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해져라, 이얍”
전병용(베드로·39·서신본당)씨의 마술은 소박하다.
공간 이동을 하고, 눈앞에 있는 거대한 건축물을 순식간에 사라지게 하는 등 거창한 마술이 아니다. 그저 손안에서 맴돌고, 펼쳐지는 작은 속임수. 그 소박한 속임이 신앙인들을 기쁘게 한다.
“고기잡이와 농사일 외엔 모르고 사는 이곳 교우들의 얼굴은 늘 굳어 있습니다. 어떻게 하면 그 굳은 표정을 밝게 해드릴 수 있을까 고민하다 마술을 하게 되었습니다.”
본당에서 재정위원회 차장을 맡고 있는 젊은 어부(?) 전병용씨는 본당 경로 잔치 등 잔치가 열리는 곳이면 어김없이 찾아간다. 무대복도, 분장도, 도구도, 마술도 변변한 것 하나 없지만 그의 마술 공연을 보는 남녀노소 모든 관객을 한껏 기쁘게 한다. 실수를 해도 박수를 치고, 우물쭈물 동작에도 환호하고, 실수 없이 마무리를 하면 박수로 보답한다.
마술을 한 후부터 가족의 평화도 배가 됐다. 딸 세희(크리스티나·12)양은 “하느님도 다른 분들을 웃게 해주시는 아빠를 좋아할 것이라 믿는다”며 “친구들도 아빠가 존경스럽다고 말한다”고 기뻐했다.
마술 하나로 본당 스타가 된 전씨는 최근 욕심을 부리기 시작했다. 좀 더 열심히 연습해 마술의 수준을 끌어올리겠다는 것. 호기심으로 시작한 마술이 가족과 본당, 이웃에 큰 기쁨이 된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마술 하나가 많은 이들을 행복하게 합니다. 저도 행복합니다. 더 많은 연습을 통해 본당 공동체와 이웃에 더 열심히 봉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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