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 담은 그림 그리며 기쁨 얻죠”
“주님께서 늘 함께 하신다는 마음, 그 힘이 10년 넘도록 그림을 그릴 수 있게 했습니다. 보잘 것 없는 봉헌물이지만 본당 공동체가 기뻐해주시니 그저 감사할 따름입니다.”
경남 진주에서 미술학원을 운영하고 있는 최인수(프란치스코·진주 상평동본당)씨는 1997년부터 단 한 주도 빼먹지 않고 본당에 그림을 봉헌해 왔다.
“서울에서 사업이 실패하고 진주로 오게 됐습니다. 무엇부터 어떻게 시작해야하나 고민하고 있던 저에게 한 지인이 함께 성당에 나가자고 설득했죠. 처음엔 지푸라기라도 잡는다는 심정으로 부부가 함께 성당에 나갔고 예비자교리도 결석해 본 적 없이 세례를 받았습니다.”
1986년 세례를 받은 최인수-손영순(클라라) 부부는 어려운 형편에도 본당에서 봉사활동을 해오다 1997년 본당 수녀의 권유로 남편은 그림 봉헌을, 부인은 주일학교 교사를 시작했다.
“처음엔 그림이 말씀 묵상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을까 하고 시작했지만 오히려 제가 더 큰 도움을 받게 됐죠.”
최씨는 미리 주일의 독서와 복음 말씀을 묵상하고 떠오른 이미지에 짧은 구절을 더해 그림을 그린다.
“매번 ‘더 잘 그려야 하는데’하며 후회가 남지만 그래도 성당 입구에 걸린 그림 앞에서 묵상하는 신자들을 볼 때면 기쁘기도 하고 부끄럽기도 합니다. 성경 말씀은 제 믿음 그리고 제 삶의 끈입니다. 제가 어긋나지 않도록 함께 해 주시는 하느님의 손길에 늘 감사드립니다.”
본당에 그림을 봉헌해 신자들과 함께 나눈 최인수씨는 2005년 본당에서 공로상을 받았다. 그리고 매주 모아 온 그림들로 일 년에 한 두 차례 본당에서 전시회도 갖는다.
“힘이 다하는 마지막까지 그림을 봉헌하고 싶습니다. 제 작은 정성으로 말미암아 어려운 사람들이 힘을 얻고 말씀을 한번이라도 더 묵상할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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