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은 기도와 함께 읽고‘사랑 실천’으로 귀결돼야
시노드는 성경은 기도와 함께 읽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성경은 우리에게 하시는 하느님의 말씀을 담고 있고 우리가 그 말씀을 읽을 때에는 하느님의 말씀을 듣는 것이고 우리가 기도할 때에는 하느님께 말씀을 드리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성경을 읽는 것은 곧 하느님과 대화하는 것이다.
이에 시노드는 사목자들과 특히 미래의 사제들이 신자들에게 이러한 방향으로 영적 교육을 할 수 있도록 적절한 교육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리하여 신자들이 자기가 처한 환경에 따라 개인적으로나 단체적으로나 가장 적절한 방법(거룩한 독서, 피정, 복음나누기 7단계, 다양한 방법의 기도, 가정과 소공체에서의 나눔 등)을 택하여 기도와 함께하며 성경을 읽도록 이끌어 주어야 한다고 건의한다(건의안 22항).
시노드 교부들은 또한 가정마다 성경을 갖고 부모와 자녀가 성경을 함께 읽고 함께 기도할 것을 권고한다.
성경 읽기와 기도에 관해 이번 시노드에 참석한 폴란드의 크라코프대교구장 스타니스와프 지비쉬 추기경이 소그룹 토의에서 들려준 이야기는 참으로 감동적이었다.
지비쉬 추기경은 39년간 요한 바오로 2세의 개인 비서로 일한 분으로 요한 바오로 2세가 마지막 숨을 거두기 전 모습을 회고하며 다음과 같이 증언하였다.
“교황님께서는 (현 교황이신) 라칭거 추기경 등 측근들과 작별 인사를 마치신 다음 제게 요한복음 9장을 읽어 달라고 하셨습니다. 교황님께서는 제가 읽어 드리는 요한복음 9장을 들으며 운명하셨습니다. 교황님께서는 매일 한결같이 성경과 함께 기도하며 사신 분입니다.”
지비쉬 추기경은 목이 메어 제대로 말을 잇지 못하였고 20여 명의 참석자들도 기도의 사람으로 알려졌던 요한 바오로 2세의 생전 모습을 머릿속에 떠올리며 깊은 감회에 젖었었다.
성경을 함께 읽고 기도하는 것은 사랑 실천으로 귀결되어야 한다. 사랑 실천이야말로 하느님의 말씀을 선포할 그리스도의 제자들의 사명을 수행하는 데 있어서 매우 효과적인 방법이다. “평신도들은 바로 세례성사에서 나오는 자신의 예언자적 의무를 다할 책임을 재발견하여 가정과 일터와 자기가 있는 그 어느 곳에서든 일상생활에서 복음을 증언하도록 불리었다”(건의안 38항).
이어 시노드는 다음과 같이 건의한다. “하느님의 말씀은 사람들을 도와 인간과 피조물의 현실을 사랑하고 이해하도록 도와준다. 그것은 실제로 세상을 더욱 정의롭고 살만한 곳으로 만들기 위해 기울이는 인간의 모든 노력에서 하느님의 징표를 알아보도록 도와준다. 그것은 역사 안에 있는 시대의 징표를 알아내는 일을 북돋워준다. 그것은 신자들로 하여금 고통 받고 있는 이들과 불의에 희생당하고 있는 이들을 위해 투신하도록 촉구한다. 정의와 변혁을 위한 투쟁은 복음화의 본질적인 요소이다”(건의안 39항).
시노드 교부들은 또한 정치와 사회 활동에 종사하는 신자들이 하느님의 말씀에 따라 모든 사람의 공동선을 추구하는 행동의 증거를 보여주기를 권고하며 이를 위해서는 이들에게 사회교리에 대한 적절한 교육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한다.
한편 필자는 교황님 임석 하에 전체회의에서 발언할 기회를 얻어 하느님의 말씀에 대한 교육이 단순한 지식 전달이 아니라 실천력을 지니려면 사회교리에 대한 교육과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다음과 같은 취지로 발언하였다.
“하느님 말씀에 대한 교육이 실천력을 지니려면 교회와 교회의 모든 신자들이 행동의 증거를 보여야 한다. 사람들은 지적인 논리보다는 거룩한 생활에 의해 더욱 감동을 받기 마련이다. 그러므로 교회 지도자들은 하느님의 말씀에 비추어 교회의 생활 방식과 재산에 대해 진지하게 성찰하고 가능한 모든 수단을 통해 사회교리를 실천해야 한다.
예컨대, 상업적 계약을 할 때, 교회는 정의의 원리와 생활 임금과 정당한 근로조건이 실현되도록 해야 한다. 이 점에 관해 교회는 항상 만족할 만한 기록을 갖고 있지는 않다. 부디 이번 시노드를 통해 증거하는 교회에 알맞은 성경적 생활 방식이 확립되고 평신도들의 실천적 교육이 촉진되기를 기원한다.”
사진설명
필자인 한홍순 교수가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임석한 전체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한 교수는 사회교리 실천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세계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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