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정성 모여 희망의 큰 기적 이뤘네
독자들 성금·편지로 난치병 환우 삶에 용기 전달
급박한 사정에 선종한 경우도 유가족에 큰 도움
나눔·사랑이 일궈내는 기적에 더 많은 동참 절실
사랑이 있는 곳에 ‘희망’이 있다.
2008년 한 해 동안 가톨릭신문 독자들은 사랑이 희망으로 변해가는 모습을 보여줬다. 사회사목 22면 한 귀퉁이에 자리했던 ‘사랑, 나눌수록 커집니다’를 통해 사랑은 나눔이 됐고, 나눔은 이웃들에게 작은 기적을 이뤘다.
한 해 동안 ‘사랑, 나눌수록 커집니다’에 실린 사연은 총 21건. 독자들은 21가지 사연 모두에 많은 관심과 성원을 보냈다. 본지는 올 한해 나눔이 이룬 작은 기적들을 보도한다. 사랑, 그것은 진정 나눌수록 커진다.
▤사랑 Ⅰ
틱장애를 앓았던 은진이(3월 30일자 보도). 11년간 틱장애를 앓았던 은진이는 매초마다 어깨가 심하게 움찔거려 목 디스크를 앓았고, 눈동자가 위로 올라가 두통에 시달렸다. 음성틱 때문에 괴성이 흘러나와 눈물을 흘린 적도 여러 번이다.
은진이의 사연이 보도된 이후, 독자들은 전국에서 많은 도움을 보냈다. 같은 틱장애를 앓고 있는 자녀를 둔 부모가 응원의 편지와 성금을 보내기도 했으며 틱장애에 대해 나누고 싶다는 문의도 많았다.
은진이의 어머니 마미숙(루시아·46)씨는 “여러분이 보내주신 성금으로 치료를 받고 많이 좋아져 은진이는 학교를 다닐 수 있게 됐다”며 “고된 삶에서 구해주신 독자 분들게 너무나 감사하다”고 말했다.
결핵으로 인한 대동맥류 질환을 앓았던 몽골 소녀 이질체체크(4월 13일자 보도)도 머나먼 곳에서 기쁜 소식을 보내왔다. 지난 4월 독자들의 도움으로 수술을 마친 이질체체크(데레사마리아·9)는 수술 두 달 후, 한국가톨릭의료협회 회원들과 함께 환하게 웃는 사진을 보내왔다. ‘자신의 심장을 고쳐달라’고 기도하던 소녀는 독자들의 나눔으로 이제 마음껏 몽골 초원을 뛸 수 있게 됐다.
▤사랑Ⅱ
난원공 이상을 앓고 있던 준호(12월 7일자 보도)의 소식도 우리를 훈훈하게 했다. 준호(아우구스티노·19)는 성장과정에서 자연히 막혀야 할 심장의 난원공이 막히지 않아 더러운 피가 뇌혈관으로 유입되고, 그 피가 닿은 뇌세포가 죽어가는 질환을 앓았다.
하지만 전국에서 보내온 독자들의 관심은 준호에게 새로운 희망을 가져다줬다. 독자 중에는 익명으로 ‘1200만원’이라는 수술비 전액을 기부한 이도 있다. 이번 나눔으로 준호는 12월 17일 무사히 수술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수술 후 회복 기간을 거치면, 준호는 그토록 꿈꾸던 통증 없는 삶을 살 수 있다. 준호의 빠른 쾌유를 기대한다.
▤선종
올 한해 보도된 도움 호소기사 중에는 어느 해보다도 급박한 사연들이 많았다. 사연의 여러 주인공들이 선종했으며 독자들이 전달한 성금은 대부분 장례식비용과 유가족의 생활비 등으로 쓰이게 됐다.
화재로 혼수상태에 빠졌던 문애선(율리안나·26, 1월 1일자 보도)씨와 급성골수성 백혈병을 앓았던 박현의(마리아·33, 1월 27일자)씨. 간암으로 고통 받았던 박영돈(스테파노, 4월 27일자)씨, 설암 4기 김현지(소화데레사·36, 6월 1일자)씨도 수술과 치료 등을 받았지만 선종했다.
김현지씨의 유가족은 “환자가 어린 딸을 친정어머니에게 맡기고 가는 상황이었지만 독자들이 보내주신 성금으로 빚도 갚고 가벼운 마음으로 떠날 수 있어 감사해했다”고 전했다.
▤용기
뇌하수체 종양을 앓았던 반킁(2월 17일자)씨는 현재 다양한 치료를 받고 있는 중이다. 하지만 시술과 치료비용이 많이 들어 서울대교구 노동사목위원회가 지속적으로 도움을 주고 있는 상황이다.
반킁씨의 사연을 접하고 교도소에서도 사랑을 전해왔다. 마산교도소에서 복역 중인 김모(요한베르크만스)씨는 본사에 반킁씨에 대한 격려의 편지와 우표 100장을 보내오기도 했다.
그는 이어 “비록 용서받지 못할 죄인이지만 조금의 도움이 됐으면 한다”며 “반킁의 가족 또한 완쾌돼 주님의 사랑 안에서 행복하시길 빌겠다”고 말했다.
만성골수성 백혈병 노로안훈(8월 17일자)씨 또한 골수이식을 할 수 없는 상황으로 지속적인 치료를 받고 있는 중이다.
▤희망
‘사랑, 나눌수록 커집니다’는 2주에 한번 독자와 교회 내 기관 단체 종사자들의 제보로 전해진 사연을 중심으로 소개된다. 사회사목 22면에 꾸며지는 이 코너는 각종 질환과 화재 등으로 고통 받는 이웃들에게 따뜻한 손길을 전하기 위해 마련됐다.
기사 말미에는 본지가 개설한 은행의 계좌번호를 게재하는데 사연의 주인공들을 위한 각각의 계좌가 3주에서 길게는 두 달 간 운영, 여러 차례에 걸쳐 성금을 전달하고 있다.
나눔과 사랑이 일궈내는 작은 기적, ‘사랑, 나눌수록 커집니다’에 독자 여러분의 많은 성원을 부탁드린다.
사진설명
▲결핵으로 인한 대동맥류 질환을 앓다가 독자들의 도움으로 수술을 마친 이질체체크양(윗줄 맨 왼쪽)이 친구들과 즐거운 한때를 보내고 있다. 이제 이질체체크양은 수녀의 꿈을 키우며 마음껏 몽골 초원을 뛰놀 수 있게 됐다.
▲마산교도소에서 복역 중인 김모씨가 뇌하수체 종양을 앓았던 반킁씨의 사연을 접하고 보낸 격려의 편지와 우표 100장. 그의 선행은 반킁씨를 비롯한 고통 받는 이웃들에게 큰 용기를 전해줬다.
▒ 2008년 성금 모금 내역
날짜 / 대상 / 성금(단위:원)
1월 1일자 / 화재로 혼수상태 문애선씨 / 7,857,168
1월 13일자 / 요추 협착증 공미례씨 / 12,154,153
1월 27일자 / 급성골수성백혈병 박현의씨 / 12,552,739
2월 17일자 / 뇌하수체 종양 반킁씨 / 9,790,570
3월 16일자 / 난소암 젤뚜르다씨 / 19,833,715
3월 30일자 / 틱장애 은진이 / 16,985,000
4월 13일자 / 심장질환 이질체체크 / 7,400,460
4월 27일자 / 암으로 고통받는 박영돈씨 / 15,533,000
5월 18일자 / 백혈병 김도염씨 / 14,986,502
6월 1일자 / 설암4기 김현지씨 / 19,740,210
7월 20일자 / 루게릭병 의심 양우석씨 / 9,035,800
8월 3일자 / 중증기형장애 마나사난 / 14,346,000
8월 17일자 / 만성골수성백혈병 노로안훈씨 / 18,891,500
8월 24일자 / 급성림프성백혈병 김동현군 / 16,166,002
9월 7일자 / 모야모야병 전현순씨 / 8,245,510
9월 28일자 / 당뇨·뇌졸중 강기백 할아버지 / 9,069,000
10월 12일자 / 화재로 모든 것 잃은 배성아·이순영부부 / 7,786,200
10월 26일자 / 뇌병변장애로 사지마비된 이미숙씨 / 12,351,764 (진행중)
11월 16일자 / 급성신부전증 줄리씨 / 9,437,000 (진행중)
11월 23일자 / 연골판 파열 신길만·최이순부부 / 6,280,000 (진행중)
12월 7일자 / 난원공 이상 앓는 준호군 / 진행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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