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가는 길에 생명 선사
뇌사상태에 빠진 한 중학교 교사가 장기기증을 통해 4명의 환자에게 새 생명을 선사하고 떠나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선행의 주인공은 22년 동안 교직 생활을 해 온 서울 수송중학교(교장 박찬섭) 김철희(브루노·47·의정부교구 용현동본당) 선생. 그는 지난달 28일 근무 중 갑작스런 뇌출혈로 쓰러져 급히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12월 2일 선종했다. 아산중앙병원 측은 1일 최종 뇌사판정을 내렸고, 유족들은 이튿날 가족회의를 열어 평소 그의 뜻에 따라 장기기증을 하기로 결정했다.
친형 김철호(52)씨는 “동생은 3년 전 성당에서 신부님으로부터 장기기증에 관한 강론을 들은 뒤, 만약 자신에게 장기를 기증할 일이 발생하면 기꺼이 내놓겠다는 의사를 가족과 주변 지인들에게 분명히 밝혀왔다”고 전했다.
이런 감동적인 사연이 알려지자 고인의 죽음에 가슴 아파하는 제자들을 비롯해 각지에서 애도의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수송중학교 학생들은 가톨릭대학교 의정부성모병원 장례식장을 찾아와 조문하고, 4일 학교에 마련된 노제(路祭)에 모두 참석했다. 용현동성당에서 봉헌된 장례미사에는 동료 교사와 수많은 제자들이 찾아와 고인의 마지막 가는 길을 배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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