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구 발전 이루는 참 목자 되소서”
지난 10월 10일 교황 베네딕토 16세에 의해 교구장 승계권을 가진 수원교구 부교구장 주교로 임명된 이용훈 주교의 ‘부교구장 취임 축하미사’가 12월 2일 정자동주교좌성당에서 거행됐다. 취임 축하미사와 축하식, 축하연 순으로 진행된 이날 행사에는 주한 교황대사 오스발도 파딜랴 대주교와 대전교구장 유흥식 주교, 교구 사제단과 수도자, 신자 등 800여 명이 참석했다.
○…축하미사 중 마련된 ‘부교구장 임명장 수여식’은 교구장 최덕기 주교와 이용훈 주교, 교구 사제단이 ‘임하소서 성령이여(Veni creator)’를 부르며 형제적 사랑 안에서 사제단의 항구적 일치를 청하는 것으로 시작됐다. 이어 교황대사 오스발도 파딜랴 대주교는 교황 베네딕토 16세의 ‘부교구장 임명장’을 낭독한 뒤 이용훈 주교에게 전하고 기쁨을 나누며 포옹했다.
○…주한 교황대사 오스발도 파딜랴 대주교는 취임축하식 축사를 통해 “부교구장 주교 취임 축하미사는 교구장의 계승권을 세우는 행사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며 “여러분과 함께 취임미사를 봉헌하게 된 것을 크나큰 영광으로 생각한다”고 전했다. 교구 평협 정태경(마티아) 회장은 “주교님께서 언제나 주님만을 바라고 의지하듯이 저희 모두도 주교님을 의지하여 예수님의 표양으로 따르고 있다”며 “부디 건강하시고 성인 주교님 되시어 천상낙원까지 저희를 인도하여 달라”고 청했다.
○…대전교구장 유흥식 주교는 “같은 날 군에 입대했고 비슷한 시기 신학교에서 교수신부로 일했으며 또 같은 해 주교 서품을 받은 이주교님과 저는 참 깊은 인연을 갖고 있다”며 “사실 이주교님과 비교해 제가 나은 건 군번이 빠른 것 뿐”이라고 해 축하식 분위기를 한층 돋웠다. 이어 유주교는 “이주교님과 함께 로마에서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를 알현할 때 교황님께서 당부하셨던 ‘성인이 되십시오, 영적인 그물을 던지십시오’라는 말을 떠올린다”며 “이주교님께서 교구장 최덕기 주교님을 보필하며 신자들과 함께 수원교구를 그리스도 향기 풍기는 교구로 만들어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취임축하미사에 참석한 신자들은 부교구장에 취임한 이용훈 주교에게 축하인사와 더불어 교구민으로서의 바람을 전했다. 이주교의 친척누나 이종란(베로니카·평촌본당)씨는 “부교구장으로 취임한 것을 진심으로 축하한다”며 “어렸을 때부터 보여줬던 온화하고 따뜻한 성품을 간직하며 교구를 위해 헌신하는 성인 주교가 돼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최기학(마티아·수지본당 총회장)씨는 “지난 6년간 보좌주교님으로 계실 때의 친화력 있는 모습 그대로 부교구장님으로서 수원교구를 위해 일해주실 것을 굳게 믿는다”고 전했다. 정보나벤투라 수녀(수원 성 빈센트 드뽈 자비의 수녀회)는 “하느님의 축복 속에서 수많은 양떼를 사랑하시는 부교구장님 되시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용훈 주교 인사말(전문)
하느님의 일, 교구의 일을 하기에 제가 얼마나 부족한지 저 자신이 잘 알고 있습니다. 저는 여러분들의 기도와 도움을 굳게 믿으며 교구장 주교를 보필해 수원교구의 일에 성실히 정진하겠습니다. 교구장 주교님과 교황대사님께서 말씀하신 것을 다시 새겨듣고 싶습니다. 주교직 수행은 신부님들의 협력과 신자공동체의 기도와 후원, 지원 없이는 불가능합니다. 현대 사회 안에서 주교직을 이행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습니다.
주교는 단지 명예를 누리는 사람이 아니고 주교는 교회를 위한 착실한 사목적 봉사를 주 임무로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저도 올곧고 탁월하게 주교직을 수행하신 아우구스티노 성인의 “저는 저 자신이 무엇인지 두렵습니다. 제가 여러분과 함께 있기 때문에 진정 위로를 받습니다. 여러분을 위해 저는 주교이고 여러분들과 함께 그리스도인입니다”라는 말씀을 뇌리에 깊이 새기고 싶습니다.
아울러 저는 제2차 바티칸공의회의 주교교령 16항을 여러분과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주교는 아버지와 목자로서 자기 임무를 수행하면서 자기 신자들 사이에서 섬기는 사람입니다. 자기 양들을 알고 양들도 그를 아는 착한 목자가 돼야 합니다. 사랑하고 염려하는 마음으로 모든 사람을 보살피는 참 아버지가 되어야 합니다. 그러할 때 하느님으로부터 받은 주교 권위에 모든 사람이 감사하는 마음으로 순종할 것입니다.
저의 마음, 저의 언어, 저의 행위를 통해 늘 여러분과 함께 하는 여러분의 일상 한복판에 서 있는 자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모자란 저를 위해 기도해 주시길 청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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