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달릴 길을 / 다 달려 / 하느님 복음을 / 증언하는 일을 / 마칠 수 있다면 / 내 목숨은 조금도 / 아깝지 않습니다
‘바오로 해’(2008년 6월 28일~2009년 6월 29일, Pauline Year)는 끝나지 않았다.
가톨릭신문은 2009년 새해를 맞아 바오로 해의 의미를 다시 한 번 되새기고 사도 바오로의 마지막 여정을 쫓는다. 본지는 바오로 해에 해당하는 2008년 6월 28일부터 바오로의 전도여행을 밟아가는 ‘바오로 로드를 가다’를 연재한 바 있다.
절반의 바오로 해가 바오로와 함께 그의 ‘열정’을 배우는 시간이었다면, 이어지는 ‘사도 바오로의 마지막 여정- 나는 달릴 길을 다 달렸습니다’는 성 바오로가 초대하는 특별한 ‘순교’로 가는 길이다. 지난해 체험한 바오로 사도의 신앙 열정을 되새기며 올 한해는 바오로 사도를 따라 순교정신의 삶을 사는 것은 어떨까.
◆ 취지와 배경
‘사도 바오로의 마지막 여정’은 사도 바오로가 예수 그리스도를 전하며 순교하기까지의 과정을 그리는 기획이다. 아시아와 유럽지역에 복음을 전파한 바오로 사도는 예루살렘에서 체포, 로마로 압송되면서까지 복음 선포를 멈추지 않는다.
특히 순교할 것을 알면서 걸어가는 그의 발걸음은 그리스도적 삶을 살겠다는 그의 강한 신앙적 의지를 보여주며, 2000년을 뛰어넘는 오늘날까지도 유효하다.
“그런데 나는 이제 성령께 사로잡혀 예루살렘으로 가고 있습니다. 거기에서 나에게 무슨 일이 닥칠지 나는 모릅니다. 다만 투옥과 환난이 나를 기다리고 있다는 것은 성령께서 내가 가는 고을에서마다 일러주셨습니다. 그러나 내가 달릴 길을 다 달려 주 예수님께 받은 직무 곧 하느님 은총의 복음을 증언하는 일을 다 마칠 수만 있다면, 내 목숨이야 조금도 아깝지 않습니다.”(사도 20, 22~24)
바오로 사도가 에페소 원로들에게 작별인사를 고하며 떠나는 마지막 말은 우리에게 던지는 메시지이기도 하다. 열정을 다해 복음을 전파한 그가 제삼천년기 아시아 복음화라는 소명을 가진 한국교회에 던지는 마지막 메시지는 결국 목숨을 바친 순교로서 ‘그리스도의 삶’을 증거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 순교로 가는 길
아시아와 유럽지역에 복음을 전파한 바오로 사도는 예루살렘에서 체포, 로마로 압송된다. 에페소 원로들에게 작별 인사를 한 후 사도는 배를 타고 코스로 갔다가 이튿날 로도스를 거쳐 거기에서 다시 파타라로 갔다. 이후 여러 곳을 거쳐 그는 카이사리아에 닿게 되는데 일곱 봉사자 가운데 하나로서 복음 선포자인 필리포스의 집에서 머물다 한 예언자에게 자신이 결박돼 넘겨지게 될 것이라는 말을 듣는다.
바오로는 “주 예수를 위해 예루살렘에서 결박될 뿐만 아니라 죽을 각오까지 됐다”고 말하고 예루살렘으로 올라가 성전에서 유다인들에게 결박된다. 그는 율법을 거슬러 가르친다는 죄목으로 천인대장에게 체포되지만 그곳에서 자신을 변호하며 로마 시민권을 행사, 황제에게 상소한다.
따라서 바오로 사도는 다른 수인들과 함께 로마로 떠나게 되는데 로마까지 가는 여정에 수많은 고난들이 뒤따랐다. 그들은 바다에서 폭풍을 만나 파선돼 몰타 섬에서 석 달을 지낸다. 바오로는 이곳에서도 그 섬의 수령인 푸블리우스에게 복음을 전파했고, 섬 전체 병자들을 고쳐주기도 했다.
바오로는 몰타에서 떠나 푸테올리에 이르러 아피아 국도를 통해 로마로 입성, 로마에서도 선교를 계속한다. 사도행전은 “바오로는 자기의 셋집에서 만 이년 동안 지내며 자기를 찾아오는 모든 사람들을 맞아들였다”고 전한다. 사도행전은 바오로의 행적을 여기서 끝을 맺고 있지만 이후 바오로는 베드로와 함께 순교한 것으로 추정된다.
◆ 취재 경로
‘사도 바오로의 마지막 여정’ 기획 취재는 바오로가 로마로 향하던 도중 난파됐던 몰타에서 시작한다. 가톨릭신문은 특히 그동안 한국교회에 잘 알려지지 않았던 몰타교회와 그곳에서 석달을 지낸 바오로 사도의 행적에 대해 집중 취재했다.
특히 몰타에서 떠난 바오로가 로마에 입성해 복음을 전파하고 순교하기까지 그의 행적을 자세히 연재, 행적을 추적하며 느끼는 기자의 감회와 지역 설명, 성경구절 등이 덧붙여질 예정이다. 가톨릭신문의 의욕적인 기획에 독자 여러분의 많은 관심을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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