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듯 순수한 매력…
아프리카 성화 속으로
13일까지 명동 평화화랑
이색적인 성화전이 한국 신자들을 찾아왔다.
서울 명동 평화화랑에서 열리고 있는 ‘순교&평화’전에서 아프리카 성화만의 매력에 빠져보자. 콩고민주공화국(이하 콩고)의 국민화가 물람바(J.Mulamba·45) 작품 17점을 선보이는 전시에서는 유럽풍 성화에서 느낄 수 없는 화려하면서도 순수한 아프리카 성화를 만나볼 수 있다.
벨기에로부터 독립한 1960년 이후 콩고는 끊임없는 내전으로 고통 받고 있다. 물람바는 그런 절망 속에서도 희망을 이야기하는 작가로 유명하다. 그가 빛을 그리는 이유도 절망에 빠지지 않으려는 간절한 바람 때문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독실한 가톨릭 신자인 그의 다양한 성화를 만날 수 있다. 그는 종이 위에 두텁게 색칠된 어두운 색을 면도날로 긁어내는 작업과 캔버스에 접착제를 바르고 모래를 뿌리는 작업으로 작품을 완성했다. 면도날로 긁어내 흰색을 드러나게 하는 작업은 구도의 길과 같다.
물람바 작품에서 어두운 쑥색은 암담한 현실을 상징하는 반면 흰색은 빛의 의미를 극대화시키는 색으로 표현된다. 어둠 속에서 더욱 선명한 빛을 상징하는 흰색은 그에게 있어 기도의 내용이며 구원의 빛을 의미한다.
그의 작품에서는 흰색 외에도 붉은색과 노란색을 자주 볼 수 있다. 붉은색은 고통스러운 현실을 이겨내는 의지와 가능성을, 노란색은 흰색과 같이 신이 인간과 함께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전시는 ‘순교&평화’전이니만큼 순교와 관련된 작품도 다수 선보인다. 콩고도 한국과 마찬가지로 가톨릭이 도입될 당시 기존 가치관과 충돌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신념을 지키기 위해 죽음을 선택했다. 그들이 자신의 목숨을 내놓으면서까지 지키고 싶었던 것은 바로 ‘평화의 길’이었다. 작가는 작품을 통해 바로 이런 메시지를 전한다.
물람바가 그리는 순교는 순교자뿐 아니라 박해자도 대상으로 하고 있다.
“원수를 사랑하라”는 그리스도의 말씀이 평화의 길임을 역설적으로 표현하고 싶었던 것이 그의 생각이다. 특히 십자가를 중심으로 다양한 얼굴을 함께 그린 작품에서 미소 짓는 순교자들의 얼굴은 순교의 의미를 배가시킨다.
전시를 주최하는 아프리카미술관 관장 정해광씨는 “아프리카의 미술작품들은 초심으로 돌아갈 수 있는 모티브를 담고 있다”며 “우리보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아름다운 작품을 만들어내는 아프리카 작가들에게 보다 많은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전시는 1월 13일까지.
※문의 02-727-2336~7 평화화랑
02-730-2430 아프리카미술관
작품설명
▲마리아의 외출1
▲예수
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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