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여성연합회 아·태 지역 총회 행사 이모저모
개도국 지원 등 '나눔' 프로젝트 착수
오는 2010년 창립 100주년을 맞는 세계가톨릭여성연합회 산하 각 지역 연합회 중 아시아·태평양 지역 총회가 10월 26~31일 서울 국제 유스호스텔 등지에서 펼쳐졌다.
이번 총회에서는 각종 강연과 실천사항 논의에 이어 친교를 나누는 다채로운 행사가 마련돼 참가자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6일간의 여정을 돌아본다.
◎… 총회 개막미사는 10월 27일 오전 9시 서울 명동성당에서 서울대교구 염수정 주교 주례로 봉헌됐다. 개막미사에는 주한 교황대사 오스발도 파딜랴 대주교와 원불교 이선종 서울교구장, 한승수 국무총리 부인 홍소자(안젤라) 여사 등도 참석해 축하인사를 전하기도.
염수정 주교는 미사 강론을 통해 “성모 마리아는 깊은 신심과 지극한 겸손으로 하느님과 인간을 연결해주고 화해와 평화를 이루도록 이끌어주신 분”이라며 “성모 마리아의 모범을 본받아 여성들이 먼저 사회 각 분야에서 평화에 이바지하는 자세를 보여주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 이번 총회는 지난 1983년 한국가톨릭여성협의회가 세계가톨릭여성연합회 정회원으로 가입한 이후 처음으로 한국에서 열린 대화와 화합의 장이었다.
이에 따라 행사를 주관한 한국가톨릭여성협의회와 서울가톨릭여성연합회는 29일 절두산 순교성지와 임진각 ‘참회와 속죄의 성당’ 방문 시간 등을 마련, 참가자들이 한국 교회에 대한 이해 폭을 넓히는 시간을 제공했다.
특히 이날 원불교 초청으로 이뤄진 친교시간에는 원불교측에서 준비한 한국 전통음악 공연 등을 통해 각국 참가자들이 나라와 종교를 초월해 두 손을 맞잡고 일치를 이루는 시간을 가져 긴 여운을 남겼다.
◎… 10월 30일 폐회식에서는 ‘프로젝트 여성 2009’ 사업 착수금 전달식이 관심을 모았다. 이번 사업 착수금은 서울대교구 한마음한몸운동본부의 지원을 받아 이뤄진 것으로 피지, 인도, 인도네시아, 필리핀 대표들에게 전달됐다.
세계 가톨릭여성연합회 아태 지역 오덕주 회장은 “단순한 회의보다 행동으로 나눔을 보여주기 위해 마련된 것”이라며 “어려운 나라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보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홍콩 가톨릭여성연합회도 이번 총회를 계기로 프로젝트 여성 2009 사업에 동참, 3000달러를 지원하기로 했다.
◎… 폐회식은 ‘평화를 일구는 여성들-신앙과 행동 안에 일치되어’라는 주제를 바탕으로 국적과 인종을 넘어선 이해의 장으로 꾸며졌다.
이날 각국 회원들은 미사 중 ‘신자들의 기도’를 자신들의 언어로 함께 했으며 자신의 나라를 상징하는 물건과 기념품 등을 봉헌했다. 폐회식 이후에도 참가국 회원들은 민속공연을 함께 펼치며 각국 문화에 대한 이해를 넓혔다.
원주교구 가톨릭여성연합회 송영순(글라라·58) 회장은 “언어소통의 어려움은 있었지만 이번 총회를 통해 세계 여성이 한 가족이라는 것을 느꼈고, 어려운 일 또한 함께 해결해나갔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 세계가톨릭여성연합회 아·태지역 오덕주 회장 인터뷰
“이주노동자의 권익 보호, 여성 존엄성과 권리에 대한 인식, 여성의 사회 참여, 환경친화적 의식, 사랑 나눔 확산 등 다양한 문제에 대해 논의했습니다.”
세계가톨릭여성연합회 아태지역 오덕주(데레사) 회장은 ‘2008 세계 가톨릭여성연합회 아태 지역 총회’를 두고 이렇게 말했다.
오회장은 “이번 결의에서는 이주노동자의 권익보호 이외에도 여성의 존엄과 권리 인식을 변화시키기 위해 힘을 보태기로 했다”며 “평화 협상 등의 과정에도 여성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애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여성의 존엄과 권리를 위해서는 사회 저변의 ‘의식 변화’가 동반돼야 하며 남성들의 태도 변화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호주에서는 가톨릭여성연합회가 국회에 ‘여성들의 소리’를 보내고 호응을 받습니다. 국가에서 표창을 받기도 했어요. 정부에서도 그들의 활동을 인정하고 격려하는 셈이지요.”
오회장은 이번 결의안을 통해 세계가톨릭여성연합회가 여성을 위한 법률안 개정을 위해 노력할 계획이며 의식변화를 위한 격려도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환경보호를 위한 사람들의 의식 변화와 사랑을 확산시키기 위한 다양한 노력 등도 실천에 옮길 예정이다.
“이번 행사에 전국 가톨릭여성연합회 회원들이 많이 모였어요. 기꺼이 나눔의 정신을 드러내며 각국의 손님들에게 따뜻한 정을 보여주신 회원들께 감사드립니다.”
그는 이번 총회의 의미를 ‘평화’라는 주제의 중요성에 대해 공감하고 여성에 대한 공통점을 재인식할 수 있었던 시간이라고 평가했다.
“세계적 여성문제는 가난과 여성폭력 등 대체로 비슷했습니다. 우리는 총회에서 많은 공감대를 찾았고 형제애 또한 느꼈습니다. 서로에게 힘이 될 수 있었던 뜻 깊은 시간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사진설명
▲27일 아·태 총회 개막미사 봉헌 후 주한 교황대사 오스발도 파딜랴 대주교와 한승수 국무총리 부인 홍소자(안젤라) 여사가 인사를 나누고 있다.
▲총회 참가자들이 주제 강연을 청강하고 있다. 이번 총회에서는 기조강연에 이어 총3개의 주제 강연이 이어졌다.
▲각국 가톨릭여성연합회 기금 마련을 위해 열린 국제장터에서 참가자들이 각종 공예품 등을 사고팔며 친교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명동성당 꼬스트홀 1층에서 열린 축하연에서 참가 귀빈들이 축하케이크를 자르고 있다. 왼쪽에서부터 염수정 주교, 강우일 주교, 카렌 헐리 세계가톨릭여성연합회 회장, 주한 교황대사 오스발도 파딜랴 대주교, 오덕주 아태 지역 회장, 권경수 한국가톨릭여성협의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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