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와 더불어 살 수 있다면…"
“불행이 한꺼번에 찾아왔어요. 말로 표현 못할 고통이죠. 가슴이 울컥할 때가 많고 자주 우울해집니다.”
신길만(예비자·49)·최이순(54) 부부.
신씨의 말대로 부부에게 불행은 함께 찾아왔다. 2005년, 대리석 일을 하던 신씨는 대리석 운반 도중, 왼쪽 다리가 옆으로 꺾이며 넘어져 연골판이 파열됐다. 가까운 병원에서 수술을 받았지만 경과는 좋아지지 않았고, 어려운 경제사정 때문에 또 다시 일을 해야만 했다.
2007년 1월. 그는 청소 용역에 나섰다. 양쪽 팔에 20kg씩 되는 음식물 쓰레기를 들고 청소차에 매달리기를 여러 번. 수술한 왼쪽 다리에 또 다시 연골판 파열이 찾아왔다.
“그때부터 통증이 찾아오더라고요. 계속되는 통증으로 수술만 3번을 했습니다. 바늘로 찌르는 아픔이 오면 말로 표현할 수가 없어요.”
부인 최씨도 같은 시기, 비슷한 사고를 당했다. 목욕탕에서 일하던 그가 물기 묻은 곳을 헛디뎌 연골판이 파열된 것이다.
재활치료를 했지만 통증이 오기 시작했다. 다리가 퉁퉁 붓더니 걷지도 못한다. 병원의 진단은 복합부위통증증후군(CRPS). 산재로도 인정되지 않는 질병이다.
통증증후군으로 거동이 불편해지더니 급기야 당뇨와 고혈압이라는 합병증까지 찾아왔다. 당뇨 탓에 시각장애가 오면서 우울증까지 앓고 있다.
부부의 짐도 날로 커지고 있다. 통증 탓에 일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부부에게 병원비용 마련은 그림의 떡이다. 그나마 있던 집을 팔고, 이제는 월세로 내려앉았다.
“제 다리도 성치 못한데 아내까지 이렇게 되니 그냥 도망가고 싶었습니다. 누가 알아주지도 않고 힘쓸 다리도 없었거든요.”
그는 하루에도 몇 번씩이나 통증이 찾아오는 아내가 안타깝다고 했다. 그나마 산재처리가 되지 않아 병원에 가는 차량지원도 받을 수 없다.
“갈수록 추워지고 살기는 어려워지지만, 아내와 더불어 살아야죠. 그래도 아침에 해가 뜨면 ‘힘을 내서 살아봐야지’ 합니다.”
※도움 주실 분 우리은행 702-04-107881 농협 703-01-360446 (주)가톨릭신문사
기사입력일 : 2008-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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