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중국 외신종합】교황청과 중국과의 관계 개선은 여전히 먼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한 고위 관계자는 수십 년 동안 교황청과 중국과의 관계 개선의 전제 조건으로 내세웠던 두 가지, 즉 ‘교황청의 중국 내정 간섭 중지’와 ‘교황청과 대만과의 외교 관계 단절’을 최근 다시 한 번 확인했다.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 통일전선부 투 칭 린 부장은 교황청과의 외교관계를 위한 두 가지 전제 조건을 재차 확인하면서, “교황청은 종교를 이용해서 중국의 국내 문제에 개입하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교황청은 이와 함께 대만과의 외교관계를 단절하고 중국을 유일한 정부로 인정해야 한다”며 “두 가지 전제 조건이 충족될 때에만 교황청과 중국은 건설적인 대화를 나누고, 서로의 이견을 좁히며 관계를 증진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공산당 관계자의 이러한 발언은 최근 ‘중국천주교회 자치 50주년’을 맞아 흘러나와 더욱 더 세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중국천주교회 자치 50주년 기념행사는 지난해 말 텐안문(天安文) 광장의 인민궁전에서 열려, 45명의 주교를 포함한 300여 명의 교회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거행됐다.
투 칭 린 부장은 이날 기념식에서 “중국천주교회의 수많은 주교와 사제, 평신도들은 지난 반세기 동안 국가와 교회를 위해 위대한 과업을 수행해왔다”며 “중국 공산당은 천주교회 공동체의 업적을 높이 평가한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중국에서는 50년 동안 170여 명의 주교들이 임명됐다”며 “그러나 중국천주교회는 주교들이 자치적으로 임명됐음에도 불구하고, 비밀리에 교황청의 승인을 요청하곤 했다”고 비난했다.
그는 또 “실제로 수많은 중국 주교들은 교황청의 승인을 받을 때까지 주교직을 수락하지 않기도 했다”며 “그러나 현재 중국천주교회 안에서는 80% 이상의 주교들이 교황 및 교황청과 친교를 이어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가톨릭교회는 마오쩌둥(毛澤東)에 의해 1958년부터 바티칸과 관계를 단절하기 시작했고, 이에 대한 부작용은 중국 교회의 단독 주교 임명과 서품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지난 수년 동안 교황청과 중국 공산당 유력 인사들 간의 대화와 만남이 늘어나면서 양측의 화해 분위기 조성과 국교 정상화가 조심스레 점쳐졌었다.
하지만 이날 투 부장이 중국 공산당의 강경한 입장을 다시 한 번 강조함으로써, 이러한 희망 섞인 관측은 다시금 불투명해진 것으로 보인다.
교황청의 한 관계자는 이와 관련 “투 칭 린 부장의 이날 연설은 오래된 슬로건과 구시대적인 발상으로 가득 차 있는 것”이라며 “중국 공산당이 국민들에게 종교의 자유를 허락하기에 는 아직까지도 준비가 부족해 보인다”고 평했다.
세계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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