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1993년 말 외국에서 아내와 함께 세례를 받고 1년 뒤 귀국하여 바로 냉담에 빠졌습니다. 오랜 세월의 냉담 끝에 2006년 초부터 다시 성당에 나오고 있습니다. 그 기간에 4살짜리 꼬맹이였던 첫째는 고등학생이 되었고 세례 받을 때 엄마 뱃속에 있던 둘째는 중학생이 되었으며 셋째도 새로 태어나 9살이 되었습니다.
부모의 협박(?)과 회유에 못 이겨 첫째는 2007년에, 둘째와 셋째는 2006년에 각각 세례를 받았지만 주일미사에 참례하는 것이 전부입니다. 어떻게 하면 성당에 안 갈까 핑계거리를 찾고 부모를 위해 마지못해 가는 것처럼 행동할 때도 종종 있습니다. 반면 막내는 성당에 가는 것을 좋아했습니다. 주일학교에도 열심히 나가고 본당 행사가 있으면 엄마 아빠 따라 성당에 와서 놀곤 했습니다. 그런데도 지금은 누나와 형의 모습을 보아서인지 성당 가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 주일학교도 안가고 주일학교 행사에 신청하고는 여러 핑계로 빠지기 일쑤입니다. 주일미사도 어린이미사가 아니라 청소년미사에 참례합니다. 저희 부부가 오랜 기간 냉담했었기에 자녀들에게 신앙의 참의미를 알 수 있도록 이른 시기에 이끌어주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조금 더 일찍 성당에 다시 나오지 못한 점이 참으로 아쉽고 후회스럽습니다.
옛말에도 있듯 교육은 백년대계입니다. 우리 자녀들에게 신앙의 참의미를 조기에 알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여 올바른 신앙인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준비하는 것도 또 하나의 중요한 백년대계입니다. 어릴 때부터 신앙의 참맛을 맛보면 세상의 어떤 어려움도 신앙의 힘으로 극복할 수 있습니다. 우리 자녀들도 세상 속에서 살다 보면 여러 어려움에 봉착할 것입니다.
그러면 무엇으로 이 난관을 극복할까요? 우리 자녀들이 미래에 당면할 여러 난관을 극복하는데 영어 단어 하나 더 아는 것이, 수학 공식 하나 더 외우는 것이 힘이 되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 미적분 잘 푼다고 곤란한 문제가 해결되나요? 하느님의 사랑, 불굴의 정신, 긍정적인 사고, 흔들리지 않는 참된 가치관이 보다 더 중요합니다. 신앙은 우리 자녀들에게 정신적인 지주가 될 것입니다. 부모 여러분! 신앙은 다른 어떤 과목보다도 더 중요한, 조기교육의 필수과목임을 잊지 맙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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