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 해석·교육에 관한 우려와 충고 함께 제시
성경은 인간의 말이며 동시에 하느님의 말씀이다. 그러므로 성경을 해석할 때는 하느님의 말씀을 표현한 인간의 말의 배경이 되는 문화와 역사를 고려해야 한다. 그런데 역사는 또한 하느님의 행동이라는 차원을 지닌다.
이에 이번 시노드에서 베네딕토 16세 교황님이 직접 발언에 나서 성경의 신적 차원을 올바로 고려한 성경 해석 방법이 기본적으로 지켜야 할 원칙들을 제시하셨다. 교황님은 제2차 바티칸 공의회의 계시헌장(12항)을 토대로 성경 본문들의 뜻을 올바로 알아내기 위해서는 1)성경 전체의 일체성을 고려하여 본문을 해석할 것, 2)전체 교회의 살아 있는 전통을 고려할 것, 3)신앙의 유비를 고려할 것을 강조하셨다.
교황님은 성경 해석에 있어서 역사적-비평적 방법은 성경이 신화가 아니라 참된 역사라는 점을 알도록 도와 주는 긍정적인 면이 있지만 위에서 제시한 원칙들을 지키지 않을 때 매우 위험하다고 지적하셨다.
교황님은 그러한 위험으로 첫째, 성경은 단지 과거에 대해서만 말하는 하나의 역사책으로 전락하게 된다는 점, 둘째, 신앙에 관한 해석학이 자취를 감추게 되면 그 자리를 세속주의적, 실증주의적 해석학이 차지하게 되어 결국 모든 것을 인간적인 것으로 축소시키고 신적 요소들의 역사성을 부정하는 해석이 자리잡게 된다는 점을 지적하셨다.
교황님은 현재 독일의 주류 해석학이 그리스도의 부활과 주님의 성체성사 제정을 부정하는 것을 그 예로 든다. 따라서 교황님은 성경 해석학과 신학을 따로 떼어 놓는 이원론은 존재할 이유가 없다고 말하면서 성경 해석에 바탕을 두지 않은 신학은 근본이 없는 것이며 신학적이지 않은 성경 해석도 근본이 없는 것이라고 강조하셨다.
교황님은 이어 미래의 성경해석학자들의 양성을 확대해야 한다고 지적하셨다. 교황님의 이러한 발언은 건의안에 그대로 반영되었다(건의안 25, 26, 27, 28항).
이번 시노드는 신자들의 성경 교육 또한 중요하게 다루었다. “성경 사랑은 신자 생활 전체에 가득히 스며드는 성령의 은총이다. 그러므로 그리스도인들이 이 선물을 제대로 알도록 양성해야 한다. ‘네가 하느님의 선물을 알았더라면…’(요한 4,10) 하고 주님께서 말씀하신다”.
그러므로 평신도들과 말씀 선교사들이 하느님의 말씀을 이해하고 생활하며 선포하는 일을 배우는 교육 센터를 모든 문화 지역에 설립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더욱이 다양한 필요에 따라 성경연구전문기관들을 설립하여 성경해석학자들이 자신들의 사명이 처한 상황에 대한 인식과 확고한 신학적 이해를 갖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것은 신학교나 대학들 같은 기존 기관들을 재검토하거나 강화함으로써 실현할 수 있다. 끝으로 성경을 다양한 현대 언어로 번역하는 일에 종사할 사람들에게 적절한 성경 언어 교육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건의안 33항).
이번 시노드는 하느님 말씀과 창조 질서 보전에 관해서도 커다란 관심을 보였다. 시노드는 모든 인간과 모든 사물은 그리스도 안에서 선하고 아름다운 존재가 되도록 불리었다고 전제하며 다음과 같이 건의한다.
“불행히도 우리 시대의 인간은 하느님께서 주신 자신의 거처인 세상에서 하느님의 말씀을 묵상하는 습성을 잃어버렸다. 따라서 그 말씀의 모든 차원에서 이루어지는 하느님 말씀의 재발견은 우리로 하여금 자연을 창조물로 존중하지 않는 현대인의 모든 행동을 비난하지 않을 수 없도록 한다. 성경과 살아 있는 교회의 성전에서 증언된 하느님의 말씀을 받아들이면 사물을 새로운 방법으로 보게 되어 진정한 생태론을 촉진하게 되는 바, 이는 곧 하느님의 말씀을 받아들이는 신앙의 순명을 근본으로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교회가 사목 활동에서 피조물 보호를 위한 노력을 강화하고 육화한 하느님의 말씀이신 그리스도 안에서 창조된 모든 것들의 아름다움에 대한 새로운 신학적 의식을 계발하기를 바란다”(건의안 54항).
한홍순 〈한국평신도사도직협의회 회장〉
세계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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