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신도 자율성·창의성 살아나야”
소공동체 사목의 세계적인 권위자 호세 마린스 신부와 제리 프락터 신부 초청 ‘소공동체 활성화를 위한 세미나’가 서울과 제주교구에 이어 전국 교구 참가자를 대상으로 열렸다.
주교회의 복음화위원회 소공동체소위원회(위원장 최덕기 주교)가 11월 27~30일 의왕시 아론의 집에서 마련한 이번 세미나에는 전국 각 교구 성직·수도자, 평신도 130여 명이 참가해 소공동체가 갖는 목적과 방법에 대해 보다 깊이있게 인식하는 시간을 가졌다. 특히 세미나는 주입식 강의가 아닌, 참가자 스스로가 소공동체 발전 방향을 체득할 수 있는 자발적인 나눔과 토의 등으로 진행돼 큰 호응을 얻었다.
소공동체는 초대교회의 모습을 본받아 삶을 복음화하는 하나의 삶의 방식을 뜻한다. 한국 교회에서는 제2차 바티칸 공의회 결과의 한국적 적용을 위해 지난 1984년 사목회의를 연 후 소공동체 운동을 사목 목표이자 한 방법으로 주목해왔다.
이후 1992년 서울대교구가 최초로 소공동체 운동을 공식화했고 2003년 아시파(AsIPA, Asian Integral Pastoral Approach, 아시아의 통합적 사목적 접근)를 통해 활성화의 새로운 계기를 마련한 바 있다.
하지만 한국 교회 안에서는 소공동체를 중심으로 한 통합적인 사목정책이 이뤄지지 못했다는 문제점이 꾸
준히 제기돼왔다. 또한 소공동체가 여전히 본당 행정 조직의 하나로 인식되거나, 평신도들의 소극적인 참여와 사제들의 의식 부족으로 활발히 운영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이번 세미나는 특히 참가자 스스로가 실제 소공동체를 구성, 운영 방법과 내용을 체험하는 시간으로 진행됐다. 아울러 안티오키아, 코린토 등 초기 교회공동체의 모범적인 모습과 소공동체 운영과 내용의 주요 요소를 구체적으로 되짚어보며, 현재 한국 교회 소공동체 운영 및 내용의 문제점과 나아갈 방향을 습득해나가는 시간으로 의미가 컸다는 평가다.
세미나 진행에 나선 마린스·프락터 신부는 “소공동체는 공동체와 말씀, 경배, 가난한 이들을 위한 봉사, 복음화 소명 등이 조화를 이루는 것”이라며 “이 요소 중 한 가지라도 빠진다면 올바로 구현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특히 마린스·프락터 신부는 “소공동체가 든든하게 뿌리내리기 위해서는 자율성과 창의성이 올바로 살아나야 한다”며 “우리 모두가 올바른 소공동체 구성원이 되기 위해 먼저 가난한 이들 편에 살며 교회의 진보와 발전, 사회에 봉사해야 한다”고 전했다.
세미나 후 참가자들은 “기존 우리가 실시해 온 소공동체의 접근 방식은 일방적인 주입식 교육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며 “소공동체는 어떠한 틀에 갇혀있는 정해진 활동이 아니라 개개인이 자발적으로 복음적 삶을 살아나가는 것임을 다시금 체득했다”고 입을 모았다.
참가자들은 또한 “수동적이고 자기중심적이며, 현세 위주의 태도를 청산하지 않으려는 과거식 신앙생활도 소공동체 활성화의 장애물”이라고 밝히고 “소공동체가 어떤 운동이 아닌 신앙적 삶을 살아가는 ‘교회의 새로운 존재 양식’임을 깊이 인식하고 실천에 나서야겠다”고 밝혔다.
한편 제주교구(교구장 강우일 주교)는 이에 앞선 11월 24~26일 제주 성이시돌 회관에서 교구 사제단과 평신도 등 200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소공동체 활성화를 위한 세미나’와 대중강연회를 마련했다.
‘2008년 제주교구 하반기 사제연수’를 대신해 열린 이날 행사에서 참가자들은 교구가 6여 년째 추진해온 소공동체 사목을 종합적으로 평가하고 발전 방향을 모색하는 시간을 가졌다.
사진설명
▲이번 세미나는 참가자들이 직접 소공동체를 구성해 그 방법과 내용을 체험하는 과정으로 진행됐다.
▲파견미사 중 세상에 나가 말씀을 널리 전하라는 의미로 참가자들이 서로를 축복하고 있다.
▲참가자들이 폐막미사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제리 프락터 신부가 소공동체의 다섯가지 요소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