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가사키 이승환 기자]
○…시복식에는 한국과 인도, 필리핀, 베트남, 타이완 등 아시아 각국 주교들이 대거 참석했지만 300여 명의 평신도가 참석한 것은 해외교회 중 한국이 유일. 일부 평신도들은 궂은 날씨에도 한복을 입고 미사를 봉헌해 일본 취재진들의 관심을 끌었다. 시복식을 주최한 일본 시복시성특별위원회와 시복식실행위원회는 미사 안내책자와 시복식 대형전광판에 한글 안내문구와 자막을 넣어 한국 신자들에게 편의를 제공했다.
○…시복식에는 나가사키에서 유학하는 한국 학생들과 한국어에 능통한 일본 신자들이 봉사자로 나서 눈길. 15년 전부터 한국을 왕래하고 있다는 아이까와 도모이치(세례자 요한·한국증권투자연구회)씨는 “할아버지의 할아버지 때부터 신앙을 지켜온 신자 입장에서 이번 복자 탄생이 눈물 날 것처럼 기쁘다”며 “15명의 한국어 통역자들을 대표해 일본 교회의 기쁜 날 함께 하신 한국 신자들에게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시복식을 지켜본 한국 교회 신자들도 남다른 감동을 전했다. 차기진 박사(양업교회사연구소 소장)는 “세례명이 없더라도 순교 사실만 정확하다면 복자 반열에 오를 수 있음을 보고 시복시성을 추진하고 있는 한국 교회가 이번 시복식을 통해 배울 점이 많다고 본다”며 “일가족 모두가 순교해 시복된 이들이 많다는 것은 가족신앙, 즉 성가정이 현대에도 얼마나 중요한 지를 시사하는 것이라 생각된다”고 말했다.
김아가타 수녀(샬트르 성 바오로 수녀회 서울관구)는 “시복식에 참석한 것 자체가 감격스럽고 큰 은총의 시간”이라고 했고 김수목(예비신자·서울 중계동본당)씨는 “올 12월 20일 세례를 받는데 그 전에 정말 값진 경험을 했다”고 말했다.
○…시복식 후 뉴 나가사키호텔에서 열린 축하연에서 장익 주교(춘천교구장)는 “수세기에 걸친 박해에도 불구하고 하느님을 따르며 목숨을 바친 순교자들을 보며 일본 교회가 정말 대단한 신앙공동체였음을 느꼈다”며 “특별히 오늘 시복식에서 비가 오는 가운데도 신자들이 경건하게 미사를 봉헌하는 모습을 보며 우리가 숫자로만 평가할 교회가 아니며 순교자들이 내린 튼튼한 뿌리를 통해 앞으로 일본 교회가 값진 열매를 맺을 것이라 생각했다”고 전했다.
사진설명
▲한복을 곱게 차려 입고 시복식에 참석한 한국 신자들이 성체를 모시고 있다.
▲시복식 축하연이 열린 뉴 나가사키호텔에서 나가사키대교구장 요셉 다카미 대주교가 이건숙 수녀(예수성심시녀회)의 설명을 들으며 이번 시복식에 대해 보도한 가톨릭신문(11월 16일자)을 보고 있다.
▲시복식에 참석한 한국 주교들. 앞줄 오른쪽에서부터 장익 주교, 장봉훈 주교, 강우일 주교, 뒷줄에는 이문희 대주교와 이형우 아빠스가 자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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