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움’에 ‘나이’가 무슨 상관인가요
‘조각’ 평생 동경… 3년 전 퇴직 후 본격활동
10년 전부터 붓글씨로 매일 아침 성경필사도
17~23일 평화화랑서 ‘사랑’ 주제로 개인전
평생을 살아가면서 자신이 원하는 일을 하기란 쉽지 않다. 조각가 신성현(스테파노·61·춘천교구 양양본당)씨도 한 가정의 가장으로, 회사의 직원으로 살아왔다. 그가 본격적으로 조각에 매진할 수 있었던 것은 3년 전 퇴직 이후다. 양양으로 이사 온 그는 작업공간은 물론 작품을 전시할 공간도 마련했다.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어 너무 행복하다”는 그는 조각을 전문적으로 공부한 적이 없다. 그저 초등학교 3학년 때 우연히 접한 ‘비너스’ 상에 매료돼 막연히 조각을 동경했을 뿐이었다. 청년이 된 그는 한국전력에 취직하면서 예술과는 거리가 멀어졌다. 하지만 조각에 대한 동경은 버리지 않았다.
1997년 당진에 화력발전소 부처장으로 발령 나면서 조각을 배우기 시작했다. 작은 컨테이너를 간이 작업실로 이용하면서 그동안 꿔왔던 꿈을 펼쳐 나갔다. 발전소 위치에 따라 전국을 누빌 수밖에 없었던 그는 덕분에 박찬갑 관장(국제 현대미술관), 김세일 교수(서울산업대), 정욱장 교수(울산대) 등 전국의 조각가들과도 친분을 쌓을 수 있었다. 신씨의 실력이 날로 발전할 수 있었던 데는 이들의 도움이 컸다.
사실 신씨는 조각 외에 서예에도 조예가 깊다. 25년 동안 붓글씨를 써온 그는 10년 전부터는 매일 아침 화선지에 성경필사를 해 오고 있다.
“아침마다 성경필사를 하는데 이 시간이 영감을 얻기에 가장 좋은 시간”이라고 말하는 그는 최근 전시를 준비하고 있다. 2004년 한전미술대전 초대 개인전 이후 공식적인 첫 개인전이다. 성상과 모자상, 전통춤을 추는 조각 등 20여 점을 전시하는 전시의 주제는 ‘사랑’이다. 특히 모자상 작품들은 아기 예수를 향한 성모 마리아의 사랑을 표현하기 위해 많은 고심 끝에 나온 작품이다.
“하느님이 우리에게 주신 평화를 눈에 보이게 표현하는 것이 제가 주님께 받은 탈렌트인 것 같아요.”
자연의 일부인 나무와 돌 등에 생명을 불어넣는 그는 조각을 통해서 하느님의 큰 사랑을 느낄 수 있다고 전했다.
“자연석으로 작업할 때는 처음 생각했던 것과는 전혀 다른 느낌의 작품이 나와요. 하느님이 마련해 놓으신 것에 제 탈렌트를 가미하니 더 좋은 작품이 나오는 거 같아요.”
하루에 7시간 동안 작업하면서도 매일이 즐겁다고 말하는 그는 “배우고 진보하는데 나이는 문제되지 않는다”며 조각에 대한 애착을 과시했다.
서울 명동 평화화랑에서 열리는 전시는 12월 17일부터 23일까지다.
※문의 02-727-2336~7 평화화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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