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회 곳곳에서는 여전히 물질만능주의의 폐해로 신음하는 목소리가 높다. 삶의 현장에서 드러나는 이기적이고 경제적인 잣대는 인간 생명과 가정에 큰 영향을 미친다.
이러한 세태에 대응해 그동안 인간 생명 수호와 가정성화에 사목 역량을 집중해 온 한국 교회는 올 한해도 생명과 가정 파괴 현상에 맞서는데 총력을 기울일 전망이다. 전국 각 교구도 사목교서를 통해 생명과 가정의 올바른 가치 세우기를 화두로 다양한 실천사항을 제시하고 있다.
특히 각 교구는 특별희년 바오로의 해 후반기를 보내며, 사도 바오로의 모범에 따라 내·외적 복음화율을 높이는 데 힘써나갈 뜻을 밝혔다. 아울러 사회 양극화에 따라 소외된 이들을 위한 우선적인 선택을 위해 사회교리 교육 강화에도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각 교구의 사목교서와 주요행사 등을 바탕으로 새해 한국 교회의 움직임을 미리 짚어본다.
복음화
올 한해 한국 교회 안에서는 사도 바오로의 모범을 따라 선교에 전력하는 모습이 다채롭게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대구대교구는 사목교서를 통해 사도 바오로의 선교 열정을 본받아 실천할 뜻을 밝혔고, 부산교구도 복음화율을 높이기 위해 각 신자들의 영성 증진을 위한 교육을 실천할 계획이다.
청주교구의 경우 지난해 폐막한 시노드를 통해 공유한 ‘비전 2050’을 제시, 교구 신자 20만 명으로 늘리기와 새 영세자와 주일미사 참석자 50% 늘리기, 쉬는 신자 50% 줄이기를 목표로 내세웠다.
군종교구도 군복음화 25%를 향해, 의정부교구도 미사 참석률 35%를 향해 신자 교육에 주력키로 했다.
광주대교구와 대전, 제주교구 등은 본당 공동체와 소공동체 활성화를 기치로 단계별 교육과 연수 등을 지원한다.
한국남자수도회사도생활단장상협의회와 한국여자수도회장상연합회는 특히 해외 선교에 대한 관심을 높이기 위해 올해부터 ‘세계 선교의 날’을 제정, 10월 전교의 달 동안 다채로운 행사를 펼쳐나갈 계획이다.
가정·생명
각 교구 사목교서에서 공통적으로 목소리를 높이는 부분은 인간 생명 수호와 가정성화다.
우선 서울대교구는 각 본당 가정사목 활동을 지원하는 실무자 양성과 가족관계 운영 프로그램 지원을 더욱 강화할 방침이다.
또한 교구는 각 본당 생명수호운동을 활성화해 우리 사회에 생명의 문화가 확산되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를 위해 교구는 생명위원회 생명운동본부 산하에 본당 생명수호위원회도 설치한 바 있다. 아울러 교구 생명위는 개악된 생명윤리 및 안전에 관한 법률의 전면적인 개정을 위해 교회 안팎에서 생명윤리 의식 제고 교육과 새 법률 제안을 추진한다.
인천교구는 전 교구민들이 생명수호 교육에 동참할 수 있도록 다양한 교육 강좌를 제시했으며, 마산교구도 ‘선물로서의 생명’을 지키는데 앞장설 목표를 밝혔다.
안동교구는 설정 40주년의 해를 맞아 ‘생명을 선택하십시오’라는 사목방향을 발표하고 생활실천운동을 전개해 눈길을 끈다. 구체적으로는 낙태와 자살, 안락사 등에 대한 올바른 가르침 확산과 다문화 가정 따뜻이 대하기 등을 전 교구민의 실천사항으로 내세웠다.
또 전주와 수원, 제주교구 등은 가족 구성원 개개인의 성화와 연대를 위한 교육 등에 매진키로 했다.
군종교구도 병사들에게 혼인의 의미와 중요성을 강조해 제대 후 혼인성사를 받도록 이끄는 데 힘써 나가기로 했다.
사회 정의
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는 경제적 특권계층만을 위한 정부와 여당의 일부 악법 개정에 우려를 표시하고 2009년 한 해도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교회의 가르침을 사회에 알리는 데 주력한다. 특히 환경소위원회를 중심으로 4대 강 정비 사업으로 불거진 대운하 정책 재추진 문제에 대해서도 교회 차원의 강력 대응을 모색 중이다.
아울러 사형제도폐지소위원회는 18대 국회 사형폐지 법안 발의를 추진하며 2009년 공모한 생명 단편영화 시나리오 당선작을 영화로 제작하는 등 사형제도 폐지를 위한 발걸음을 계속해 나간다. 서울대교구 정의평화위원회는 청년·대학생들을 위한 사목 일환으로 가톨릭대학생연합회와 공동으로 ‘대학생 사회교리 강좌’를 올 2월 개설한다.
국내외 주요행사
올해 한국 교회가 주관하는 세계대회로는 성령대회가 대표적으로 꼽힌다. 오는 6월, 한국에서는 처음 열리는 이 대회에는 1000여 명 이상의 세계성령지도자들이 참석, 성령 안에서 일치와 사랑을 나누는 다양한 행사를 펼친다.
주교회의는 8월 13일부터 한일 청년교류모임을 한국에서, 11월에는 한일주교교류모임을 일본에서 각각 연다.
또 주교회의 교리교육위원회가 편찬하는 청년교리서 제2권도 올해 2월 중 발행되며, 올해 안에 3~4권의 발행도 추진돼 청년 신앙교리 지원에 디딤돌이 될 전망이다.
지난해 주교회의 추계 정기총회를 통해 새로 설립된 주교회의 국내이주사목위원회는 1월 15일 전국 이주사목 대표사제 모임을 갖고 올 한해 활동 방향을 구체적으로 정할 계획이다.
한편 올해는 작은형제회와 카푸친 작은형제회가 각각 설립 800주년을, 예수수도회는 설립 400주년을, 사랑의 씨튼 수녀회는 설립 200주년이라는 경사를 맞아 기념미사와 다채로운 영성 관련 행사를 펼쳐나갈 예정이다.
또 한국여자수도회장상연합회는 올해 ‘본당 영성 아카데미’를 설립할 뿐 아니라 ‘이 시대 본당수녀의 존재 사도직에 대하여’라는 주제로 각 교구별 세미나를 열고 시대적 징표에 응답하는 수도자의 모습을 구현하는데 박차를 가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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