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눌 수 있어 감사해요”
순백색 한복과 목도리를 곱게 차린 할머니와 검은색 사제복을 입은 신부가 지난 12월 4일 오후 4시 교구청을 찾았다. 주인공은 교구 은인 축복장 수여식을 위해 교구장 최덕기 주교를 방문한 이순례(루치아·76·용인본당) 할머니. 3억의 거금을 교구 발전을 위해 헌납한 은인으로 초대됐지만 이할머니는 이미 아들과 손자를 하느님께 봉헌한 교구의 큰 은인이다. 용호본당 주임 이찬종 신부가 5남1녀 중 셋째 아들, 신흥동본당 보좌 이규현 신부가 맏아들의 아들 즉 손자다.
“이렇게 다 내어 놓으시면 어떻게 지내시려구요?”라는 최덕기 주교의 걱정에 할머니는 “자식들 다 잘 되었고 저도 건강하니 감사드릴 뿐이지요. 필요한 거 따지면 한도 끝도 없지만 하느님께 드리는 게 옳다고 여겼습니다. 혼자 살만큼은 있으니 염려 않으셔도 됩니다”라며 감사를 표한다.
특별히 지역 사회에서 좋은 인식을 얻으며 경쟁력 있는 성당 부설유치원을 더욱 많이 설립해야 한다며 최근 개원한 와동성당 유치원의 예를 든 최주교에게 이할머니는 “주교님께서 필요하신 데 잘 써주세요”라고 답만 전했다. 최 주교는 이 자리에서 교구 은인들을 교구공식 행사에 초대하고 은인들을 위해 기도하겠다는 약속을 잊지 않았다.
현재 교구 은인은 이순례 할머니를 포함해 총 28명(일반-14명, 특별-14명). 교구는 2002년도부터 일정 금액의 동산이나 부동산을 교구에 증여하거나 사회적 역량으로 교구를 크게 이롭게 한 개인이나 단체를 교구 은인으로 선정하고 있다. 교구 은인으로 선정되면 ‘교구 은인 명부’에 등록되며 교구장 주교로부터 축복장을 받는다. 또 교구는 매년 교구 설정일(10월 7일)을 즈음해 ‘교구 은인의 날’ 행사를 열어 교구장 주교, 부교구장 주교와의 만남의 시간을 마련하고 있다. 교구에 기증을 희망한다면 소속 본당의 주임 신부나 소속 기관장을 통해 교구 관리국에 신청서를 제출하면 된다.
※문의 031-244-8893 교구청 관리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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