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형과 조화 이루며 역동적 모습 뽐내
전주교구 ‘천호부활성당’(주임 김영수 신부)이 한국건축가협회가 주관하는 ‘제31회 한국건축가협회상’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1979년 제정된 한국건축가협회상은 대한민국을 대표할만한 아름다운 건축물에 수여하는 우리나라 최고의 건축상으로, 해당 연도에 완성된 건축물 중에서 건축적 성취도와 완성도가 높은 7작품을 선정해 건축가, 건축주, 시공자에게 각각 수여한다.
따라서 11월 17일 오후 5시 대구전시컨벤션센터(EXCO)에서 열리는 시상식에서는 건축가 김광현(안드레아) 서울대 건축학과 교수와 박훈영(프란치스코) 아름건축 소장, 건축주 전주교구장 이병호 주교, 시공자 이성구(도미니코) 유앤아이건설 대표이사가 함께 수상한다. 아울러 천호부활성당에는 한국건축가협회상 작품상 기념 동판이 부착된다.
천호부활성당은 전북 완주군 비봉면 천호산 기슭에 자리하고 있다. 성당은 진입해 들어오는 길, 성당으로 접근하는 길 등 입구에서부터 고즈넉한 분위기가 잘 조화된다. 천호성지의 모든 위치에서 바라봐도 상징적인 형태가 드러나도록 세워졌다.
앞마당은 짙은 숲이 배경을 이루며, 성당 입구는 낮추고 제대 쪽은 높여 성당의 전체적인 형태가 사방에서 기울어진 모습을 하고 있다. 외벽은 송판 무늬를 낸 노출 콘크리트로 제작됐다.
천호부활성당이 지형과 조화를 이루면서 더욱 역동적인 느낌을 주는 것은 훗날 납골당으로 사용될 성당의 지하 공간 때문이다. 지하 공간은 외팔처럼 생긴 지붕으로 덮인 통로가 길게 나 있다. 성당을 거치지 않고, 바깥 주차장에서 납골당에 직접 이르게 하기 위한 설계자의 세심한 배려다.
통로에는 난간 벽이 올라와 있어 땅 속을 파고드는 듯 한 느낌이 든다. 망자의 공간을 상징하는 부분이다. 통로 벽면에는 이병호 주교가 직접 지은 시 ‘해 뜨는 곳과 해지는 곳, 어제와 이제가 함께 부르는 노래’가 적혀 있다. 성당의 종탑은 전주교구 설정 50주년을 기념한 종을 옮겨온 것이다.
성당 내부는 벽면과 천장의 크기가 모두 다른 3각형으로 꾸며졌다. 다각형의 내부 공간과 모양과 깊이가 다른 창들은 박해를 죽음으로 이겨낸 선조들의 신앙을 형상화하며, 성당을 순교와 부활의 기쁨을 기다리는 성스러운 공간으로 만들어냈다.
또한 북측의 제대를 거쳐 들어오는 빛은 각 면의 밝기를 서로 다르게 만들어 준다. 적삼목 각재를 반복해 만든 성전 내부는 마치 산 속에 들어와 있는 듯한 느낌을 들게 한다.
■ ‘천호부활성당’은
천호부활성당은 천호성지 내에 들어서 있다. 호남지역이 자랑하는 대표적인 사적지인 천호성지는 그 이름처럼 하느님의 부르심을 받은 백성들이 교우촌을 이루고 150여년 동안 ‘하느님을 부르며’ 살아온 신앙의 터전이다.
천호성지에는 1866년 전주 숲정이에서 순교한 이명서(베드로), 손선지(베드로), 정문호(바르톨로메오), 한재권(요셉)와 충청도 공주에서 순교한 김영오(아우구스티노), 1868년 여산에서 순교한 열 분의 순교자 등이 묻혀있다.
전주교구는 1984년부터 천호성지 개발에 들어가 1985년 11월 30일 자치교구 설정 50주년 기념 선포일에 맞춰 축복식을 가졌고, 1987년에는 성지 내에 피정의 집을 세웠다.
천호부활성당은 지난해 5월 19일 전북 완주군 비봉면 내월리 천호동 905-1 현지에서 이병호 주교 주례로 봉헌식과 축복식을 가졌다.
성당은 대지면적 6280여㎡에 연면적 1722㎡, 지하 1층, 지상 1층 규모로, 지하 1층은 7000여 기를 수용할 수 있는 납골당이, 지상 1층은 600여 석의 성전으로 구성돼 있으며, 총 공사비는 28억여 원이 들었다.
■ ‘천호부활성당’ 찾아가는 길
▲자가용 차량을 이용할 경우 : 호남고속도 익산IC → 톨게이트 나와서 국도 좌측 진출로 진입 → 백제예술전문대 → 비봉면 소재지 3거리에서 좌회전 → 천호성지
▲대중교통을 이용할 경우 : ‘전주-고산’ 간 시내버스(수시 운행) → 고산에서 하차 후 ‘고산-천호마을’ 간 시내버스(1일 6회 운행) → 종점 하차 → 천호마을에서 성지까지 500m 도보 → 천호성지
※문의 063-263-1004∼5
사진설명
▲한국건축가협회가 주관하는 '제31회 한국건축가협회상' 수상작으로 선정된 전주교구 '천호부활성당'. 전북 완주군 비봉면 천호산 천호성지 내에 위치해 있다.
▲성당 앞마당은 짙은 숲이 배경을 이루며 송판 무늬를 낸 노출 콘크리트로 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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