현재 한국교회사연구소 책임연구원
■논문-‘파리외방전교회와 조선대목구의 분할’, ‘프랑스 선교사들과 한국 천주교회의 성모신심’, ‘19세기 종교문화를 바라보는 천주교 선교사의 시선’ 등 21편
■저서-「조선의 선교사, 선교사의 조선」(한국교회사연구소, 2008년),「근대 한국 종교문화의 재구성(공저)」(한국학중앙연구원, 2006년),「근대성의 형성과 종교지형의 변동(공저)」(한국학중앙연구원, 2005년),「한국 근현대사와 종교문화(공저)」(호남교회사연구소, 2003년),「문명과 야만, 타자의 시선으로 본 19세기 조선」(책세상, 2002년)
본상 심사평/조규만 주교(서울대교구)
“말씀 따르려는 이들에 도움”
인류 사회는 오래 전부터 법과 정의의 실현을 꿈꿔 왔지만, 그 꿈은 아직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 오늘날에도 곳곳에서 크고 작은 불법과 불의가 자행되고 있다. 본 작품은 하느님의 뜻을 헤아리고, 하느님의 이름으로 법과 정의의 실현을 위해 투쟁한 4명의 구약의 예언자들을 소개한다. 기원전 8세기경에 활동했던 아모스·호세아·이사야·미카가 그 주인공이다.
이들은 이스라엘 백성들이 선민의식에 사로잡혀 있을 때, 하느님은 이스라엘 백성들만이 아니라 모든 민족의 하느님이시라는 것과 아울러 하느님이 원하시는 것은 바로 정의라는 사실을 일깨워준 위대한 예언자들이었다.
저자는 성서학문적 방법으로 본문을 구조적으로 분석해 재구성하고, 신학적 관점을 도출해내고 있다. 성서학문적 방법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복잡하고 사소하게 느낄 수 있겠지만, 저자는 단어 하나하나에 주목하고 복수 2인칭의 문장과 복수 3인칭의 문장 하나하나를 구분하면서 각 절의 유형까지 세밀하게 작업해내고 있다. 저자의 철저한 분석 작업을 통해 하느님의 말씀이 기록되는데 얼마나 복잡한 과정을 거쳤는지 알 수 있다.
저자는 이러한 예언자들의 기록을 통해 하느님께서 정작 말씀하시고자 하는 뜻을 정확하게 파악하고자 시도했다. 위대한 예언자들은 법과 정의를 떠난 어리석은 정책과 정의와 형제애가 사라진 헛된 예배를 고발하는 한편 하느님을 찾고, 알고, 믿게 되기를 제안한다.
예언자들이 선언하는 심판이나 훈계의 말씀은 그 시대를 초월해 오늘을 사는 우리들에게까지 해당되는 진리의 말씀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한국 가톨릭교회에서는 뒤늦게 성경 공부 바람이 불고 있다. 보다 정확하게 하느님 말씀을 이해할 수 있도록 그 바탕을 제공해주는 성경학자들의 도움이 필요한 때다. 이러한 시기에 저자의 학문적 노력은 함께 공부하는 성경학자들은 물론 하느님 말씀을 성실하게 읽고 따르려는 많은 이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다. 많은 학자들의 연구 업적들이 나오기를 희망하며, 아울러 저자의 학문 연구에도 더 많은 진전과 보람이 있기를 기원한다.
연구상 심사평/이용훈 주교(수원 부교구장)
“신앙인의 올바른 태도 제시”
여진천 신부님의 서강대학교 대학원 박사학위 논문인 ‘황사영 백서의 원본과 이본에 관한 연구’가 가톨릭학술상 연구상을 받게돼 기쁘다. 신부님께 그간 노고에 깊은 감사를 드리며 축하의 말씀을 전한다.
백서는 한국 교회사에서 대단히 중요한 사료이다. 백서 안에는 신유박해의 발단과 진행과정, 주문모 신부를 비롯한 순교자 열전, 조선 교회의 재건과 신앙의 자유를 얻기 위한 5가지 방안이 제시되어 있다. 백서를 저술한 황사영은 굳건한 신앙심과 교회에 대한 충정을 토대로 국가의 부당한 박해에 의해 죄 없이 죽어간 순교자들을 언급하고, 유일한 중국인 사제 주문모의 순교 사실을 기술하며 박해의 종식과 교회의 재건을 열망하는 마음을 백서에 담았다.
백서가 북경으로 보내지기 전에 압수당했기에 정부가 작성한 이본(異本) 백서들이 나오게 되고, 백서에 대한 바른 연구에 혼선을 빚게 됐다.
그러나 여진천 신부님의 연구로 백서에 대한 분명한 실체가 드러나게 됐다. 지금까지 연구된 일반 사학계와 교회사의 모든 연구를 토대로 작성된 논문이기에 학문의 객관적인 권위와 지위를 확보하게 됐다.
이 논문은 백서의 교회사적인 의미와 함께 신학적인 해설, 미래 한국 교회의 전망과 신앙인의 바른 태도를 제시하고 있기에 그리스도인의 영적 성숙에도 많은 도움을 준다.
신부님의 수고와 업적에 깊은 감사를 드린다. 신부님께서 계속 학문에 정진해 한국 천주교회의 발전과 성장이 담긴 훌륭한 연구 저서들을 발간하기를 기대한다.
연구상 심사평/이용훈 주교(수원 부교구장)
“선교사 연구 활성화 기대”
존경하는 조현범 박사의 가톨릭학술상 연구상 수상에 대해 깊은 감사와 축하를 드린다. 이 연구의 결과를 바탕으로 19세기 중엽 조선에 파견된 프랑스 선교사에 대한 연구가 더욱 활발하게 이루어질 것으로 기대한다.
이 연구를 통해 한국교회는 당시 천주교회 내부의 동향과 대사회적인 상황을 이해할 수 있는 귀중한 사료를 얻었다.
아울러 근대 한국 종교사에서 천주교와 한국 사회의 만남이 갖는 가치와 의미를 밝힐 수 있게 됐으며, 개항기 이전 한국 사회의 근대화된 문명과 그 수용, 정착 등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게 됐다.
앞으로 조현범 박사님의 연구가 깊은 결실을 맺어 한국 천주교회사에서 서양인 선교사들에 의해 사목이 펼쳐지던 시기를 조명하고 정리해 새로운 이정표를 제시하는 날이 오기를 기대한다.
조현범 박사님의 연구 결과에 경의와 존경을 표명하면서, 하느님의 크신 축복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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