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에 이어 계속) 누가 선교사인가? 결론부터 말하자. 신자라면 누구나 할 수 있고 해야 하는 것이 선교다. 세례 받은 사람이면 누구나 선교사이다. 어떻게 하는 것이 선교인가? 단도직입적으로 말하면 예수님처럼 말하고 예수님처럼 사는 것이다. 그러니까 예수님을 본받고 닮으려는 마음으로 그분처럼 행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분의 가르침과 행적은 신약성경, 특히 4복음서 내용 그대로다. 예수님은 하느님의 나라가 다가왔으니 회개하여 복음을 믿으라고 말씀하셨고, 겉꾸미는 위선자들을 호되게 질책하셨으며, 간음한 여인을 조건 없이 용서하셨다. 소외되고 상처받은 사람을 사랑으로 끌어안았으며, 문둥병자들을 어루만지셨고, 죽어 잠든 자를 일으키셨다. 또한 그분은 힘든 활동이 끝나면 한적한 곳을 찾아 기도하셨고, 틈나는 대로 제자들을 교육하셨다. 그리고 모든 이를 살리기 위하여 당신 자신을 기꺼이 희생하셨다.
선교의 방법을 요약하자면 두 가지로 설명할 수 있다. 즉 ‘선포’와 ‘증거’가 그것이다. 이는 함께 병행되는 것으로 복음을 선포하고, 삶으로 증거 하는 것을 가리킨다.
일상 안에서 ‘나’가 아닌 ‘그분’을 알리고, 나의 사랑을 통하여 그분의 사랑을 전하는 것이다. 이와 더불어 ‘본래적 인간’을 알리고 전하는 것도 중요하다. 왜냐하면 인간은 하느님의 모상으로서 항상 하느님으로부터 사랑받는 존재이며, 미래에 구원될 존재이기 때문이다. 이를 알리고 전하는 것이 선포이다. 사실 기쁜 소식인 복음은 하느님의 구원의지에 따라 어느 한 사람도 예외 없이 모든 이를 향해 있으며, 모든 이를 위한 것이다.
그리고 증거 하는 데 있어서 시대적 징표를 읽는 것은 대단히 중요하다. 당대를 사는 사람들의 움직임과 흐름을 그때그때 파악하는 일은 교회가 세상에 적응하고, 그 사회에 토착화하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하는 부분이다. 군중이 뿔이 난 이유가 무엇이며, 왜 사람들이 촛불을 들고 있는지를 파악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시대적 징표읽기이다.
반대로 촛불무용론을 말하는 이들의 관점도 살펴야 한다. 거기에도 이유가 있을 것이다. 중요한 것은 촛불자체가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촛불을 들고 일어섰다는 데 있다. 경기의 승패가 아니라 수많은 군중이 붉은 옷으로 갈아입고 광장에 모였다는 데 있다. 왜 그들은 거기 그렇게 서 있어야 했는가가 중요하다. 이점에서 시대적 징표 읽기는 종종 사람들의 마음읽기라고 볼 수 있다. 더구나 징표에 대한 복음적 분석이 뒤따라야 하기에 현대선교는 결코 수월한 것만은 아니다. 예수님은 우리에게 초를 켜서 등경 밑에 숨겨두지 말고, 각자의 빛을 세상에 비추라고 하셨다. 우리의 모습이 곧 예수님의 모습처럼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의 작은 선행과 희생이 그분을 알리는 훌륭한 매개체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직 물음은 끝나지 않았다. 왜 복음을 선포해야만 하는가? 한 마디로 모든 이의 ‘회심’을 위해서다. 모든 이가 창조주 하느님을 바로 알고, 성령을 통하여 유일한 구세주 예수 그리스도께로 다가서게 하기 위한 것이다. ‘회개’는 죄의 용서를 받고, 믿음의 삶을 통해 구원을 이루기 위한 전제 조건이다(루카 24, 47 마르 1, 15). 그래서 선교를 달리 ‘복음 선포’라고 한다. 그렇다면 복음 선포의 근거는? 왜 선교해야 하는가에 대해 답할 차례이다.
선교하는 첫 번째 이유는 예수님의 명에 있다. 복음을 선포하라는 것은 예수님의 지상명령이며, 교회가 받은 사명이다(마르 16, 15 마태 28, 19∼20 사도 1, 8).
두 번째 선교이유는 예수님의 표양에 근거한다. 예수님 자신이 복음을 전하고자 선교사로 파견되셨으며, 교회가 그것을 이어 받아 지속하는 것이다(요한 7, 29 17장 전체).
세 번째 선교이유는 성령파견에 근거한 것이다. 예수님은 복음을 선포하기 위하여 제자들과 교회에 ‘성령’을 보내주셨던 것이다(요한 14, 26 사도 2, 4).
마지막으로 선교해야하는 이유는 구원조건에 합치되기 때문이다. 사실 생명의 복음이 선포되지 않으면 구원을 이룰 수 없기 때문이다. “들어야 믿을 수 있고, 전하는 말씀이 있어야 들을 수 있다.”(로마 10,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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