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존엄사와 안락사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높아졌다. 그 이유는 2008년 11월 28일, 김모씨의 자녀들이 식물인간 상태인 어머니에 대한 무의미한 연명치료를 중단하게 해달라며 병원을 상대로 소송을 냈는데 이 소송에서 김씨로부터 인공호흡기를 제거하라고 판결했기 때문이다. 이에 안락사와 존엄사가 무엇인가에 대하여 살펴보고 이에 대한 교회의 입장을 밝히고자 한다.
1. 안락사(安樂死)란?
안락사(安樂死)로 번역되고 있는 euthanasia는 ‘eu’(영어의 good)와 ‘thanasia’(영어의 death)가 합성된 고대 그리스어이다. 뜻을 그대로 하면 원래 ‘좋은 죽음’ 혹은 ‘편안한 죽음’, ‘안락하고 고통이 없는 죽음’을 의미한다. 그러나 오늘 날에 와서 안락사는 ‘고통스러운 불치병이나 신체질환으로 고통을 당하는 사람들을 고통 없이 죽음에 이르게 하는 행위나 처치’의 의미로 사용되고 있다.
이러한 안락사는 그 개념에 따라서 도태적 안락사, 존엄사, 협의의 안락사, 진정한 안락사로 구분할 수 있다. 또 본인의 의사에 따라 구분하면 자의적 안락사, 타의적 안락사, 비임의적 안락사로 구분되며, 시행자의 행위에 따라서는 소극적 안락사와 적극적 안락사, 간접적 안락사로 나눌 수 있다.
여기서 흔히 문제가 되고 일반 사람들이 거론하는 안락사는 행위에 따른 분류, 곧 소극적 안락사와 적극적 안락사, 간접적 안락사이므로 그에 대하여 좀 더 자세히 거론할 필요가 있다.
적극적 안락사는 불치이며 합리적인 진통 방법이 없는 육체적 고통을 지닌 환자에게 사망을 목적으로 혈관에 공기나 약물을 주입하는 경우를 말한다.
소극적 안락사는 환자가 죽음의 과정에 들어간 것이 확실하여 적극적인 치료 행위와 생명 유지에 필수적인 영양공급, 약물 투여 등을 중단함으로 결국 죽음에 이르게 하는 것으로 중병의 기형 신생아를 수술하지 않고 방치하여 사망케 하는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그리고 간접적 안락사는 환자의 죽음을 직접적으로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생명을 단축시킬 수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이를 행하여 죽음에 이르게 한 경우를 말한다. 예를 들면 모르핀의 증량 사용으로 인한 사망의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고 하겠다.
2. 안락사와 존엄사
현재 많은 사람들이 이러한 소극적 안락사를 존엄사와 같은 것으로 잘못 보고 있다. 그러나 ‘안락사’는 소극적이든 적극적이든 관계없이 자연적인 죽음 이전에 생명을 마감시키는 행위를 말하며, 인위적인 행위에 의한 죽음을 의미한다. 반면에 ‘존엄사’는 말 그대로 품위 있는 죽음을 뜻한다.
의학적으로 최선을 다했음에도 불구하고 돌이킬 수 없는 죽음이 임박했을 때, 의학적으로 무의미한 연명치료는 중단하지만 일반적인 치료행위는 계속하는 가운데 자연적인 죽음, 품위 있는 죽음을 받아들일 수 있도록 하는 것이므로 안락사와는 분명 다른 것이다.
그러므로 이러한 면에서 볼 때, 지난 11월 28일에 내려진 서울서부지방법원 민사12부의 판결은 소극적 안락사와 관련되는 것이 아니라 존엄사와 관련된 것이다. 재판부도 밝히고 있는 것처럼 무의미한 연명치료인 인공호흡기의 제거 여부만을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존엄사에 대한 교회의 입장은, 그 가르침은 어떠한가?
다음 호에서 알아본다.<1월 4일자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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