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비 1200만원만 있다면…”
준호(아우구스티노·19·대구 큰고개본당)는 늘 웃는다. 정신을 잃을 만큼의 통증이 와도 준호는 웃는다. 자신이 아파하면 곁에 있는 어머니가 더 슬퍼할 것을 알기에 눈물도 삼킨다.
고2 어느 날, 하굣길에 극심한 두통으로 쓰러졌을 때도 준호는 울지 않았다. 계속되는 통증에 서울에 있는 큰 병원을 찾아 “난원공 이상”이라는 병명을 들었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보통 사람은 성장과정에서 자연히 막히는 심장에 있는 난원공이라는 구멍. 준호는 그 작은 구멍이 막히지 않았다 했다.
그래서 심장이 뛸 때마다 더러운 피가 뇌혈관으로 유입되고, 급격한 수축·팽창을 반복하는 뇌혈관이 극심한 통증을 주며, 더러운 피가 닿은 뇌세포가 서서히 죽어간다는 ‘진실’을 마주했지만, 울 수 없었다.
“수술을 안 하면 뇌가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른다니까…, 무서웠어요. 그 때 옆에 엄마가 있었어요. 울면서…. 전…, 그냥 고개만 끄덕이고 말았죠.”
서울대 진학을 목표로 할 만큼 상위권이었던 성적. 하지만 통증은 날로 심해져만 갔다. 결국 휴학을 한 날, 준호는 그토록 참아왔던 눈물을 떨구었다.
“그 때, 간절히…, 보통 사람처럼 살고 싶었어요. 점수가 안 나와서 고민하는 친구들의 생활…. 정말, 그렇게 살고 싶더라구요.”
수술비 1200만원. 그 돈이면 준호는 ‘보통 사람’으로 살 수 있다. 하지만 그 돈이 없기에 극심한 두통과 싸우며 친구들이 학교에 있을 시간 집에 누워 어머니의 간호를 받고 있다.
준호가 8살 때 집을 나가버린 아버지. 준호와 여동생의 부양은 고스란히 어머니의 몫이 되었다. 그래서 빌딩 청소를 시작했다. 몸이 부서져라 일을 해서 받는 돈 60여 만원, 거기에 기초생활수급대상자로 받는 돈 19만원이 세 가족 생활비의 전부였다.
하지만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준호의 정확한 병명을 안 올해 7월, 그 바로 다음 달에 어머니임명선(아네스·50)씨도 직장을 그만둘 수밖에 없었다. 고된 일을 버텨내던 몸이 고장나버린 것이다. 퇴행성 관절염, 팔꿈치 부상, 허리 통증 등으로 옥탑방인 집을 오르내리기도 힘든 상황.
어머니는 자신의 몸보다 기름이 없어 보일러도 켤 수 없는 싸늘한 냉방에서 성장기 아들이 웅크리고 잠이 든 모습을 보면 억장이 무너져 내린다.
“우리 준호한테 너무 미안해요…. 부모만 잘 만났어도…. 부자가 아니라도, 자식 인생 위해 1200만원 구할 수 있는 엄마만 만났어도…. 이제 19살입니다. 제발…, 도와주세요….”
※도움 주실 분 우리은행 702-04-107118 농협 703-01-360433 (주)가톨릭신문사
기사입력일 : 2008-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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